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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모’ 강기훈 대표 “대법 승소는 성도 연합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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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2.0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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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림교 100여년 역사에 유례 찾아보기 어려운 ‘세기적 재판’
‘종교자유와 기회평등을 위한 모임’ 강기훈 대표는 “한지만 군의 이번 대법원 승소는 성도의 연합의 결과”라고 의미를 전했다.
이번 한지만 군의 대법원 승소 판결은 사회적, 법적 그리고 영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다. 그 중에서도 한국 재림교회가 범 교단적으로 나서 거둔 역사적 결실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소송은 한국 재림교회 100여년 역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세기적 재판’이었다. 게다가 그 결과가 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재림교인, 나아가 타 종교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쟁투였기에 결과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와 가족 외에도 뜻을 같이하는 성도들이 원근각지에서 마음을 모았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지길 아침저녁으로 기도했다. 이름 한 번 들어본 적 없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지만, 기꺼이 호주머니를 털어 거액의 소송비용을 후원했다. 국내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브라질 등 해외에서도 정성을 보탰다.

지근거리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운 사람들의 사연도 감동을 더한다. 승소를 이끌어낸 신명철 변호사는 1심 패소 후 담당 변호사가 손을 놓은 사건을 “예수의 이름으로” 수임했다.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은 사건을 이제 겨우 이립(而立)의 초입에 들어선 젊은 변호사는 기꺼이 자신이 부담을 감당키로 했다. 왕의 갑옷을 벗고, 물레를 손에 든 어린 다윗처럼 현직 재림교인 변호사 중 가장 ‘막내’인 그는 전장에 나서 골리앗 같은 상대를 연거푸 쓰러뜨렸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재림교인 법조인들도 진력을 다해 도왔다. 변호에 필요한 여러 자료와 수집하기 어려운 판례를 모아 힘을 실었다. 변론에 임하는 그의 접근방식은 비신자였던 이전의 변호인과는 전혀 달랐다는 게 한지만 군 가족이 전한 뒷이야기다.

건국대의대 조영일 교수를 비롯한 선배 재림교인 의사들은 과거 자신의 의대 재학시절 안식일 준수 경험과 종교자유의 중요성, 그리고 교육의 공공성 등 저마다의 견해를 피력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탄원했다. 이들은 안식일에 시험을 보지 않고 대체일(평일)에 시험을 보며 졸업한 사례와 증거자료를 체계적으로 작성해 객관성을 더했다.

한국연합회도 이전에 없던 갖은 방법을 동원해 협력했다. 종교자유부(부장 이지춘)는 이 소송이 우리 사회 종교자유 신장과 관련된 문제임을 지적하며, 재판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했다. 행정위원회는 회의 소집 때마다 그의 이름을 놓고 무릎을 꿇었으며, 성도들이 지속적으로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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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승소는 이러한 연합의 결과로 받아든 ‘선물’이어서 그 가치가 더욱 무겁고 밝게 빛난다. 그런 가운데서도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이가 있다. 바로 ‘종교자유와 기회평등을 위한 모임’의 강기훈 원장(오남 강내과)이다.  

그는 현업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팔을 걷고 앞장섰다. 해당 학교와 담당 교수들에게 재림교회의 신앙신조를 일일이 설명하며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는 일부터 행정적, 법적 대응 과정에 관여하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재판이란 걸 처음해보는 한지만 군이 두렵고 지쳐 흔들릴 때마다 낙심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때론 소송비용을 대납하며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판결이 그에겐 더욱 각별하고 감사하다.

대법원 승소 이튿날 강 원장과 통화를 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의외로 담담했다. 개인적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하자 “사실 지난번 고등법원 승소 때가 더 좋았다”며 빙그레 웃음 지었다. 기자가 듣기에도 그랬다. 그 당시 그의 목소리는 무척 흥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왠지 예상(?)만큼의 하이톤은 아니었다.

“2심 때는 승소가 무척 간절했어요.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죠. 1심 판결은 결과도 속상했지만, 법리 적용이 황당했어요. 그래서 이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재판은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살아 계시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물론 한편으론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애닮아 하고 기기도하고 고민을 해서인지 오히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평안과 안식을 얻은 느낌이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말씀을 의지하는 백성들에게 응답해주셔서 당신의 살아계심을 보여주시고 믿음을 북돋아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그때나 이번이나 그의 기도는 한결 같았다. ‘네가 환난 날에 나를 구하라. 내가 너를 건지겠다’는 말씀에 온전히 의지했다. ‘저들이 여호와의 율법을 무시하였사오니,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이로소이다’라는 시편 말씀을 떠올리며 하나님께서 나서서 일해 달라고 간청했다. 주님의 언약이 헛되지 않고, 열매로 맺힐 수 있게 해 달라고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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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나님께서 이 모든 걸 이루셨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영광과 찬송을 주님께 돌렸다. 그는 “그 어떤 것도 개인의 노력이나 증언으로 이뤄진 게 없다. 모든 성도와 기관이 합심하여 힘을 맞물렸을 때, 이길 수 있었다”면서 연합의 중요성을 강렬하게 느꼈다고 했다.

특히 “(우리 재판과 비슷한 시기에)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개입하고 계신다는 걸 확신했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하나님께서 세상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교단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이 시대에 ‘안식일 정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그의 말에 빗대보면 이번 ‘역전승’은 어쩌면 요즘 말로 하나님의 ‘빅 픽처’였는지 모른다.  

강 원장은 끝으로 성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뭐라고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벅차고 송구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는 달리 드릴 인사가 없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과 기도가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이 곳곳에서 희생하고, 도와주셨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신 여러분께 정말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인사를 전하던 그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말줄임표’에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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