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청년, 길을 묻다 - 남대극 목사 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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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3.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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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목리에서 ‘적목리 정신’을 말하다 ... “영원히 배워야 할 교훈”
△‘남은 무리’라 하는 재림교회와 재림성도의 정체성 △재림신앙과 삶 △교회의 미래와 청년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재림청년의 고민을 들여다보고, 신앙의 본질과 올바른 시대정신을 조명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인터뷰어 ‘청년’은 길을 묻고, 인터뷰이 ‘중진’은 이에 대한 방향과 지혜를 제시하는 대화식 기사입니다.
이번에는 삼육대 상담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최예빈 양이 남대극 목사(전 삼육대 총장)를 적목리 신앙유적지 현장에서 만나 적목리 신앙공동체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정신을 말하고 있는지, 그 의미와 가치를 듣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1일 삼육대가 ‘적목리 항일 신앙 역사의 현장을 찾아’라는 주제로 마련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직후 진행했습니다. 특히 남대극 목사는 이날 현장에서 ‘3·1 독립선언서의 뜻 – 그때와 오늘’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해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편집자 주 -
▲ 안녕하세요. 바쁘신데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재림마을 뉴스센터> 독자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 전해주세요.
- 21세기의 ‘디아스포라’[‘흩어져 있는’] 재림성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디에서 살고 계시든지 여러분이 지금 살고 계신 곳은 인생의 광야이지 여러분의 본향, 즉 가나안은 아닙니다. 아직은 우리의 본향에 다다르지 못했으므로 얼마 동안 이 광야생활을 더 하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다 함께 지나가는 광야이므로 서로 격려하고 도움을 주면서 이 험한 광야를 잘 통과하시기 바랍니다. 지면을 통하여 잠시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을 매우 반갑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주님의 도우심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 저는 적목리에 처음 와 보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이곳에 오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 나는 여기에 여러 번 왔었고, 작년에도 다녀갔습니다만,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일본제국주의 시대 말엽에 이곳에서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면서 신앙을 지킨 분들의 숭고한 믿음이 나를 압도하는 것입니다. 반내현 목사님을 비롯한 70여 명의 재림신도들이 이 깊은 산속에서 2년 동안이나 기거했다는 사실은 나의 믿음을 돌아보게 하는 크나큰 촉매로 작용합니다.
▲ 적목리 신앙유적지는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세요?
- 오늘날의 우리는 그 당시에 여기에 있지 않았지만, 넓은 의미에 있어서 “우리(we)”라고 할 수 있는 그분들이 일본제국주의의 강포와 억압을 견디지 못해 이곳에 와서 만난을 무릅쓰고 신앙을 지킨 것은 “우리”의 믿음이, 다시 말해서 “재림신앙”이 공허한 논리가 아니라 죽음을 각오하고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신앙이라는 것을 실증해주는 곳이기 때문에 이 유적지의 가치는 엄청나게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신앙을 지키신 분들은 “우리”의 신앙의 승리요 표본이며, “우리”의 믿음의 가능성과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재림신앙을 가진 것이 자랑스럽고 스스로 대견스러워지기도 합니다(웃음). 마치 “우리 아빠”가 이겼을 때 “우리 자녀들”이 신명나고 우쭐대고 싶어지는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 말씀하신 대로, 적목리 신앙유적지는 그 존재 자체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의 재림청년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적목리가 이 시대의 우리 청년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적목리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 그렇습니다. 적목리 신앙유적지는 우리 모두에게, 특별히 우리 재림청년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조금 전에 우리가 여기서 거행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부른 “3.1절 노래”의 가사에는 “이 날은 우리의 의(義)요 생명이요 교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3.1운동은 만세대의 우리 민족의 의(義)와 생명과 교훈이듯이, 적목리 재림성도들은 만세대의 우리 재림교인들의 의와 생명과 교훈의 표본입니다.
그분들이 여기서 믿음을 지켰기 때문에 우리도 어떤 상황에서라도 믿음을 지킬 수 있고, 우리의 신앙의 생명도 지속될 수 있으며, 우리가 영원히 배워야 할 교훈이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 적목리는 민초들이 신앙양심을 고수하기 위해 피신해 집단적으로 공동생활을 영위하며 민족혼을 지킨, 한반도에서는 유일한 신앙공동체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적목리 신앙공동체가 우리 교회 외에, 한국 사회에 남긴 의미는 어떻게 짚어볼 수 있을까요?
- 이곳에서 고생하신 분들이 일제 시대에 신앙을 고수하기 위해 유벽한 곳에서 공동생활을 한 유일한 공동체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매우 드문 사례인 것은 확실할 것입니다.
이렇게 유일하거나 희귀한 신앙공동체가 일본제국주의의 종교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이런 열악한 환경으로 들어와서 신앙의 지조를 지켰는데, 바로 그 신앙공동체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성도들이었다는 사실은 그리스도교 역사적으로도 기록할 만한 일일 뿐만 아니라, 특히, 우리 재림교회 역사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이것은 재림신앙의 돈독함과 견고함을 증명해주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한국 사회에 불굴의 ‘3.1 정신’이 있다면 한국 재림교회에는 ‘적목리 정신’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님께서는 ‘적목리 정신’을 어떻게 정의하고, 그 가치를 조명하시겠습니까?
- “적목리 정신”이라고 말씀했는데, 참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적목리 공동체에는 분명히 남다른 정신이 있었습니다.
그 “정신”이란, 첫째, 조국과 모교회에 대한 불요불굴의 믿음을 가진 것입니다. 조국을 버리고 일본제국에 복속(服屬)한다든지, 재림신앙을 버리고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치 않는 믿음의 정신입니다.
둘째는 무력에 의지하여 세계를 지배하려는 일본의 계획은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의의 세력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확신의 정신입니다. 이것은 요한계시록에 예언된 선악 간의 투쟁에서 선의 세력이 이길 것에 대한 믿음에 기초한 것입니다.
셋째는 악의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동일한 신앙을 가진 이들이 굳게 단결하여 끝까지 이겨낸 협동정신입니다. 이러한 정신은 어느 시대에나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정신이며, 특히, 우리 재림신도들에게는 더욱 더 필요한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적목리 정신’을 ‘공동체 정신’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교회의 공동체 정신이 많이 희석됐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의 무뎌진 공동체 정신을 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맞습니다. “공동체 정신”도 “적목리 정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공동체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이념공동체 또는 신앙공동체는 가장 응집력이 강하고 또 필요한 것입니다.
한 믿음과 한 소망과 한 사랑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뭉치고 서로 돕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갸륵한 것입니다. 세상에 허다한 종교 또는 교단 중에서 가장 소규모의 신앙공동체에 속하는 재림교회가 내부적으로 강하게 결속되지 못하면 선교와 생존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적목리 신앙공동체의 70여 명이 한 사람의 이탈자도 없이 끝까지 하나로 뭉쳐서 그 환란을 이겨낸 것은 우리 모두가 계승해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곳이 장소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정신적 유산으로 계승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정신을 어떻게 이어받을 수 있을까요?
- 공동체 정신은 편안할 때에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공동의 적을 상대하여 싸움으로써 정신과 체력이 단련되고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적목리 정신”을 함양하고 계승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짜서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훈련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장소를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가평군으로부터 신앙유적지로 인정받은 것은 그냥 안내판 하나 세워놓고 어쩌다가 한 번씩 다녀가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속히 이곳을 교육장 또는 훈련장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하여 청년들과 성도들을 초청하여 강습과 훈련을 시켜야 “적목리 정신”은 계승되고 발전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림연수원이나 마달피수련원과 같은 기존 기관과 제휴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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