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덕담도 지나치면 상처...건강한 명절 대화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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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미경 통신원 통신원
kbtlove@kuc.or.kr
입력 2019.02.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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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질문 △사생활 간섭은 NO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여야
기해년 새해 명절이 다가왔다. 모처럼 긴 연휴로 즐겁기도 하겠지만, 의외로 명절이 달갑지 않은 사람이 많다.
명절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소화가 되지 않거나 가슴이 답답하다는 며느리부터 가족들과 마주하며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두려운 취업준비생까지 그 처지도 사연도 다양하다. 이처럼 명절 전후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 우울, 호흡곤란 등 정신적 증상까지 반응도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명절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부였지만 요즘에는 대학입시, 취업,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설은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우애와 화목을 다지며 새해 첫 출발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그런데 요즘 많은 사람이 명절에 만나는 친척들과의 대화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가족이 화목하게 보내는 날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을까? 명절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건강한 설 명절 대화법’을 제시한다.
■ 열린 질문을 해 보세요
“취업준비는 하고 있는 거니” “결혼은 언제 하니” “결혼했으니 이제 아이는 몇 명 낳을 거니”와 같이 답이 정해져 있는 닫힌 질문은 피하자. 부모나 어른 입장에선 관심과 걱정의 표현이지만, 듣는 사람은 괴롭고 불편할 수 있다.
대화의 시작은 열린 질문으로 해 보자. “요즘 잘 지내니”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처럼 상대가 답할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만약 손아랫사람이 어른으로부터 불편한 질문을 받았다면? 기분이 다소 상하거나 화가 나겠지만, 즉각 반발할 게 아니라 “많이 서운하셨나 보네요. 다음에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대답하는 게 현명한 대처 방법일 수도 있다.
■ 사생활을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침해하는 말은 삼가세요
직설적인 방식이나 민감한 화제로 대화를 시작해 모처럼 모인 가족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모 자식이나 형제자매 사이에서 서로를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감정이입을 하며 자신의 뜻을 강요하고 간섭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몇 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아들에게 “공부 그런 식으로 해서 취직하겠니?”, 비만 체형인 딸에게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을 해야 겠다”는 식의 간섭과 충고는 삼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말해도 상대방에겐 비난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니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니, 오히려 지적하고, 충고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어주고 경청하며 그를 위해 마음을 다해 기도해 주는 게 피차 유익하다.
■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대화하세요
많은 사람의 공통 관심사인 ‘새해 소망’ ‘건강’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 또 민감해질 수 있는 주제는 되도록 피하고 윶놀이나 가족게임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화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명절이라고 해서 개인의 경건의 시간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대화 없이 분주한 마음으로 가족과 친척들을 만났다가, 자칫 경솔한 언행으로 인해 서로 간 감정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번 연휴는 건강한 명절 대화법을 기억해 서로 상처가 되지 않는 대화를 나누며 즐겁고 화목한 분위기의 설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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