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에 ‘복음등대’ 세우는 새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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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9.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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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도시개척선교자금으로 3월 입당 ... 3040세대에 관계전도 집중
“1000원으로 건강차 드시고, 후원도 하세요~”
횡단보도 앞에 펼쳐놓은 작은 원목책상 위엔 살포시 얼음을 띄운 자몽청에이드가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는 임다정 씨(가명)가 가던 길을 멈춰 섰다.
“어머~ 이게 뭐야? 색깔 정말 예쁘다. 공짜로 마셔도 되는 거에요?”
“네. 무료시음 행사에요. 저희는 이 앞 JM골드빌딩 4층에 새로 문을 연 ‘새움교회’에서 나왔어요. 시간되시면 잠시 들러서 음료도 드시고, 심리검사도 받아보세요.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합니다”
함께 내민 쿠폰에는 ‘Cafe 새움’이라고 씌어있다. 5개의 도장을 찍으면 무료로 음료를 즐길 수 있는데, 방문 시 1개, 친구와 동반하면 2개를 찍어준다.
안내를 받아 문을 열고 들어선다. 교회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영락없는 카페다. 메뉴판에는 자몽청에이드 외에 패션후르츠로 만든 에이드, 레몬망고쉐이크, 망고밀크쉐이크, 생과일주스, 아이스크림와플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요금은 별도의 ‘성금함’에 넣으면 된다. 그리 큰 부담이 아닌데,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하니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주문한 토마토주스가 나왔다. 평소 궁금하던 성격심리검사 도구에 체크하는 동안, 김도일 군과 이고은 선생이 그의 곁에 앉아 말을 건넨다. 서로의 관심사나 또래의 고민 등 자연스럽게 화제가 펼쳐진다.
“아르바이트 하시는 거에요?”
“아니에요. 저희는 ‘왈덴스 국제학교’라는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교사에요. 이곳은 저희가 개척한 교회에요”
“대안학교요? 어떤 학교인가요?”
교육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어서 그런지 대안학교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스피커에서는 복음성가가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같은 시각, 한쪽에서는 보드게임을 펼쳐놓고 왁자지껄 한바탕 웃음폭탄이 터졌다. 카드 하나에 환호와 아쉬움의 탄성이 교차한다.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현지는 전날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함께 놀아주는 언니와 오빠들이 있어 무척 재밌고 좋다. 내일은 단짝친구 진수와 함께 올 마음이다.
오후 3시. 갑자기 화분을 나르고 탁자를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벌써 문 닫을 시간인가?’
그렇지 않다. 여름성경학교를 시작할 시간이다. 카페는 금세 교회로 변신한다.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며 보드게임에 열중하던 꼬마아이들이 주섬주섬 옷을 고쳐 입는다. 각자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받아 목에 걸고는 약속이나 한 듯 줄을 맞춰 선다. ‘Cafe 새움’이라는 자막이 떠 있던 모니터에서는 ‘주 사랑의 예수님’ ‘친구야 반가워’ ‘우리의 마음 드려’ ‘하늘을 향해 갑니다’ 등 신나는 어린이 율동 비디오가 흘러나왔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쌍둥이자매 영진이와 영아가 할머니 손을 잡고 찾아왔다. 그 뒤를 따라 너덧 명의 아이들이 저마다 풍선을 손에 들고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기다리던 선생님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는다. 이제 겨우 두세 번 밖에 만나지 않았지만, 벌써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 익숙하고 정이 깊게 들었다.
시범을 보이는 김태우 선생님의 지도를 따라 박수를 치며 찬양한다. 허리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노래한다. 낯설고 어색하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개골 찬양대’는 인기 만점이다. 어느새 등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전혀 색다른 경험이다. 교회가 아니었다면 결코 해볼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기억절을 외우고, 교과공부를 하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면서 예수님을 배워가는 동안 할머니는 의자에 앉아 <時兆>며 <가정과 건강>을 읽는다. 책꽂이를 겸한 장식장에는 성경과 예언의신, 각종 건강서적이 가득하다. 손자 손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놓인다. 오히려 고맙고 행복하다. 집 주변에 이런 교회가 생겨서 여간 좋은 게 아니다.
■ 도시개척선교자금으로 경북도청 신도시에 복음의 등대
영남합회 새움교회(책임자 김석운)의 전도회 풍경이다. 새움은 동네이름이다. 교회가 자리 잡은 경북 예천군 호명면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과 경계에 있다. 자동차로 불과 5분 내외 인접거리에 지난 2016년 경북도청이 들어서면서 신도시가 조성됐다. 경상북도교육청과 경북지방경찰청 등 주요 관공서가 이전해 행정복합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인구의 80%가 40대 이하여서 대단히 젊은 도시다. 특히 어린이가 많다.
하지만 이런 전략적 선교요충지면서도 그간 선교터전 마련은 부진했다. 그러던 중 대총회 도시개척선교자금을 투입해 올 3월 복음의 등대를 세웠다. 그리고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여름성경학교 및 전도회를 진행하며 첫 불씨를 댕겼다. 전도회에는 왈덴스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 6명과 교사 6명 등 12명이 투입됐다.
봉사자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두 팀으로 나눠 활동을 펼쳤다. 실내에선 카페 운영 및 방문자 응대를 했고, 거리에서는 홍보 피켓을 들고 무료시음회를 하며 교회를 알렸다. 오후 3시부터는 2시간 동안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을 예수님의 품으로 초청했다.
참여한 백동준 군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다가가 음료를 전해주면 사람들이 고마워하면서 관심을 보인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홍보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품성을 나눠주고 싶다. 이런 편안한 자리에 와서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쉼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의진 선생은 “시작하는 단계다보니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다. 그러나 그만큼 더 기도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게 된다. 저녁시간에 전도회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 지역의 특성상 공무원이나 직장인이 많은데, 이들에게 복음을 나누지 못했다. 퇴근 후 지친 표정으로 어디론가 바삐 가는 사람들에게 영생의 소망을 전해주고 싶다. 다음에는 저녁 집회도 고려해봐야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석운 교장은 “처음에는 ‘이게 정말 가능할까?’라며 무모하게 생각했지만, 며칠 지나고 손발이 맞으면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지역사회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가서고, 주민들과 접촉하기 위해 교회의 문턱을 낮췄다. 이들이 부담 없이 교회에 들어와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런 형식의 집회를 기획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 결과, 첫날 9명에 그쳤던 ‘손님’은 이튿날 어린이 18명, 청년 4명, 장년 1명 등 23명으로 늘었고, 셋째 날엔 30명 가까운 인원이 찾는 등 이 기간 동안 80여명이 찾아와 재림교회를 알게 됐다. 미약하지만, 이제 막 지역복음화의 첫 발을 내딛는 이들에겐 무척 의미 있는 결과다.
김의민 선생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웃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맺는 과정 그 자체가 전도다.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지금의 선교다.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재림교회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보여서 희망적이다.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으며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 노신사도 귀한 구도자”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 고무적인 건 새로운 영혼들이 계속 노크하고 있다는 점. 재림교회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알음알음 전해 듣고 관심을 보이는 이부터 아이들의 손을 맞잡고 찾는 젊은 부모까지 다양하다. 게 중에는 한동안 교회를 떠났다가 재림교회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잃은 양과 신도시로 이사 온 후 교회를 찾아 헤매던 기성교인도 있어 반갑다.
새움교회는 누구라도 찾아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뿐 아니라 부모코칭, 자녀코칭, 심리검사, 시간관리 강의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사역의 지경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설 굿네이버센터(GOOD neighbor center)를 함께 운영한다. 앞으로 복음의 씨앗을 함께 파종할 동반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소: 경북 예천군 호명면 새움3로 48. JM골드빌딩 405호 새움교회(문의: 김석운 교장 / ☎ 010-6373-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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