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알’ 故 류지선 양의 꺼지지 않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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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1.04.0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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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지 못한 의료선교사 꿈, 아프리카에 희망의 학교로
평소 마음에 품었던 평생 해외선교사로의 꿈을 이루기 앞서 1년간 1000명선교사에 지원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결심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선교사에 가야 할 제일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고, 지혜를 구하기 위해 정기 연수에 참가했다.
일주일 동안의 연수가 거의 끝나가던 금요일 밤. 예배를 마치고 숙소로 올라가던 중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고장 차량에 치여 사고현장에서 그만 숨을 거뒀다. 꿈을 채 펼쳐보지도 못한 대학교 1학년 스무 살 꽃다운 나이였다.
당시 성남중앙교회에 시무하던 아버지 류태희 목사는 그날부터 딸이 간직하고 간절히 소망하던 선교사의 사역을 대신 감당하기로 했다. 의료선교사로 봉사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원했던 딸의 꿈을 실현해주고 싶었다.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선교단체 B.M.W(Bicycle Mission to the World / 세계자전거선교지원회)와 연결됐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살기 어려운 곳 중 하나라는 아프리카 케냐 킬고리스 지역의 오시노니 마을에 학교를 짓기로 했다. 마사이부족을 위한 류지선기념고등학교(Jeesun Ryu Memorial Adventist High School)는 그렇게 설립했다. 2012년 6월 기초공사를 시작해 약 3년 만인 2015년 3월 문을 열었다. 고맙게도 소식을 듣고 취지에 공감한 독지가들이 국내외에서 건축비 등을 후원했다.
6만여 평의 대지에 10개의 교실과 교장실, 교무실, 컴퓨터실, 과학실, 도서관 등 부속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남녀 기숙사와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그의 선교정신을 기릴 교회가 들어섰다. 현재 약 30명의 교사와 교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130여 명의 학생이 등교해 여전히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정규 교육혜택뿐 아니라 매 학기마다 학교를 통해 새 신자들이 재림교회에 입교하고 있다. 종족 특유성을 고수하기 위해 문명을 거부하며 살아간다는 마사이족에게 재림기별을 전파하고 있어 이 또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서울삼육중학교 등 단기선교팀이 7번이나 방문해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학교는 이제 더 큰 꿈을 꾼다. 마침 킬고리스 지역의 국회의원 등 지도자들이 더 많은 장소를 개발해 지역사회를 지원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수용할 수 있는 확장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교회와 식당 두 개의 건물이 건축 중인데, 골조공사를 마치고 지붕을 덮으면 곧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기술훈련학교를 설립해 실업교육을 제공할 생각이다. 현지에서 유용한 목공, 도장(페인팅),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가르쳐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나이로비중앙교회와 상호교류 협약을 맺어 상호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가급적 이른 기간 안에 1000명선교사나 PMM선교사를 파송할 계획이다.
이 밖에 지난해 2월에는 약 5000만 원의 자금을 들여 고인이 초등학교 5학년 재학 시절 해외선교봉사에 처음 참여했던 필리핀 민도르에 기념교회를 짓고, 준공했다.
딸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재림연수원에 세운 순교다짐돌 ‘구령(救靈)의 기념비’ 건립예배에 참석한 류태희 목사는 “지선이는 비록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꿈과 희망 없이 살던 제3세계 청소년에게 미래의 비전과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 모든 일을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케냐류지선기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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