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 3·1운동 100주년 맞아 ‘정재용 정신’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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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3.0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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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1919 - 3·1운동과 재림교회’ 주제로 특별세미나 개최
삼육대학교 신학대학(학장 김은배)과 신학대학원은 지난 27일 대학교회에서 ‘Remember 1919 - 3·1운동과 재림교회’라는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송창호 교수(신학과 / 선교와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한 이날 행사는 3·1운동에서의 재림교회와 성도들의 역할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숙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료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토대로 3·1운동에서 재림교회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3·1운동이 한창 전개되던 시기, 일제에 의해 정리된 자료에 나타난 형사피고된 3명의 재림교인이 누구이며, 이들이 어떻게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했는지를 발굴해 주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1919년 거사 당시 파고다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전국적 만세시위의 불씨를 댕긴 애국지사 정재용 선생의 생애를 집중 조명했다.
선생은 독립선언식 장소가 갑자기 태화관으로 바뀌어 군중들이 혼란에 빠지자 자신이 품고 있던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3.1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 일로 옥고를 치렀으며, 출옥 후에는 의용단에 참여했다. 1990년에는 독립운동 공훈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당시 감리교 해주읍교회 전도사였던 선생은 훗날 아들 정사영 박사(전 서울위생병원장)의 전도로 재림교인이 되었으며, 그의 후손들도 모두 재림신자가 되었다.
주강사로 초청된 이정은 박사(3·1운동기념사업회장)는 ‘3·1운동 정신과 정재용 선생’을 주제의 강연에서 당시의 국제정세와 시대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선생의 독립선언서 낭독은 전 민족적인 독립운동의 시동을 거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3·1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건으로 기록된다”고 평가했다.
이정은 박사는 일제의 강점과 세계 1차대전의 종결 그리고 민족자결주의 원칙이 천명되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된 것은 세계 민중항쟁사에서 전무후무한 역사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3·1운동은 한정된 집단의 일사불란하게 조직화된 무장독립운동이 아니었다. 3·1운동은 매우 특이한 수평적, 다원적, 자발적 협동의 운동이었다. 이 같은 3·1운동의 역사와 특성은 미래 한국의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3·1 독립만세 시위운동은 민족대표의 체포로 지도부 공백상태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급격하게 위축되거나 쇠퇴한 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의식 있는 개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제2, 제3의 정재용이 나타나 만세시위를 계획하고 추진했다. 3·1운동은 이와 같이 전파되고 확산되어 갔다. 여기에 3·1운동의 본질이 있고, 진면목이 있다. 우리가 막연하게 ‘민족정기’라고 해온 말의 참 내용은 바로 이 같은 자발적 참여와 희생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민족사에서 위대한 민족의 역사는 권력과 지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서술된다. 그러나 3·1운동에 있어서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3·1운동의 주체는 백성, 민중이었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비(非) 노블레스였다. 정재용은 바로 그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사회 특권층이 아닌 보통사람들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공동체에 책임의식을 느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하며 희생하는 정신’을 “정재용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우리 독립운동의 특징은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희생정신, 즉 비(非)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분출의 역사”라며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정재용 선생이 보였던 행동과 같이 공동체의 이상과 가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희생함으로써 전근대적인 국왕의 신민(臣民)에서 주권을 가진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스스로 자격을 입증해 보인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 친손자 정성화 박사 ... ‘3.1운동 정신과 정재용 선생이 21세기 주역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이 자리에는 친손자인 정성화 박사가 논찬자로 참석해 지사의 삶을 증언했다.
그는 ‘3.1운동 정신과 정재용 선생이 21세기 주역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성화 박사는 “3·1운동은 단순히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해 일어난 항일독립투쟁이 아닌, 전 세계 제국주의가 팽배했던 20세기의 탐욕, 독점, 폭력의 세계질서에 대한 새로운 대안질서의 선언이자 운동이었다. 이런 세계시민운동의 정신이 이미 100년 전에 우리나라의 민중들에 의해 일어났다는 건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3·1운동의 세계사적 의의를 천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3·1운동을 계기로 만주에서의 무장투쟁이 본격화되고,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등 우리나라 민주공화정이 출발하는 단초가 되었다. 나아가 여성운동, 청년운동, 어린이운동, 농민운동, 노동운동 등 각종 사회운동의 정신적 뿌리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거시사적 의미에서 3·1운동을 다룰 때 언제나 민족대표 33인이 중심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민족대표들은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해 장소를 바꿔 태화관에서 조용히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에 전원 체포됨으로써 사실상 이 운동의 선언적 의미만을 추구했다”고 지적하고 “3·1운동은 태화관에서의 상징적 선언 행위보다는 탑골공원에서의 자발적 독립만세운동으로 인해 세계적 민중항쟁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라며 이름 없는 한 사람의 자발적인 역할에 의해 촉발된 3·1운동의 가치를 되새겼다.
그는 “3·1운동은 백성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며, 그들의 자율적 의지에 의한 독립의 열망이 결국 이 나라의 운명을 주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음을 보여줬다. 바로 이런 주체적인 의식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희생정신이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민족공동체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자발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연대하며 희생하는 21세기 시민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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