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남형우 목사, 10년간 봉사했던 오키나와 떠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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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4.0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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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교회 – 우라소에교회 겸임 사역 ... 이젠 동경한인교회로
이날은 10년간 오키나와의 재림성도들을 위해 헌신했던 남 목사가 동경한인교회로 임지를 옮기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하는 안식일이었다.
남 목사는 그동안 나하교회와 이 교회를 겸임해 목양했다. 앞선 안식일에는 나하교회에서 작별인사를 했던 터다.
나하교회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떨어진 이 교회에는 50명 남짓한 성도들이 모여 재림기별을 전파하고 있다. 초고령화된 일본 교회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무척 젊은 교회다. 실제로 적잖은 어린이와 학생, 청년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우라소에교회는 <사형수에서 목사로>의 주인공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아라카키 사부로 목사가 다녔던 집회소이기도 하다. 그는 4년 전 숙환으로 부활의 소망을 안고 잠들었다고 한다.
안식일학교는 여느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각반으로 흩어져 교과공부를 하기 전, 모든 교인이 기억절을 암송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부터 칠순이 훌쩍 넘은 노인까지 빠짐없이 진지하게 그 주의 기억절을 또박또박 외웠다.
남 목사는 교회를 떠나는 이날 아침까지도 교과공부를 가르치고, 설교를 하고, 짬을 내어 사무를 지도하며 꽤 바쁘게 보냈다. 특별히 세족예식과 성만찬예식 순서도 주재했다.
고별설교를 위해 단상에 오른 그는 그동안 헌신적으로 협력해준 성도들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그는 갈렙의 약속을 떠올렸다.
“우리 앞에 아낙부족 같은 강한 세력이 있더라도, 갈렙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흔들리지 않았듯, 여러분도 이 교회와 신앙을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믿음을 잃지 말고, 주님께서 보여주신 ‘가나안의 약속’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갈렙의 기도에 응답 하셨듯, 우리의 바람도 이뤄주실 것입니다”
성도들은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며 훗날을 기약했다. 이들은 “재림교회는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요, 공동체이니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 목사님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면서 석별의 정을 나눴다.
예배를 마치자 긴조 집사는 남 목사를 서둘러 찾아와 “정말로 고맙습니다(本当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라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는 ‘혼또니’(정말)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남 목사의 손을 잡고 “도쿄에서 사역이 끝나면 다시 오키나와로 오라”며 눈물을 훔쳤다. 기자에게는 “남 목사님과 사모님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우리에게 성경지식뿐 아니라, 참 많은 사랑을 나눠주셨다. 벌써부터 쓸쓸하고 보고 싶을 거 같다”고 말했다.
식사시간은 송별회로 꾸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돌아가면서 자발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간의 추억과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표정과 억양에서 남 목사의 헌신적인 사역에 대한 감동과 진심이 그대로 느껴졌다. 아이들은 손수 만든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었다. 손을 맞잡고 인간터널을 만들어 그의 앞길을 축복해 주는 세리머니는 독특했다.
남형우 목사는 이제 도쿄에서 새로운 사역의 나래를 펼친다. 현지인이 아닌, 교포사회 한인들을 위한 사역을 전개하게 된다. 그의 시선은 벌써 한인교회를 향해 있다. 우라소에교회에서 나와 다시 돌아가는 길, 그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 오랫동안 귓가에 머물렀다.
“죽어가는 일본 교회를 살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한인교회입니다. 한인교회가 일본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현지 교회들에 건강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제게 맡겨진 새로운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교회의 본보기가 일본 교회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고국의 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와 도움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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