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본분 지켜야” VS “정교분리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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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8.03.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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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선, 기독정당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축이 된 기독사랑실천당과 통일교가 모태가 된 평화통일가정당이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권력에 눈 먼 목사들’이라는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기독당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으며, 최성규 목사, 이만신 목사, 지덕 목사, 이용규 목사 등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교계 원로들과 이영훈 목사, 신신묵 목사, 엄신형 목사 등 중진들도 기독당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용기 목사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김준곤 목사와 만나 통일교의 평화통일가정당이 총선에 뛰어들고, 사학법 등 한국 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기독당이 국회에 진출해 정치권복음화와 새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교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 인사들의 지지표명에 대해 기독당 관계자들은 “기독당이 세력 결집과 함께 한국 교회의 표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의석 확보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그러나 종교계의 정치참여는 헌법 제20조2항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 원칙을 위배한 행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은 게 현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종교정당 창당과 종교인의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 비판적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어떤 사람도 종교를 배경으로 정치판에 나와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함께 “종교인은 정치에서 빠지라”는 직설적 주문이 쇄도했다.
자신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종교인이 사회정화를 위해 노력하려는 것은 당연하지만, 특정 종교지도자의 신분으로 정치인이 되려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라고 꼬집으며 “종교인은 종교인의 자리를 지키는 게 도리”라고 일갈했다.
이러한 반응은 특히 근래 거세지고 있는 ‘안티 기독교’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실으며 한국 사회의 반기독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세력을 규합하는 역반응을 낳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적 시각에도 종교정당 관계자들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독사랑실천당 홍보과 조강신 목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교분리는 문제가 없다. 적용하려면 종교인은 투표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성경상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성경상으로도 절대 문제될 게 없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우리는 초대교회 성도들도 정교 분리가 돼 있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심창섭 총신대 신학대학원장도 “역사를 살펴보면 기독교는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면서 “시대적 상황에 맞게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에도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 기독교의 정치참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정치권 복음화’를 표방한 한국기독당을 창당해 도전장을 던졌지만, 정당득표율 1.1%에 머무르며 간판을 내리는 쓴 맛을 봐야했다.
기독교신자였던 이승만 정권에도 여러 명의 목사들이 정치에 참여했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박정희ㆍ전두환 등 군부정권 시절에는 권력을 갖기 위해 어용 기독교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근래에도 사학법 투쟁을 위한 삭발 결의대회, 국가보안법 철폐 국가기도회, 설교 단상에서 노골적인 정치발언 등 수없이 많은 직.간접적 정치참여행태를 보여 왔다.
과연 이번 총선에서 기독정당이 의석확보에 성공할 것인지, 또한번의 정치 헤프닝에 그칠 것인지 기독교인 장로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한국 개신교가 또한번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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