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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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대화는 서로를 이해하게 하고, 속상한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해주는 열쇠입니다. 좌절과 혼란에 빠진 자녀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고, 때로는 막막한 현실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도전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연결고리이기도 합니다. 친구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고민할 때,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대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우리의 일상은 너무 바쁩니다. 부모는 직장과 가사로,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을 ‘실패한 성공인’이라고도 합니다.
그나마 한자리에 앉아도 대화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어느 사설 교육업체가 2021년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5.3%가 하루 30분 미만 자녀와 대화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6.2%는 불과 10분 미만이었습니다.
자녀와 정서적 대화를 나누고, 문제해결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사춘기 자녀의 성장을 돕는데 필요한 부모 역량 중 하나입니다. 대화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대화법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는 경험을 쌓아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 온 자녀와 대화할 때는 화가 나거나 분노를 쉽게 표출하는 등 부정적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습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오거나 당혹스러워 감정조절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자녀는 그런 부모의 기분을 눈치 보고 주눅이 듭니다.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자기가 화를 내고 대화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닥쳐올 상황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부정적 경험치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감정입니다. “대체 공부를 어떻게 하는 거냐”라며 목소리 높여 화내거나 “누구를 닮아 그 모양이냐”며 비난하기 쉽습니다. 도끼눈을 치켜뜨고 옆집 아이와 비교하며 내 자녀를 무시하며 기를 꺾어버리기도 합니다. 조급한 마음에 일방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자신이 하라는 대로 하라고 고집부리며 지시할 수 있습니다. 때때로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평화로운 대화를 망치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녀 모두 감정조절에 실패하고 상처만 남게 되지요. 그래서 자녀들이 부모와의 ‘대화’를 ‘대놓고 화내기’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화내지 않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다스린 후 자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화를 멈추고 잠시 자리를 떠나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밖에 나가 동네를 한 바퀴 돌며 감정을 추스르고, 시장을 보러 가는 것도 좋습니다. 집 안에 있어야 한다면 화장실로 들어가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부모 자신도 죄책감으로 고통을 느끼는 대화나 분위기로 흘러갈 위험이 있습니다. 기억해주세요. 소통(疏通)하지 않으면 고통(苦痛)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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