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특집> ‘새내기 고딩’ SMA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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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8.03.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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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사람 돕는 의료선교사 되고파” ... “뚜렷한 목표의식 중요”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학생들은 저마다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가슴에 품는다.
여기 장차 의료선교사가 되길 꿈꾸는 ‘새내기 고딩’들이 있다.
올해 한국삼육고등학교에 진학한 권영은 양과 윤수진 양 그리고 이종연 군이 그들.
재림교인 의.치.한의대생들의 모임인 'SMA(SDA Medical Association)' 회원이자 서울대 의대에 재학 중인 남동우 군과 진한나 양이 지난달 18일 이들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초청했다.
이들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장차 의료선교의 기둥들로 자랄 미래 ‘꿈나무’들의 희망과 목표, 그리고 고민을 들어보았다.
권영은: 안녕하세요?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의대 생활은 굉장히 바쁘다고 들었어요. 평소 하루 일과나 생활이 어떻게 되세요?
남동우: 의대생은 예과생과 본과생이 있는데 예과생의 경우 본과생에 비해 수업이나 생활이 훨씬 여유로운 편이야. 솔직히 아직은 그렇게 바쁜지 모르겠어.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이 더 바빴던 것 같아.
사실 예과생은 의학 자체도 중요하지만 전공 외에 쌓아야할 교양을 더 많이 접하고 공부하게 돼. 예과를 만들어놓은 취지 자체가 본과에 가서 의학이라는 지식을 배우기 전에 갖추어야 할 소양을 쌓기 위해서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아.
진한나: 나는 사람을 정말 좋아해.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내가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를 많이 고민하고 행동에 옮기려 노력했었지. 대학에 와서도 테니스나 연극 등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사귀고 있어.
지난 1년 동안은 학년 부대표로 활동했고, 올해는 학생회장에 선출되어서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게 되었어. 동우가 말한 대로 아직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계획을 세워 이것저것 배우기도 하고, 공부하고 있어.
윤수진: 저는 의료선교사가 꿈이에요. 두 분은 모두 어려서부터 꿈이 의사였나요? 왜 의대에 진학했어요?
진한나: 나는 꿈이 엄청나게 많은 아이였어. 유치원에 가면 선생님이 되고 싶고, 텔레비전에 발레리나가 나오면 발레리나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탐험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아무튼 보는 직업마다 흥미를 느끼곤 했지.
우연인지 몰라도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 때 엄마가 선물로 위인전을 사 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였어. 그 책을 읽으면서 슈바이처 박사도 꿈이 많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 왜냐하면 그는 의사이기 전에 대학교수도 했고, 철학자이기도 했고, 신학자이기도 했잖아.
다방면에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자신의 명예와 현실적 필요를 모두 내어놓고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하는 삶을 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매력과 존경을 느꼈어. 그래서 나도 의료선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키웠고.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갖게 되었고, 그래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좀 더 확고하게 세우게 된 것 같아.
남동우: 나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공학가나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어. 그러던 어느 날 치아교정을 받았는데, 그때 의사선생님을 보고 많이 존경하게 됐지. 당시 치열이 고르지 못해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자신감이 없었는데, 교정을 받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되어 그게 너무 감사하고 좋더라.
그래서 치과의사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 그러다 나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데, 내가 치과의사가 되려는 게 막연하게 나 자신과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의사가 되면 더 많은 부분에서 쓰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의대진학을 생각했고. 지금은 의료봉사에 헌신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
진한나: 그런데 너희들은 왜 의사가 되고 싶어?
이종연: 저도 동우 형이랑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작년 겨울에 현기증이 나면서 쓰러져서 치아를 다쳤는데,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가 되면 사람들의 인상을 좀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윤수진: 중학교 2학년 여름에 필리핀에서 의료선교하는 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그때 나도 나중에 의사가 되어 치료를 받을 형편이 안 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권영은: 어렸을 때 집에서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는데, 어느 날 녀석이 방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아파서 그러는 지도 몰랐거든요. 결국 강아지는 죽었어요. 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수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자라면서 수의사에서 의사로 꿈이 커졌어요. 지금은 아빠처럼 치과의사가 되고 싶어요.
기자: 오늘 자리를 같이한 영은이와 수진이 그리고 종연이는 모두 새내기 고등학생인데, 이 시기의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을까요?
진한나: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을 것을 권하겠어요. 학년이 점점 올라갈수록 책 읽을 시간이 없어지잖아요. 그런데 언어영역은 독해력이나 이해력의 난이도가 계속 어려워지거든요. 확실히 중학교 때와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거예요.
하지만 책을 많이 읽은 학생은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공부하고 시험도 치를 수 있어요. 평소 읽어본 지문이 시험에 나왔을 때는 당황하지 않고 문제와 연관되어 풀어볼 수 있을 테니 말이죠.
그런데 수많은 책들 가운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되시죠? 여러분의 초점에 맞춰 고전문학이나 국내외 단편, 교양서적 등을 추천할게요. 지금부터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남동우: 여러분 모두 의대진학이 목표라면, 이과생이 될 텐데 수학, 영어, 과학 같은 과목은 기본적으로 기초를 확실하게 다져놔야 해요. 이과생이 흔히 잘못하는 것 중 하나가 중학교 때 배운 것들을 잘 공부해 놓지 않아서 나중에 고생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수학이나 과학은 중학교 때 배운 것들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제가 많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다시한번 점검을 해 두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영어는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해요. 단어는 총알 같은 거예요. 무한반복해서라도 많이 외우는 게 좋아요.
이종연: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뭐였어요?
진한나: 우리는 안식일을 지켜야 하니까 일반학교 학생들에 비해 공부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고 생각하잖아.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공부하기 전에 한 시간씩 성경을 읽었어. 내가 하는 공부도 하나님을 아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면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알아간다는 느낌이 들곤 했어.
권영은: 흔히 의대는 안식일을 지키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진한나: 우리는 아직 예과생이라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지만,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고. 의대는 성적을 한 과목만 'F' 학점을 받아도 한 학년을 다시 다녀야 하거든. 그런데 시험이 안식일에 배정되어 있으면 막막해 지겠지.
우리도 시험이 안식일에 걸려 있을 때는 교수님께 편지를 써서 우리 심경을 밝히곤 해. 처음엔 다들 종교적인 이유로 배려해 줄 수는 없다고 하시지. 하지만 직접 말씀을 드리면 많이 이해를 해 주셔.
남동우: 처음엔 오히려 동기들의 시선이 힘들었던 때가 있어. 예배 때문에 시험을 안 본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된다는 거지. 학교 일정이 더 중요하지 교회 가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하지만 그 친구들한테도 우리가 왜 교회에 가야하는지, 왜 안식일을 구별해 지켜야 하는지 설명하면 곧 수긍하고 이해하더라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인데, 그렇게 해결되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 같아. 그만큼 우리가 기도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 말이야.
윤수진: 두 분이 서로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다니니까 의지도 되고, 도움도 되고 그럴 거 같아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뭐에요?
진한나: 솔직히 교수님을 혼자 찾아간다는 게 얼마나 떨리는 일이야? 그런데 같이 뵙게 되니까 아무래도 덜 부담스럽지. 교수님도 한 명이면 안 되겠는데, 두 명이나 되니까 봐줄 수밖에 없고...(웃음)
사석에서도 학과일이나 동아리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자리나 모임에 가더라도 서로가 있으니까 의지가 되고, 상대편에서도 우리는 술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더 각인하게 되는 것 같아.
남동우: 나쁜 점은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까 이런저런 비교의 대상의 된다는 게 알게 모르게 의식이 되지. 하지만 여러 모로 도움이 되어 좋은 점이 훨씬 더 많아.
이종연: SMA에서 매년 의료봉사활동을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럴 때는 의대에 진학한 보람도 크겠어요.
남동우: 보통 의료기술이 낙후된 후진국으로 봉사를 가는데, 가보면 정말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열악해. 작년에는 방글라데시로 갔는데,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그들은 진짜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 우리에겐 너무 흔하고 별 것 아닌 알약 몇 개에도 몇 번이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 살면서도 감사할 줄 몰랐다는 사실에 많이 반성도 했지.
진한나: 일례로 진료를 받으러 오는 아이들은 거의 영양실조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야. 작은 필요도 채우지 못한 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좀 힘들더라도 그들에게 손을 뻗을 때 나름의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면 이 길을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하게 돼.
의사를 만나려고 새벽부터 먼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나 진료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몇 시간씩 계속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몸과 마음을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
권영은: 두 분은 나중에 어떤 의사가 되고 싶으세요?
남동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한나: 지금은 ‘가정의학과’를 마음에 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과를 전공하든 내가 가장 잘 쓰임 받을 수 있는 과를 선택하려고 기도하면서 준비 중이야.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게 꿈이야.
윤수진: 마지막으로 저희처럼 의대진학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의 말씀을 주신다면?
남동우: 우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막연하게 ‘저 의대 가고 싶어요’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들어주시는 게 아니니까.
또 자신이 왜 의대에 가려하는지, 무엇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은 건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는 것도 좋겠지. 또 사람들을 치료하려면 자기 자신이 건강해야 하니까 지금부터 건강관리도 잘하고.
물론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양식과 영적인 준비도 필요할거야. 내가 지금 무슨 말 하려는지 알지?
진한나: 요즘에는 많은 친구들이 꿈이 없는 것 같아. 하지만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엄청나거든. 자신이 세운 비전을 향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라고 말하고 싶어. 여러분이 그린 꿈이 현실로 그려질 때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열심히 기도하고 성경을 보면서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갖길 바랄게. 스트레스 받는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래방 같은 데 가지 말고. 하나님과 만나면 그분이 지혜를 채워주실 거야. 나중에 SMA에서 만나는 선.후배가 되길 바란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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