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발을 만지는 봉사단’의 신년헌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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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2.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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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사역 실천하며 선교 디딤돌 놓는 ‘좋은 이웃’ 다짐
벽면에는 발반사구 일람표를 넣은 대형 현수막이 걸렸고, 짙은 황갈색 조끼에는 ‘좋은 이웃봉사회’라고 쓰여 있다. 이들은 서중한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 산하 비영리단체 ‘발을 만지는 봉사단’ 대원이다. △스포츠 및 유관단체와 업무협약 체결 △디딤돌 선교 △외방선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은 단장 김만장 장로의 지도로 발관리교육을 진행하는 날. ‘선배’들은 발을 내어맡기고, ‘후배’들은 실습한다. 서로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전용 풋크림을 바르고, 오른손으로는 발뒤꿈치를 받친다. 적당한 힘을 주어 왼손엄지로 견골 사이를 자극한다. 아직 손놀림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한다. 각 부위를 일컫는 전문용어가 낯설지만,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한다.
김만장 장로는 혹여 서툴거나 잘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살피며 꼼꼼하게 챙긴다. 교육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모두 얼마나 열정적인지 한겨울인데도 금세 이마에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발에는 우리 온 몸이 다 들어있다고 하죠? 발을 건강하게 관리하면 신체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마사지를)천천히 하세요. 빨리하는 게 잘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하는 게 잘하는 겁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세게 하지 말고, 부드럽게 하세요”
무릎부터 발목, 발바닥과 발가락까지 순서대로 배우다보니 차츰 손에 익어간다. 시간이 흐르며 자신감이 붙는 듯하다. 혹, 잘 모르는 부분은 마주 앉은 선배가 친절하게 알려주니 더욱 든든하다. 게 중에는 현재 스페인에서 축구유학 중인 동생의 몸관리를 돕기 위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열혈 형’도 있다.
어느새 여기저기서 “캬~ 시원하다”며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거칠었던 발이 부드러워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 같다.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벌써 효과를 본 것 같다”는 반응이다. 아프다며 살짝 엄살(?)을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표정에는 웃음이 한가득이다. 발의 피로뿐 아니라, 경직됐던 분위기도 스르르 풀린 것 같다.
한 참가자는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런데 무척 신기하다. 발관리가 단순히 피로회복뿐 아니라 신체의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또 다른 이는 “거친 발을 어루만지면서 예수님의 정신(겸손)을 배우는 것 같다. 가족과 지인을 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도구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배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도에 이만한 도구가 없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유의할 점만 잘 지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라도 할 수 있다. 심지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에게도 봉사할 수 있다. 발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전문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으니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짧은 쉬는 시간이 끝나자, 이번에는 선배와 후배가 자리를 맞바꿨다. 손에는 전용 풋크림을 듬뿍 바르고, 오른손으로는 발뒤꿈치를 부드럽게 받친다. 잔잔한 미소 너머로 다시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한편, ‘발을 만지는 봉사단’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신년 헌신회를 열고, 마음의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집회는 신입 단원 소개 – 사업현황 및 회계보고 – 2020년 상반기 사업계획 논의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사역에 첫 발을 내딛는 신입 단원과 기존 단원들의 기술력을 업그레이드를 위한 교육도 진행했다.
자리를 같이한 서중한 평실협 총무 원윤성 장로는 “각자의 환경과 사정은 서로 다르지만, 생업을 뒤로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 여러분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의 활동에 하나님의 축복과 영광이 늘 함께 하길 기도하며 응원하겠다”고 인사했다.
단장 김만장 장로는 “우리는 모두 주님을 사랑하고, 더 나은 봉사를 준비하기 위해 모였다. 같은 신앙과 믿음을 갖고,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해 주시는 여러분에게 대단히 감사드린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우리의 활동이 선교의 디딤돌이 될 것을 확신하며 각오를 새롭게 하자. 설령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를 천국 백성으로 키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자”고 강조했다.
‘발을 만지는 봉사단’은 올 전반기 동안 태안교회, 서울남부교회, 철원교회 등 지역교회와 필리핀 1000명선교사훈련원, 크로아티아 올림픽조직위원회 초청 봉사 등 국내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봉사단 초청 및 교육을 원하는 교회는 단장 김만장 장로(☎ 010-5882-3006) 편으로 문의하면 자세한 사항을 안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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