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분화’ 충청, 동중한 CMM 선교단 무사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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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1.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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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웠지만 기도하며 극복 ...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한목소리
폭발 당시 화산과 가장 인접해있던 충청합회 대원과 지도교사들은 15일 오후 7시40분 제주항공 2002편을 이용해 마카오에서 귀국했다.
일행은 긴 대기와 비행으로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모두 건강했다. 일찍부터 공항에 마중 나온 부모와 가족들은 서로 얼싸 안으며 반가워했다.
충청합회 선교단은 11일까지 선교활동을 마치고, 12일에는 바탕가스 인근의 바닷가를 다녀오던 중 화산이 폭발했다. 교통이 마비되며 평소 2시간이면 넉넉히 닿을 거리를 6시간 가까이 자동차 안에 갇혀 있어야했다. 비처럼 쏟아지는 화산재를 보며 공포와 두려움에 떨었지만, 서로 손을 잡고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대원 엄지영 양은 “오전만 해도 화산이 폭발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구름이 버섯모양으로 피어오르며 장관을 이뤄 감탄했을 정도로 평온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화산재가 쏟아지며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거 아닌가 걱정돼 무서웠다. 동생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하면 다 이뤄주신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배건휘(덕산교회) 군은 “화산이 터지자 갑자기 빽빽하게 들어선 자동차의 행렬로 도로가 무척 많이 막혔다. 좁은 차 안에서 불편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무섭지는 않았다. 찬미를 부르니 용기가 났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하셨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에 만난 필리핀 아이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알고, 하나님을 열심히 믿었으면 좋겠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공동욱(홍성교회) 군은 “CMM에 5년째 참가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 솔직히 많이 놀라고 떨렸다. 그런데 다 같이 손을 잡고 기도하면서 찬양하니 기적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기도의 응답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 중학교 2학년이어서 CMM은 올해가 마지막인데,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동생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선미(세종행복교회) 양은 “엄마아빠를 만나니 이제야 한국에 온 게 실감이 난다”고 안도의 한숨의 내쉬었다. 이 양은 “차 안에서 길이 빨리 열리길 간절히 기도했다. 마음이 정말 조마조마했다. 기도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이번에 고생은 했지만, 정말 보람이 있었다. 벌써 다음 CMM을 가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친구 권예나(천안성정동교회) 양은 “처음 보는 화산에 무섭고 두려웠지만, 기도로 극복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걸 배웠다. 간절히 기도하면 이뤄진다.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원들을 인솔한 어린이부장 김윤호 목사는 “화산이 폭발할 거라는 예보가 전혀 없었다. 대낮인데도 한밤중처럼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워지고, 와이퍼가 무용지물이 될 만큼 화산재가 쏟아졌다. 모두 처음 겪는 상황이라 놀라고 긴장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손을 잡고 찬미하며 기도했다. 앞서 선교지에서 보낸 경험이 아이들을 영적으로 성장시켰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목사는 “솔직히 어른들도 심적으로 동요되는 순간이었다. 온통 막힌 길을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 비행기가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을지 모든 게 걱정됐다. 하지만, 찬미를 부르고 기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어른들이 용기를 얻고 힘을 냈다”고 기특해했다.
부모들은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신앙이 한 뼘 자랐을 것으로 기대하며, 보호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세종시에서 3시간을 달려 공항에 왔다는 이종문(세종행복교회) 장로는 “처음에 소식을 듣고 무척 놀라고 걱정했다. 특히 정보를 검색하다 화산재가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기사를 보고 염려가 됐다. 제발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지 산 경험을 했으리라 본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믿음이 쑥쑥 자라고, 봉사도 많이 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숙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예슬 양의 어머니 김연희(대전삼육초교회) 집사는 “이번 일행 중 나이가 제일 어리다. 그런 상황에서도 차 안에서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그사이 믿음이 얼마나 자랐는지 알 수 있어 감사했다. 자녀들을 선교지로 보내놓고, 부모도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이번 계기를 통해 이 아이들은 ‘평생 선교사’가 될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마달피삼육수련원장 엄기중 목사는 “위험하고 경황이 없는 중에도 대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관련 절차를 진행한 스텝들에게 감사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고, 하나님의 보호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각별한 것인지 느꼈을 것이다. 이 마음을 평생 안고 살아가길 바란다.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개척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 ‘활동 전면 취소’ ... 동중한 CMM 선교단 귀국
앞서 이날 오후 5시20분에는 동중한합회 CMM 선교단 1진 5명이 아시아나항공 702편으로 귀국했다. 동중한 선교단은 필리핀에 입국하던 당일, 화산이 폭발해 훈련 및 봉사활동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전격 귀국을 결정했다. 공항에는 합회 청소년부장 홍병길 목사와 가정봉사부장 박선경 목사가 나와 일행을 맞이했다.
김유진 양(가평교회)은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목사님과 선생님들이 계셔서 많이 놀라거나 걱정하지는 않았다. 마닐라의 호텔에 머물며 성경을 공부하고 영상을 통해 설교말씀을 들었다. 봉사하러 갔는데, 그냥 돌아오니 무척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언니와 함께 참가한 서진 양도 “선교를 하지 못해 섭섭하다. 내년에 다시 가고 싶다. 화산이 언제 또 폭발할지 모른다고 하는데, 아직 현지에 남아 있는 분들이 안전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 두 딸과 함께 CMM 활동에 나섰던 어머니 김선경 집사는 “음료수 캔 위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어 약간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화산재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구름의 색이 달라지고, 흙비가 내렸다. 곧 눈과 목이 금세 따가워졌다. 밤사이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지진이 몇 차례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집사는 “다행히 이튿날 아침에는 구름이 걷혔다. 그러나 화산재가 눈처럼 소복이 쌓여 있었다. 화산이 언제 폭발할지 몰라 안전을 위해 귀국을 결정했다. 예기치 않은 비상상황이지만, 아이들이 자칫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도록 단어나 어휘 선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분진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현지 목사님과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한 스텝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예정했던 일들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만나고, 우리의 믿음이나 신앙생활을 더욱 굳게 다질 수 있어 의미 깊다. 우리가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결국 하나님의 인도와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배웠다. 그분의 말씀에 더욱 순종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돌아왔다”고 웃음 지었다.
합회 어린이부장 윤현호 목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놀랄까봐 (화산 폭발에 대해)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마닐라의 호텔에 도착한 후 뉴스를 보여주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지 설명했다. 우리가 안전하게 나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고, 그 사이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도우셨는지 하나하나 짚어주자 아이들 모두 이해하고 납득했다”고 되돌아봤다.
윤 목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원들에게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소극적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이번에 고학년은 저학년 동생들을 이끌어주고, 저학년은 불평하지 않고 의젓하게 잘 따라주었다. 여기서 배운 지혜와 경험을 서로의 교회와 가정 그리고 학교에서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동중한 CMM 2진은 이튿날 오후 아시아나항공으로 귀국했으며, 마지막 대원과 인솔교사들이 17일 새벽 5시 무사히 도착했다. 이 밖에 활동을 마치고 세부와 보홀 등지에서 문화체험을 했던 서중한합회, 영남합회, 호남합회 대원들은 자체 일정에 따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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