[현장] 문화사역 역량 보여준 미디어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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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에 초점을 맞추라’(Focusing Our Vision)는 주제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삼육대 캠퍼스 일원에서 열린 제3회 북아시아태평양지회 패스파인더 국제캠포리.
2012년 개최한 제1회 국제캠포리와 달리 패스파인더가 뿌리내린 상태에서 치른 행사다. 그만큼 한국 교회의 성장한 패스파인더 사역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미디어 문화사역의 역량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뮤지컬 형식을 적용한 예배와 각종 프로그램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대표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형 LED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그래픽은 물론 감동을 배가시키는 풍성한 사운드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된 캠포리 현장에는 남다른 열정과 책임감으로 패스파인더 대원과 지도자들이 ‘비전’에 삶의 초점을 맞추도록 도운 이들이 있다. 바로 미디어팀이다.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카메라, 조명, 음향 등 현장과 방송에 필요한 다양한 파트에서 땀 흘리는 미디어팀의 일과를 <재림신문>이 따라가 봤다.
오후 3시 5분. “자! 이제 뮤지컬 리허설 진행하겠습니다. 모두 모여주세요” 유미선 PD가 전체 미디어팀에게 공지했다. 그렇다고 이때부터 팀의 일과가 시작된 건 아니다. 이들은 방금 전까지 찬양팀과 리허설을 했다. 오전에도 방송에 필요한 다양한 부분을 면밀하게 살피며 바삐 움직였다.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자 가장 먼저 음향 상태를 체크했다. 출연자마다 부착하고 있는 핀마이크 감도와 스피커 볼륨 등 다양한 부분을 매만졌다. 매일 같이 무대에 오르는 강행군에 피로가 이만저만 아니지만, 감동적인 무대 아니 은혜로운 예배를 위해 배우들도 불평 한마디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 사이 2층 부스의 김은영 음향담당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벌써 캠포리 개막 4일 차지만, 음향작업의 특성상 매번 세팅해야 한다. 같은 공간이라도 환경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최상의 오디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날마다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뮤지컬이라고 해서 음향만 좋으면 끝나는 게 아니다. 영상담당자의 손은 더 바쁘다. 매일 송출하는 영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캠포리는 무대에 설치한 대형 LED스크린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살펴야 할 요소가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효과가 큰 만큼 조금의 실수도 크게 보일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리허설이 시작되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생각보다 배우의 동선이 길어진 탓에 영상과 배경음악의 합이 어긋난 것.
“동선을 조정할까요?”
무대에 서 있던 유미선 PD가 2층의 영상담당자에게 물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영상담당자가 이내 답했다.
“아니요. 제가 다시 배경음악을 찾아보겠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현장의 대표들은 물론, 모니터로 함께 할 시청자에게 보다 생생하고 완성도 높은 무대로 감동을 안기기 위해 고심하는 제작진의 헌신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4시 30분. 대형 스크린에 갑자기 ‘Happy Birthday to You’라는 메시지와 함께 생일축가가 울려 퍼졌다.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한 스태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동료를 아끼는 마음을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낭만도 잠시. 팀원들은 순식간에 열일 모드로 전환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도시락이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건만 누구도 선뜻 손을 뻗지 않았다. 아직 체크해야 할 것이 많이 남은 까닭이다. 여유가 되는대로 한두 사람씩 도시락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조명 아래서, 누군가는 음향기기 옆에 쪼그려 앉아서, 누군가는 계단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먹기 시작했다. 식사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인원 수대로 주문한 도시락이 남은 걸 보니, 몇몇은 식사를 거른 모양이다.
오후 6시 40분. 대강당 앞 광장은 퍼레이드로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대강당 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렇게 다른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까. 간간이 의견을 나누는 이들이 있었지만, 대다수 미디어팀원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무대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오후 7시 20분. “입장 시작합니다!” 진행요원의 외침에 미디어팀원들의 얼굴에 긴장이 감돌았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오늘도 은혜로운 예배가 될 수 있도록 묵상한다.
오후 9시 15분.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관객들이 퇴장했다. 그제야 스태프들의 얼굴에서 겨우 미소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이들의 하루일과가 끝난 것은 아니다. 각 파트별로 모여 그날의 방송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더군다나 다음날은 오전 9시30분부터 안식일학교를 시작하니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날도 대강당의 불은 밤이 깊어서야 꺼졌다. 온종일 요란하고 시끄럽던 삼육동이 적막하기까지 했다. “내일 봬요~”라는 짧은 인사에 엷은 미소를 담지만, 누구 하나 빠짐없이 기진맥진해 보였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오늘 침례 결심하며 무대 앞으로 나온 아이들 얼굴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아무리 피곤해도 그들의 눈이 요셉처럼 하나님의 비전에 초점을 맞추도록 조력할 수 있다면 얼마든 더 버틸 것만 같았다. 그것이 이들이 그 자리에 서 있는 이유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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