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정봉사부 ‘다문화가족 장막회–행복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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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10.1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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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부부 등 70여명 참석 ... 구도자 참여율 늘어 고무적
적당한 크기로 자른 김이 ‘멍석’을 깔자 차례를 기다리던 달걀지단과 당근, 우엉, 깻잎, 단무지가 알록달록 색색별로 자리를 잡는다.
정성껏 김밥을 만드는 열두 살 꼬마의 눈빛이 진지하다. 꼭꼭 눌러 돌돌 마니 시중 전문점 ‘김밥천당’의 그것 못잖다. 옆 테이블에선 서너 살 어려보이는 동생이 형을 따라 도전장을 내민다. 평소 잘 해보지 않은 탓인지 솜씨가 서툴다.
“밥은 조금만 넣어야지!”
엄마의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 욕심껏 넣은 재료에 그만 김밥 옆구리가 터져버렸다. 그래도 즐겁기만 하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싼 김밥을 먹는 아빠의 표정엔 사랑이, 엄마의 얼굴엔 웃음꽃이, 아이의 가슴엔 추억이 방울방울 달렸다.
한쪽에는 참깨를 송송 뿌린 빵에 토마토, 오이피클, 베지버거 패티 등 햄버거 재료가 풍성하다. 준비된 케첩과 머스타드 소스를 적당히 뿌리니 특제 수제버거가 뚝딱 완성됐다. 이날은 온 가족이 모두 일급 쉐프다. 서로 정을 나누며 음식을 만드니 유명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
참가자들이 음식을 만드는 사이, 한국연합회 가정봉사부 안재순 부장과 5개 합회 부장들은 패티를 부치느라 식사도 미룬 채 땀을 뻘뻘 흘린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고소한 참기름과 깨소금을 더한다. 그냥 먹어도 맛있겠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곧 테이블별 품평회가 이어진다. 반짝반짝 아이디어가 절로 감탄사를 일게 한다. 햄버거에 하트를 그려 데코레이션을 한 가족이나, 케이크처럼 그림을 그려넣은 이들도 있다. 밥버거는 그 길로 곧장 ‘먹도날드’ 매장에서 팔아도 되겠다. 각양의 음식에는 가족사랑 메시지가 담겼다. 그러고 보니 행복은 그리 거창하거나,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김밥 한 줄, 햄버거 하나로 이렇게 손에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연합회 가정봉사부(부장 안재순)가 5개 합회 가정봉사부와 함께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마달피삼육수련원에서 연 ‘다문화가족 장막회’의 한 장면이다. ‘행복한 동행’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전국에서 70여명의 결혼이민자 부부와 다문화가족, 자원봉사자가 자리를 같이했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취소해 2년 만에 열린 이번 모임에는 예년과 달리 기존 재림교인 다문화가족 외에도 구도자 가정이 부쩍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집회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등 가족화목활동과 가화만사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친정엄마’ 콘셉트로 꾸며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거나 결혼이주여성의 자국 먹거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정봉사부는 지역별로 한국의 재림성도와 ‘친정엄마’ 결연을 맺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매칭한 친정엄마는 먼 타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정착하는 결혼이주여성에게 물질적, 정신적, 신앙적 도움을 제공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이번 기간 동안 강사로 수고한 장사열 목사는 ‘상처를 치유하는 소통’ ‘당신의 스타는 누구입니까’ ‘부스러기가 최고가 되는 순간’ 등을 주제로 인생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장 목사는 “상처의 소통은 비난이나 무시, 경멸, 비웃음, 고집이지만, 치유의 소통은 칭찬과 인정,지지, 격려, 감사”라며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조명했다.
장 목사는 “자존감이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자기 자신만의 가치–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인정하는 태도와 포기하지 않는 열심 그리고 은혜에 자족하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자존감이 곧 행복의 비결임을 강조했다.
구도자 가정과 함께 참석했다는 이재성-이해미 집사(이천중앙교회) 부부와 우진, 우혁, 우빈 등 세 자녀는 “가족요리활동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면서 “가족구성원이 서로의 장점이나 약점을 알고, 상호 보완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길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사랑을 완성할 수 있도록 더욱 아끼고 보듬는 가족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재순 부장은 집회를 마치는 헌신예배에서 ‘2인3각 게임’을 예로 들며 “가족이 인생의 길을 갈 때 저마다 다른 보폭을 갖고 산다. 함께 행복하게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폭이 제일 적은 사람에게 맞추고, 참아주며, 격려하며, 용기를 주고, 서두르지 않고 갈 때 비로소 넘어지지 않고 빨리 갈 수 있다. 가족은 편안하고 좋은 길을 함께 가기도 하지만, 힘들고 가파른 언덕길을 견디며 함께 가는 것”이라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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