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인터뷰] “이제 한 걸음 옮겼을 뿐...사회적 과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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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2.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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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승소’ 한지만 군 “국가고시 평일 시행 등 조속히 실현해야”
- 안식일의 주인이신 하나님! 그분이 함께하시는 그 거룩한 날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더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주님이 제정하신 이 거룩한 날의 깊은 의미를 다시 한 번 공부하고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무엇을 하지 않는 ‘행위의 안식일’이 아닌, 하나님께서 축복으로 주신 날을 좀 더 거룩하고 구별되게 보내는 좋은 방법을 깊이 연구하고 싶어요. 귀하게 얻은 안식일인 만큼 그에 합당하게 보내야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단순히 안식일을 지키는 건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식일에 무엇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순수한 동기와 신앙적인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종종 ‘의사가 되면 근무를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접근 때문에 안식일 준수에 대한 회의적인 이야기도 나오는 거 같아요. 안식일의 거룩함과 구별됨에 대한 것보다는 오히려 행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안식일이 기쁘고 평안하기보다, 부담스런 날이 되곤 하잖아요. 이런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안식일 시험 거부’라는 행위로 칭찬을 받거나 공론화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단순히 제가 갖고 있는 안식일에 대한 순수함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하나님께 매달린 거였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써 어떻게 하면 안식일을 더 성경적으로 올바르게 성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더 많이 연구하고, 방향성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안식일 정신’을 수면으로 끌어올려 다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해요. 저 역시 토요 시험으로 고투하긴 했지만, 안식일을 어떻게 보내는 게 합당하게 준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안식일을 주실 때 원하셨던 본질을 찾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행위에 대해 평가하거나 정죄하지 말고, 그 사람의 중심과 동기를 봤으면 해요.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안식일을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준수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요.
▲ 그렇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과 ‘안식일 정신’이 한국 사회에는 어떤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랍니까? ‘각종 국가고시 토요 시험’ 등 우리는 아직 사회적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문제가 많은데요.
- 이제 겨우 한 걸음을 옮겼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내의 시험뿐 아니라, 대학 입학시험(수시 / 면접고사 등), 각종 국가자격시험, 공무원 채용시험, 한국사 시험 등 거의 모든 시험이 토요일에 치러지고 있는 현실에서, 재림교인 응시자가 피해 받지 않고 그 신앙을 존중받으며 시험을 볼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속히 만들어야 합니다.
어떠한 계획과 과정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저도 앞으로 그런 일을 위해 노력할 각오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가 도움을 받은 추가시험 요청 소송의 경우처럼 모든 성도들이 힘을 합쳐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금씩이라도 사회를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제기해야 합니다. 작게라도 행동하고, 뜻을 펼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범 교단적으로 움직이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재림성도들이 있다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대응해 나간다면 분명히 새로운 변화와 해결책이 나올 것입니다. 당장은 가시적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금씩이라도 그러한 일들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하나님께서 이런 연단의 과정을 통해 한지만 씨나 한국 교회에 어떤 점을 바란다고 생각하나요?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 이 질문을 받고,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느낀 게 정말 많았어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거니까 용기를 내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여러 감사한 일 중에서도 아쉬운 게 하나 있어요. 사실 신실히 안식일을 성수하면서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저 또한 높은 현실의 벽에 막혀, 어쩔 수 없이 타협점을 찾아 그에 따라 살 수 밖에 없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의 장벽 속에 있는 우리의 상황을 모든 성도들이 늘 공감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현실의 어려움으로 인해 각자 가지고 있는 순수한 신앙과 결심이 다치고 외면 받는 시험의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그런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주고 다독여 주시길 바랍니다.
단순히 안식일에 무엇을 하고 안하고 ‘판단의 잣대’에 사람을 올려놓고 평가하기 보다는, 본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살기 위해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하는 청년이 보이거든, 함께 기도하며 도와주며 같이 하나님께 매달려 주십시오.
반대로, 하나님의 뜻에 더 걸맞게 살기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의 어려움과 높은 장벽으로 인해 좌절하는 친구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사랑으로 감싸주고 하나님께서 그를 찾아와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욱 힘써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이번 재판을 통해 제가 정답을 제시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딘가에는 유별나게 안식일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 속에서 말씀하는 그 안식일은 분명 일주일 중 다른 날과는 구분되는 것이 맞고, 오로지 하나님이 영광 받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어려움 속에서 끝까지 주님의 뜻을 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성경의 원칙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게 노력하고, 현실적으로 힘겹지만 도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짐을 지운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 원칙아래 하나님을 끝까지 찾고자하는 하나님의 백성이 나타난다면 모두가 힘을 합하여 자신의 일처럼 기도하고 그것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줘야 합니다.
저 역시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하나님을 사모하고 주님의 말씀을 더 귀하게 여기는 친구들이 어려움에 빠질 때 도와주고, 그들을 위해 힘써 기도하는 사명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 일을 통해 안식일에 대한 더 큰 가치와 소중함을 느꼈을 겁니다. 또 재판 이전과 이후의 안식일도 체감되는 정도가 다를 텐데, 한지만 씨 개인의 신앙에 이제 안식일은 어떤 의미가 되었나요?
- 이것도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재판 전과 후로 나누어 볼 때, 확실히 안식일이 저에게 주는 무게감은 확연히 다릅니다.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견디고 얻어낸 안식일의 자유이기 때문에 정말 너무나 기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론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힘겹게 싸워서 쟁취한 안식일의 가치가 매우 귀중하게 여겨집니다.
이제는 그에 걸맞게 더욱 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안식일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식일을 형식적으로 지키지 말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분과의 진정한 관계를 맺으며 성수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귀한 안식일을 더 귀하게 하나님을 사모하며 보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제 모습은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고백컨대, 안식일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소송을 하면서도 교회가 멀다는 핑계로 지각할 때도 있었습니다. 안식일을 안일하게 보낸 날도 있습니다. 이처럼 저 자신의 개인적 신앙습관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입니다. 솔직히 저란 사람이 소송까지 하면서 안식일을 더 잘 지켜보겠다고 한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명하신 것이기에 저는 그에 따라 순종했을 뿐입니다. 앞으로는 그에 더욱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분의 말씀을 더욱 사모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또한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사소하고 작은 것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품성의 변화와 안식일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 것입니다.
▲ 승소 직후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온전히 안식일을 지키면서 의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에, 어떠한 의사가 될지 하나님께 더 묻는 시간들이 많이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또한 재림교인으로서 학교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주님께 영광 돌릴 수 있도록 학업에도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제 학교에서는 재림교인의 대표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게 꼬리표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꼬리표가 아닌 머리가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두려워하는 사람이 세상의 공부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습니다. 학업에 열중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한 명 한 명에게 하나님을 소개할 자신은 없지만, 누군가 저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기적을 체험하면 좋겠습니다.
저 말고도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저 역시 함께 협력하여 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분들이 저를 아낌없이 도와 주셨듯, 저도 미력이나마 제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기꺼이 힘을 모아 드리겠습니다.
▲ 언급한 대로, 이제 학교로 돌아가 학업이나 생활에 적응해야 할 텐데,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복학을 앞둔 마음이 어떤가요?
- 학교로 돌아가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쁩니다. 그러나 막상 개강이 다가오고, 복학을 위해 해결할 문제들이 여기저기 눈에 보이니 그 또한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학교 측의 반응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제가 하나님을 만났고 그분의 역사를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에 그 또한 기도로 해결할 것입니다. 기적을 보여주신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한다면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뒤에 천사들이 지키고 있고, 함께 기도해주신 든든한 성도들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전보다 더 당당하게 학교를 다닐 겁니다.
▲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나요?
-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제가 의대를 들어오기 전 계획했던 여러 가지 꿈이 있지만, 학업을 이어나가면서 정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봉사하는 의시가 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지만 씨를 위해 기도와 협력으로 마음을 모아준 국내외 재림성도들에게 인사의 말씀 전해주세요.
- 존경하는 국내외 모든 재림성도님 여러분! 부족한 저를 위해 연합의 기도와 경제적 후원을 통해 넉넉히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성도님들의 기도에 감동하셔서 승소라는 기쁜 결과를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을 섬기고 경외하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모든 재림성도 가정에 하나님의 큰 축복과 영광이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아버님도 인사의 말씀을 함께 전해주시죠.(한기태)
- 지극한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신 북아태지회 김시영 지회장님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 어려운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신 한국연합회 황춘광 연합회장님과 임직원 그리고 기도와 물질적 도움을 아끼지 않은 전국의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특히 친아들처럼 아껴주시고, 정성을 들여 주신 대구중앙교회 측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도 성금을 보내주시고, 기도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오직 재림성도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 격려해 주신 한 장로님의 사랑은 항소 이후 염려와 외로움으로 지쳐 있던 저희 가족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되었습니다. 마치 자기 자식의 일처럼 뜨거운 기도와 도움을 주신 여러분의 사랑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저희가 이 사랑을 갚는 길은 오직 하나님께 충성하고,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의사로 인류에 봉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소송과 승소는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한 마음 되게 하려는 성령의 역사적 개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연합과 간절함이 계속 이어지면 늦은 비 성령의 임재도 이뤄질 것입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밝혀지고, 마지막 남은 무리로서 진리의 횃불을 밝히 비추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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