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실력도, 재미도 up!’ 필리핀연수원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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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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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종합관리형 프로그램 호평 ... 체계적 교육에 자신감도 쑥쑥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24시간 종합관리형 프로그램이 밀착 이뤄진다는 것. Group Discussion, Lesson Review, Presentation 등 체계적으로 구성한 커리큘럼이 정규수업과 선택수업으로 진행된다. 매일 3시간 이상 원어민교사들과 맨투맨 수업을 하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풍부한 표현력을 습득한다.
<재림마을 뉴스센터>가 이곳 학생들의 하루 일과를 함께 했다.(등장인물의 이름은 일부 각색했습니다)
■ 오전 6시
스피커에서는 기상을 알리는 음악이 나팔소리처럼 울린다. 벨라도 조건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루나야, 일어나”
동생을 깨우는 건 언니의 몫이다. 올해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벨라는 세살 터울인 동생 루나와 함께 1년 전 이곳에 왔다. 가끔 엄마생각이 나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어떤 때는 한국보다 여기가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집이었다면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당기며 “10분만 더 잘게”라고 투정을 부렸겠지만. 이곳에선 허용되지 않는다. 루나도 눈을 부비고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는다.
그 시각, 선생님과 언니오빠들도 하나둘 강당으로 모인다. 아침체조 시간이다. 원래는 본관 앞마당에서 하지만, 화산 폭발 이후 당분간은 실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물론, 초등학생은 교사들이 각 방마다 배치돼 함께 생활하지만 혹시 몸이 아프거나 밤사이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도 이 시간이다.
제일 어린 초등학교 5학년 루나부터 최고령(?)인 스무 살 네이튼 오빠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이틀 전 입소한 단기연수생부터 벌써 4년째인 장기학생까지 누구나 예외 없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게 눈꺼풀이라지만, 의자에 앉아서도 절로 눈이 스르르 감긴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도교사의 시범을 따라 건강체조를 하다보면 어느새 잠은 멀리 달아나고 새 아침의 활력이 솟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동쪽하늘엔 태양이 떠오르고, 연수원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한다.
■ 오전 7시
아침식사 시간이다. 밥과 나물반찬은 물론, 샌드위치와 달걀스크렘블 등 호텔 부럽지 않은 뷔페식 식단이 차려진다. 식사시간에도 선생님들과 한 탁자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 자체로 회화 공부다.
오늘 아침 식탁의 화제는 단연 밤사이 내린 비 소식이다. 지난달 12일 화산이 분화한 이후 처음으로 내린, 그토록 기다리던 비다. 화산재를 모두 씻어낼 만큼 충분한 양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의 빗줄기가 반가웠다.
캠퍼스의 나뭇잎들도 흉하게 찌들었던 잿빛 분진을 벗어내고 푸른색 옷을 드러냈다. 샤워까지는 아니어도 세수는 한듯해 더 싱그럽게 보였다. 나뭇가지 위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더욱 청량하게 들리는 아침이다.
■ 오전 7시40분
본관 앞에 흰색 승합차가 들어섰다. 인근 AIIAS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버스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8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이 시간에 출발해야 한다. 벨라와 루나도 친구들과 함께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차에 오른다.
식당에서 배식을 돕던 송 목사의 아내 이옥진 사모는 앞치마 차림으로 로비까지 나와 아이들을 살핀다. 교복의 옷매무새를 꼼꼼하게 다듬어주는 모습이 엄마처럼 세심하고 자상하다. 중국, 일본 등에서도 연수생들이 와 있지만 한국인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제임스 왔니?”
“저 여기 있어요! 지금 가요~”
“빨리 와. 너 때문에 다른 아이들 다 기다리잖아. 이러다 지각하겠다”
아침마다 벌어지는 전쟁 같은 등교시간의 모습은 여느 집이나 이곳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아이들의 활기찬 인사소리와 함께 자동차가 기다렸다는 듯 출발한다.
■ 오전 9시
AIIAS 학생들이 등교하면 연수원에서는 시간표에 따라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명상의 시간’ 등 교과 외 활동이 먼저 이뤄진다. 일과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영어명언을 함께 읽으며 하루의 학습과 생활을 위한 마음을 다잡는다.
대만에서 온 조나단은 ‘영어 말하기’ 준비에 한창이다. Speech 시간에 사용하는 문장으로 개별 발음 지도를 받는 시간이다. 발음과 강약, 높낮이 등을 고려한 가장 필수적인 말하기연습을 통해 머리와 입을 워밍업 시킨다.
이곳 연수원의 특징은 24시간 종합관리형 프로그램이라는 점. Group Discussion, Lesson Review, Presentation 등 체계적으로 구성한 교과과정은 물론, 교사들과 매일 3시간 이상 1:1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꾸준한 회화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풍부한 표현력을 습득한다. 영어로 이뤄지는 일상생활을 통해 문장을 만들어내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기 때문에 말하기에 대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교과강의는 50분 수업, 10분 휴식으로 진행한다. 정규수업과 선택수업으로 나뉘는데, 첫 시간은 대개 ‘Vocabulary’(어휘) 수업이다. 초급 단계의 학습자에게 적절한 과정으로, 중요 단어의 의미와 용례에 대해 배우고 스스로 어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배운다.
■ 오전 10시
‘Listening’(청취) 시간이다. 다양한 듣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듣고 이해하는(Listening Comprehension)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게 목표다. 문법적으로 정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내용을 듣더라도, 그 내용의 중심 단어를 파악하고 논리를 이해함으로써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을 한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던 조나단도 시간이 흐르면서 무언가 알겠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같은 시각, 옆 교실에서는 친구인 제이미가 ‘Speech’(말하기) 수업을 받고 있다.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한 발음연습과 말하기에서 의사전달이 보다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강세, 음의 높낮이, 의미별 끊어 읽기 등을 연습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도 말하기를 연습하고 발음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학습한다.
제이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원어민처럼 유창하면서도 의사전달을 정확하게 하는 Speaker로 거듭나고 있다.
■ 오전 11시
조나단과 제이미가 ‘Enact’(English in Action / 영어통합수업) 클래스에서 만났다. Enact는 말하기, 문법, 어휘, 발음, 듣기, 쓰기 등 영어의 전반적 영역을 포괄하는 수업이다. 학생의 수준에 따른 주제를 제시하고 문법 관련 학습으로 시작해 점차 더 유창하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상호 활동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는 게 수업의 주된 목표다.
특히 흥미롭고 다양한 활동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학생들의 실제 생활과 관련한 여가활용, 취미, 직업 등을 주제로 다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과 정보를 쉽게 나눌 수 있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비교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조나단과 제이미는 이날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대해 소개했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머잖아 한 뼘 더 성숙해 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수업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했다.
■ 오후 12시
기다리던 점심시간이다. 오늘도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10분쯤 지나자 본관 앞에 오전에 보였던 흰색 승합차가 다시 들어섰다. AIIAS 학교에 등교했던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온 것이다. 루나도 언니 벨라와 함께 식당에 들어섰다.
대만에서 온 언니 오빠들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오전 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풀어놓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세계 각 국에서 온 연수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 건 낯설지만 즐거운 일이다. 그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더 확장되는 느낌이다.
■ 오후 1시30분
오후 첫 수업은 ‘Drill’(문형연습)이다. 궁극적으로 학습자의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문법적으로 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훈련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온 크리스탈은 이 시간이 제일 재밌다. 일정한 문장의 패턴을 반복해 말하므로 영어가 익숙해지는 걸 스스로도 체감할 정도다.
오늘도 선생님과 함께 시제, 인칭, 장소, 시간 등 문장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를 바꿔가며 말하는 연습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라도 적절하고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이곳의 교사진은 철저한 평가와 검증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어 실력과 더불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성을 갖춘 교사를 선발한다. 전원 SDA삼육어학원 연구소와 연수팀의 강도 높은 훈련을 이수한 이들이다.
■ 오후 2시30분
‘Conversation’(회화) 시간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단기연수생으로 참가하고 있는 조안나가 제시카 선생님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수업은 1:1로 이뤄진다. 교사가 제시하는 질문에 학생이 답하거나 지문과 관련한 질문을 학생이 교사에게 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우면서도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조안나가 주어진 글을 읽고 해석하며 내용을 파악한다. 이해력 향상은 물론, 내용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고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특히 Drill, Speech, Listening Enact 등 정규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꼼꼼하고 세심하게 지도한다.
■ 오후 3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이, 미화 담당 직원들은 청소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시간이 나는 대로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화산 폭발 이후에는 위생과 청결에 유난히 더 신경 쓴다. SDA교육 필리핀연수원이 인근의 다른 시설이나 기관에 비해 유독 빨리 정상적인 운영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
“새벽에 빗소리에 잠을 깼다.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말을 건네자 잇몸이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는다. 그러면서도 “아직 이 정도 양으로는 부족하다. 큰 비가 와서 나뭇잎에 묻은 화산재를 모두 씻어내야 한다. 빨리 그런 비가 왔으면 좋겠다. 그래도 오랜 만에 비가 와서 정말 감사하다”고 행복해했다.
■ 오후 4시
학교에서 돌아온 루나가 무언가에 열중이다. 노트에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내려간다. 원래는 클럽 시간인데, 오늘은 ‘Writing’(작문) 숙제를 하기로 했단다. 주어진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글로 표현해야 한다.
작문은 문법적인 정확성을 키우고, 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글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 전담 교사가 반복되는 실수나 잘못을 교정해 수준 높은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힐끔 훔쳐보며 “오늘의 작문 주제가 뭐냐”고 물어도 한사코 노트를 감추며 알려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나 보다.
■ 오후 5시
일본에서 새로운 연수생이 찾아왔다. 올해 중학교 2학년 과정에 올라가는 마사토다. 친구인 크리스탈 부모님의 소개로 이곳에서 어학연수를 받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SDA교육 필리핀연수원이 현지 정부에 합법적으로 등록 및 인증돼 있는 정식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믿음이 갔다.
이곳에서는 관광비자로 입국하는 연수생이 정해진 체류기간 동안 필리핀 내에서 공부할 수 있는 SSP(Special Study Permit / 특별학습허가)를 공식적으로 발급 받을 수 있다. SSP는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서류. 정부에서 인증한 교육기관에서 연수를 할 경우에만 발급되며, 필리핀 현지에서만 받을 수 있다.
그 시각, 조나단은 체력단련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매일 오후 5시20분부터 저녁식사 전까지는 스포츠타임이다. 예전에는 주로 축구나 농구, 골프 등 야외운동을 했는데 화산 폭발 이후로는 실내에서 운동한다.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탁구 등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넓고 쾌적한 연수원 캠퍼스를 산책하며 하루 동안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여가다. 캠퍼스 내에서는 누구라도 무조건 금주 금연해야 하기 때문에 늘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 오후 6시
저녁식사 시간이다. 오늘도 정성껏 준비한 다양한 메뉴들이 풍성하게 차려졌다. 아이들 입맛에도 딱이다. 외국인 교사나 연수생들도 맛있다며 연신 엄지 척이다. 맛과 영양을 고루 생각한 식단을 매 끼마다 엄선해 꾸린다. 원내 그린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유기농채소로 채식 중심의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을 낸다. 현지의 열대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도 즐겁다.
■ 오후 7시30분 ~ 9시20분
저녁 일과는 주로 보충수업과 예체능 활동으로 꾸민다. 바이올린, 플루트, 오카리나 등 악기를 배우거나 외국어 과외를 받는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과목이 개설돼 있어 꾸준히 공부하면 단기간 내에 3-4개국 언어를 배울 수 있다.
한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제이든은 이 시간, 선택수업으로 ‘Business English’(비즈니스 영어)를 듣기로 했다. 직장생활이나 사업거래에 필요한 일반 비즈니스 과정부터 학습자의 요청에 따른 개인의 직종과 관련한 특별 비즈니스 과정을 배울 수 있다. 비즈니스에 쓰이는 어휘와 표현 그리고 각종 공식문서 작성을 위한 기본학습이 이뤄진다. 현장에서 쓰이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한 실용영어 학습과정이어서 실제적이다.
루나가 그날 입었던 옷을 벗어 빨래통에 넣는다. 도우미인 ‘아떼’가 세탁한 후 정리해 준다. 모든 숙소에는 개인침대, 책상, 옷장, 에어컨, 전용 욕실이 있다. 성인은 2인1실이나 3인1실을 배정하고, 주니어 학생은 4인1실에서 룸 티처와 함께 생활한다.
■ 오후 9시30분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벨라와 루나가 침대에 눕는다. 룸 티처인 엘리사 선생님이 다시 한 번 아이들의 이부자리를 챙긴다. 그러고 보면 이곳의 선생님들은 단순한 교사를 넘어 때로는 가족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24시간 밀착생활과 학습이 가능한 게 이 연수원의 제일 큰 장점이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교사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영어공부는 물론, 외국어와 낯선 문화에 대한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 벨라와 루나도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일상 회화뿐 아니라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각 방의 불이 꺼지고, 분주했던 하루가 문을 닫는다. 아이들은 내일도 미래의 꿈을 위한 희망의 날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것이다.
#SDA교육 #필리핀연수원 #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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