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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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보기에 특출난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습니다. 중학교 때 지역 청소년 장기자랑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지만, 운이 좋아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연예인이 되겠다고 성화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한다고 칭찬하는데’ ‘네 인생이니 네가 하고 싶은 꿈을 마음껏 펼치라’며 꼭 가수가 되라고 응원하는데 유독 부모님만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모의 눈에는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지, 연예인이 되어 성공할 만큼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마치 사춘기의 특성인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와 ‘상상 속 청중’(Imaginary Audience) 특성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부모도 더이상 이 문제로 아이와 언성을 높이거나 감정 상하기는 싫습니다. 그저 이 시기가 빨리 지나길 바랄 뿐입니다. 아이의 기를 꺾지 않으면서 타협하거나 타일러 공부에 집중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요?”
얼마 전, 메일로 보내온 어느 독자의 글입니다. 부모는 자녀와 대화가 잘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는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까’ ‘뻔한 소리만 하니까’ ‘말을 안 들으니까’라며 자녀를 탓합니다. 그러나 그건 반쪽짜리 이유입니다. 대화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 말을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연결하는 정서적 접촉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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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모는 잔소리로 자녀와 정서적 연결을 끊고, 아이의 마음을 놓쳐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녀와 정서적으로 단절됩니다. 그렇다면 자녀와 대화가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99% 부모가 모르는, 자녀와 대화가 안 되는 진짜 이유는 바로 ‘간섭’과 ‘편견’ 때문입니다.
‘간섭’이란 부당하게 참견하는 것입니다. 자녀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해결사 본능을 앞세워 선을 넘고,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자녀 스스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조차 답을 정해 놓고 설득하려 합니다.
이런 ‘답정너’ 방식은 소통대화를 방해합니다. ‘답장너’란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정해진 답을 대답만 하면 돼’라는 말로, 주로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을 미리 정해 놓고 상대방에게 질문해, 자신이 원하는 답을 강요하는 행동을 말합니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혹시 조급한 마음에 자녀에게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는 않았는지 대화를 되짚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편견’입니다. 편견은 그 대상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 모두를 말합니다. 부모의 편견은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고 긍정적으로 소통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자녀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는 것은 ‘자세히’ 관심을 갖고 ‘충분히’ 여유를 갖고 봐야만 가능합니다. 현재 보이는 것뿐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이 나타나게 됐는지에 대한 과거와 미래, 경험과 의도를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차별을 일으키는 편견은 나와 남을 아프게 합니다. 누구나 보석 같은 강점자원이 있습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는 태도로 자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자녀의 강점자원을 발견해주세요. 부모가 발견한 자녀의 강점자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힘’인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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