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청학교회 ‘주민참여 헌혈’로 생명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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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3.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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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커뮤니티와 협력 운영 ...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한목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헌혈자가 급감하고, 혈액공급이 부족하게 되자 이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헌혈문화 확산을 위한 취지에서다. 오는 3월까지 전국 5개 합회 및 지역교회, 각급 기관별로 일정을 수립해 참여한다.
그런 가운데 지난 7일 안식일 오후에는 서중한합회 청학교회(담임목사 허윤기) 성도들이 헌혈 릴레이를 펼쳤다. 청학교회의 이번 행사는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협력한 캠페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 교회 성기열 집사는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헌혈자가 줄어들며 혈액보유량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주민들의 헌혈운동을 제안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그는 약 한 달 전 수혈을 받아야 할 환자가 있어 혈액원에 긴급하게 혈액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듣고 사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꼈다. 혈액이 부족하다는 뉴스를 보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마침 교단적으로 헌혈캠페인을 전개하는 중이어서 교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적잖은 성도들이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라며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도 자신이 활동하는 다른 커뮤니티와 SNS에 알리며 동참을 호소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상황이 이런데 꼭 지금 해야 하냐”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성 집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위생관리만 철저히 하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더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헌혈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마을 외곽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진행됐다. 오전에는 주민들이, 오후에는 주로 청학교회 성도들이 줄을 섰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지원자들은 헌혈버스와 멀찍이 떨어져 대기했다. 서로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가급적 대화를 삼갔다. 버스에 오를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발랐다. 체온 측정도 빠뜨리지 않았다.
성도들의 표정은 밝았다. 권순연 집사는 “언제부턴가 해보고 싶었는데, 이제껏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처음 했다. 수혈 받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건강한 피를 전하고 싶어 며칠 전부터 물을 많이 마시는 등 건강관리를 했다. 나의 작은 참여가 누군가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다음에도 기꺼이 참여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엄마와 딸이 함께 베드에 오른 가족도 있었다. 우은옥 집사와 딸 김유빈 양은 생명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다는 김 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헌혈을 했는데, 오늘은 가까운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엄마 말씀을 듣고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인지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집사는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한 아이가 기특하고 고맙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중에 헌혈을 하게 돼 마음이 좀 더 뿌듯하다. 감염 때문에 염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그런 부담은 없다”고 미소 지었다.
정윤식 장로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참여했다. 평소에도 헌혈을 자주 해 왔는데, 오늘은 각별한 느낌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헌혈자가 줄고 있어서 걱정이다. 생명을 나누는 일이므로 건강한 분들은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허윤기 담임목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활동이 위축되고, 심리적 공포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감동을 받는다.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전국의 재림성도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77명이 지원해 해외여행 경력, 빈혈, 약 복용 등 헌혈에 참여할 수 없는 사유로 탈락한 인원을 제외한 55명이 함께 했다.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사람도 있었지만, 지나던 길에 현수막을 보고 발길을 옮긴 아파트 주민 등 새로 유입된 수도 많았다.
청학교회 지역사회봉사회는 현장에 탁자를 갖춰놓고 헌혈자에게 손소독제와 포도즙 등을 선물했다. 또 취지에 공감하는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각종 먹거리와 선물을 대신 증정했다. <가정과 건강> 무료 구독자 신청을 받아 간접선교의 접촉점을 만들기도 했다.
성기열 집사는 “커뮤니티에 헌혈을 제안한 후 일주일 만에 ‘역사’가 이뤄졌다. 진행자로서 큰 감동을 받았다. 장소를 개방해주신 교회와 자원봉사를 해주신 청학교회 지역사회봉사회 회원들, 그 누구보다 헌혈에 동참해주신 모든 주민과 헌혈증을 기증해 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성도들의 헌신과 나눔이 살기 좋은 마을 공동체를 넘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작은 밑거름이 되는 훈훈한 안식일 오후였다.
■ 교회나 기관, 개인과 단체 중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봉사 및 구호, 기부활동을 펼치는 곳은 재림마을 뉴스센터(kbtlove@kuc.or.kr)로 제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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