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의 히딩크’ ... “내 능력 원천은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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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8.07.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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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 FC 프로축구단 알툴 감독과 함께①
세계적 축구 강국 브라질 출신의 명장인 알툴 감독은 정해성 전 감독에 이어 올해부터 제주FC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국내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출신 선수는 많았지만, 감독은 포항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에 이어 그가 두 번째다.
전기리그 막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주FC의 알툴 감독을 재림마을 뉴스센터가 지난 6일 제주도 서귀포시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그의 신앙과 삶 그리고 축구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기장에 갈 때도 한 손엔 성경이 ... 안식일엔 직접 차 몰고 교회로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하는 알툴 감독의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책상 위에 펼쳐진 성경이었다.
안내를 해주던 통역관 한재형 씨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아침은 물론, 해가 저무는 저녁에도, 심지어 경기장에 갈 때도 성경을 가져가 읽는다”고 귀띔해 주었다. 경기 전이나 후 결과에 관계없이 늘 기도하는 것은 물론이다.
알툴 감독은 한국의 성도들에게 “한국에 오게 된 것은 나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고 반갑게 인사하며 “축구계 안에서 일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전하는데 나의 역할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웃음 지었다.
부임 인터뷰에서 지구 반대편의 한국을 찾아오게 된 이유를 “새로운 환경에 도전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던 그는 “나를 이곳에 보내신 그분의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가 없는 날이면 직접 차를 몰고 서귀포교회와 제주영어학원교회 등 이 지역 교회들을 찾아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곤 했다. 얼마 전에는 안식일 오후 제주영어학원교회 성도들에게 약 2시간 동안 자신의 삶의 여정을 소개하며 신앙을 간증하기도 했다.
그는 “직업상 자주 교회에 나가지 못해 매우 아쉽지만, 그때마다 자신을 따뜻한 사랑으로 환영해 준 한국 재림교회의 성도들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할머니 독실한 재림신앙에 많은 영향 받아
알툴 감독이 재림신앙을 시작한 것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를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1999년 침례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신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단연 할머니와 어머니를 꼽는다.
“할머니 때문에 신앙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믿음이 좋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머니도 할머니의 인도로 믿음이 좋아지셨다. 할머니는 숨 쉬고 살아가는 모든 일상이 성경의 말씀과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려 애쓰시는 분이었다. 그렇게 생활하는 할머니의 삶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으며 배웠다”
하지만 프로축구팀 감독으로서 안식일 성수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 때문에 자신의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우선 주말경기가 없을 때면 항상 교회에 출석하며, 가급적 선수들의 훈련도 실시하지 않는다.
한번은 토요일에 자신은 물론, 선수들에게 훈련도 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고 팀 관계자가 의아해 이유를 물어왔다. 결국 외국인감독의 독실한 신앙심을 알게 된 구단에서 이를 이해하고 지금은 한껏 배려해 주고 있다.
알툴 감독은 이를 실력과 성적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바 매직 ‘알툴 신드롬’ ... 하위권 팀 일약 리그 우승팀으로 조련
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한 뒤 트레이너로 지도자의 길을 시작한 그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22개의 팀을 이끌어왔다. 특히 하위권 성적의 팀을 상위팀으로 끌어올리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목받았다. 통산 승률이 62%에 이른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와센팀에서 감독을 맡은 1996년에는 2부 리그로 강등당할 위기에 놓인 팀을 일약 우승팀으로 이끌었고, 2년간 단 5패만 기록하는 강팀으로 탈바꿈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최하위권 이었던 제주FC를 현재 K리그 14개 팀 중 5승2무6패(승점 17)로 7위에 올려놓는 등 다크호스로 부상시켰다. 지난 2일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석패하기 전까지 5경기 무패(4승1무)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라운드에서 ‘알툴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자신의 뛰어난 지도력의 비결로 ‘하나님의 인도와 기도’를 꼽았다. 알툴 감독은 “내가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겸손해하며 “하나님께서 도와주심으로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가끔 실수를 하지만, 그 안에서 십계명과 재림교회의 교리를 지키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부지런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서 성경이 제시한 길을 따라가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리그 끝나면 한국 어린이들과 ‘축구교실’ 열고 파
그리스도인 감독으로서 선수나 코칭스텝에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강조하는 게 있는지 물었다.
곧 그에게서 “선수나 코치들에게 말로 하는 것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뭔가 다른 행동을 보임으로써 모본을 나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첫 기자회견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팀을 이끌겠다”던 각오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프로팀 감독이다 보니 마냥 순하고 착한 사람만은 될 수 없다. 오히려 강해야 할 땐 강해야 한다”고 부연하면서 “처음 한국에 와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좌절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이 계시다는 믿음과 분명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을 선수들에게 강조했고, 지금이 그런 과정”이라고 밝혔다.
알툴 감독은 특히 시즌이 끝나면 한국의 청년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축구교실을 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축구를 통해 전도와 교인들의 친목을 다지는 교회들이 전국에 많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초대만 해 주신다면 언제든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싶다”고 흔쾌히 약속했다.
알툴 감독은 “그건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며 “시간만 있으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같은 사회시설에서도 봉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나의 기도제목 중 하나가 내가 한국인들을 이해하고, 한국인들도 나를 이해하길 바라는 것”이라며 그러한 방법이 자신의 기도를 성취하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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