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교회 문화유산] 호남합회 나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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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설렌다고 했던가. 여행지를 정하고, 여행지의 맛집과 볼거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여행지 소개책자를 뒤지며 리스트를 작성했지만,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마다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 맛집과 관광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핫플레이스’를 알게 되기도 한다.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도시’란 슬로건답게 전라남도 나주시의 홈페이지에는 맛볼 곳과 가볼 곳으로 가득하다. 금성관, 영산포등대, 느러지전망대 등 유명 관광지와 함께 다소 독특한 관광지가 눈에 띈다. <재림신문> 독자라면 더더욱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다.
호남합회 나주교회(담임목사 박석봉)가 바로 그곳이다. 나주시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나주의 예수재림교회는 어렵던 시절, 종교가 가진 역할로의 순기능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재림교회의 초창기 모습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당시의 활약상을 전하고 있다. 다음은 나주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소개 글의 전문.
“1904년, 하와이로 이민 가려던 손흥조는 일본 고베 항에서 일본인 전도사 쿠니야 히데에게 전도를 받으면서 최초의 한국인 재림신자가 되었다. 수속을 마치지 못한 그는 귀국 길에 독립운동가 임기반을 만나 그에게 전도하였다. 그렇게 이 두 사람으로부터 한국의 예수재림교회가 시작하게 되었다.
호남지방에서 가장 먼저 재림교회가 지어진 곳이 나주이다. 이근억, 김석영 두 전도사에 의해 나주에는 복음이 전파되었고, 재림교회는 근대교육도 실시하였다. [나주독립운동사]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1920년 가을 제칠일안식일교회가 전도를 목적으로 북문통에 천막을 치고 전도 강연을 시작했으며 200여 명으로 교인이 증가하자 교인의 자녀교육을 목적으로 미국인 오벽 목사가 2년제의 금명학원을 설립했다. 1922년 나주 유지들의 의연금 1600여 원으로 교실을 새로 건축, 4월에는 본량의숙을 개학했다’라고 적혀있다.
일제강점기 당시의 나주의 예수재림교회는 어렵던 시절, 종교가 가진 역할로의 순기능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다. 나라를 잃고 변해버린 세상에 맞서기 위해서는 배움이 무엇보다도 필요했다. 1943년, 한국재림교회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으나 해방된 후 재건하여 구호활동, 복지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 구도심에 위치한 나주교회는 설립 110년에 달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길을 오가며 교회와 관련된 옛 추억을 나눌 정도다. 뿐만 아니라, 60년대까지 나주교회는 야학을 운영했다. 이곳에서 공부한 많은 이들이 손주들에게 배움의 기억을 전하기도 한다.
나주교회를 찾는 이들은 단지 나주시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인터넷을 열고 포털사이트에 ‘나주재림교회’를 검색하면, 일반인들의 나주교회 탐방기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나주교회 탐방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골목을 따라 걸으며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는 ‘나주읍성 고샅길’이 마련된 까닭. 고샅길이란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의미한다.
나주읍성 고샅길은 동부길과 서부길로 구성돼 있는데 나주교회는 이중 도보 여행자를 위한 서부길에 속해있다. 지도를 따라 서부길을 걷다보면 ‘목사내아 금학헌’과 ‘최부와 양부자 집터’ 사이에서 나주교회를 찾을 수 있다.
1924년 세워져 일제강점기와 6·25동란 등을 겪으면서도 옛 모습을 간직한 교회의 모습에서 수많은 여행자가 감동과 위로를 받고 돌아가는 곳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초기의 형태가 100%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모습을 대부분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고 일제강점기 당시 교육계몽운동을 주도하는 등 민족운동의 산실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100여 년의 흔적을 간직한 나주교회는 여전히 나주읍성 고샅길의 한가운데서 재림교회가 어떻게 100년의 선한 이웃으로 활동했는지 이야기하며, 지금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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