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윤소영 양의 첫 미주 초청공연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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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8.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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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어울림은 지난 4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로마린다교회, 리버사이드교회, 오렌지중앙교회, 올림픽교회 등 캘리포니아 지역의 교회에서 창작뮤지컬 <대합실을 지켜라>를 무대에 올렸다.
극 중 ‘나 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윤소영 양(20기 / 예문교회)의 수기를 옮긴다.
■ 하나님은 왜 이 먼 곳까지 우리를 보내셨을까?
중학생 때였다. 뮤지컬 <눈 먼 사랑>을 처음 보면서 ‘어울림’을 알게 됐다. 그때 받은 먹먹한 감동과 벅차오르는 감정은 한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 ‘나도 언젠간 꼭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철부지 사춘기소녀의 막연했던 바람은 스무 살이 되어 현실이 됐다. 단원이 되어 경험한 ‘어울림’은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다. 특히 3년 만에 다시 올린 이번 <대합실을 지켜라>를 통해 서로 솔직한 신앙이야기를 나누고, 말씀묵상을 함께 하며, 감사한 일을 고백하고, 주어진 사역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을 더욱 뚜렷하게 가졌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며, 이번 미주공연에 동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포기하고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는 게 정말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그간 작품을 함께하면서 얻은 감동과 그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 감동을 주신 하나님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가방을 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열흘 동안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을 보내주심에 너무나 감사했다. 혼자였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들을 함께여서 할 수 있었다. 때로는 너무 힘들고 지쳐 ‘이제라도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솔직히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단원들과 함께 할 수 있었고, 좋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 바로 우리 일행과 일정을 함께 해주신 가이드분이다. 그는 재림교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 가족과 주변 지인을 초청해 공연을 보러 와 주었다. 정말 감동적이고 좋았다며 후기도 남겨주셨다. 이런 인연으로 재림교회를 알릴 수 있어 뿌듯했다. 이 공연이 주는 메시지가 그분에게도 전달됐다는 게 감사했다.
먼 여정에 지치고, 갑자기 바뀐 환경 탓인지 일정을 시작하며 몇몇 친구가 몸살이 나기도 했다. 공연 전날까지도 ‘과연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걱정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수시로 손을 맞잡고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는 응답되어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런 크고 작은 경험을 하면서 나는 극 중 ‘배 씨’와 ‘나 씨’가 경험한 기적이 가상의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나님께서 분명 우리 모두와 그리고 이 사역에 함께 하신다는 걸 확신했다. 이런 직접적인 경험은 앞으로 나의 신앙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껏 하나님의 은혜를 그 누구보다 많이 경험하며 살았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러한 은혜를 잊고 산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번에 맡은 ‘나 씨’라는 배역을 연기하며 나는 이제껏 무디게 느꼈던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단비처럼 내려주시는 그 은혜를 한 번 더 기억했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메시지를 전파하라고 나와 우리를 이 먼 곳까지 보내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합실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받은 감동과 오늘 공연이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극의 마지막 곡인 ‘기다림’이라는 곡을 부를 때 크게 와 닿았다. 기다림에 지쳐 넘어질 때도, 아플 때도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세월을 수놓는다면 정말 언젠가는 그분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가슴이 뭉클했다. 대합실을 지키는 일은 이제 끝이 났지만,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주님을 기다리며 그분의 말씀대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주공연 일정 속에서 나는 이전보다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 그러나 또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어쩌면 다시 넘어지고, 많은 시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거라 자신할 순 없지만, 재림의 그날까지 내가 있는 곳에서 <대합실을 지켜라>의 내용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을 기다리는 재림청년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대합실을 지켜라>는 재림을 기다리는 모든 사람의 모습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의 마음속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재림을 기다린다고 하지만 삶 속에서 주님을 잊고 살 때가 많이 있다. 때로는 마치 재림이 없을 것처럼 살 때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 그 산 경험을 나누고, 날마다 자신을 인도하시는 손길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그 경험이 쌓이고 모여 재림을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이라 믿는다.
‘문화선교’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앞서 헌신하신 많은 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 사역에 함께 하고 싶지만,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과거의 나처럼 말이다. 모쪼록 그들 모두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를 잘 활용하며 함께 하길 바란다.
해마다 돌아오는 문화공연들에 많은 관심과 기도로 응원해주시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응원과 기도를 해주셔서 재림교회의 문화사역이 재림의 날까지 이어지면 좋겠다.
끝으로 이번 공연을 위해 도움을 주신 후원자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다른 때도 마찬가지만)이번 공연은 모든 게 후원과 헌신으로 이뤄졌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렇게 의미 있고, 행복한 경험을 하거나 이 수기를 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한 분, 한 분 다 기억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이 모든 후원과 헌신이 그저 ‘어울림’만을 위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사업을 위한 것임을 기억하며 우리도 문화선교와 사역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특히 어울림 선배님들께 감사한다. 선배님들이 닦아 놓은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행복이고 영광이었다. 매번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힘써주시고, 뛰어주셨기에 우리가 ‘어울림’이라는 이름으로 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지 ‘어울림’이라는 이유로 선배님들께 받은 사랑과 격려, 그리고 힘과 응원이 우리에게는 사역의 큰 원동력이었다. 또 앞으로 만나게 될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모습을 배웠다. 지금까지 ‘어울림’을 통해 선배님들께 배운 것,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이제 우리도 동참해 더 멀리 전하고 싶다. 하나의 울림이 되어 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모습을 전하는 후배가 될 것을 약속한다.
“선배님,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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