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대면 삼가면서도 TMI ‘아이디어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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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3.2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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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 ... 나눔활동으로 간접 선교 돌파구 마련
이런 가운데 다양한 아이디어로 간접 선교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교회와 기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연합회는 지난 16일부터 방역봉사를 펼치고 있다. 임부장 등 3인1조로 그룹을 편성해 연합회와 시조사, 본부교회, 사택 인근의 상점과 주택가 등에서 소독 활동을 하는 것. 이들 기관이 위치한 동대문구는 얼마 전 교회와 PC방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이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활동은 주변의 칭송을 받았다.
봉사자들은 아드라코리아 조끼를 입고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 위생장비를 착용한 후 마을 구석구석을 소독했다. 방역을 실시하던 중 만난 구청 직원들은 “주택가와 대학가가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탓에 방역이 더욱 중요한 지역인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다. 역시 재림교회!”라며 감사의 인사와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경북 봉화군에 있는 춘양교회(담임목사 조기상)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곳이지만, 오히려 지역사회에 도움을 나눠주면서 훈훈함을 더했다. 봉화군은 요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며 23일 현재 7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관계 공무원들의 과로와 피로도가 상당히 쌓일 수밖에 없다.
이에 춘양교회는 감염 예방과 방역을 위해 애쓰고 있는 봉화군보건소와 춘양면사무소,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등 주요 관공서를 찾아 직접 구운 빵과 과일, 두유, 견과류 등 먹거리 약 250인분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천연 손청결제(100ml x 1100개)를 만들어 함께 기증했다. 손청결제를 받아든 공무원들은 “교회에서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는 사실이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성도들은 “오랜 만에 TMI(Total Member Involvement) 운동을 실천할 수 있어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동호리교회(책임자 박현주)는 면 소재지의 매우 작은 교회. 전담 목사도 없이 장애인과 노년층 성도들이 한데 모여 복음의 등불을 밝히고 있다. 안식일 평균출석생이 채 30명이 되지 않을 정도의 소규모 농촌 집회소다. 하지만 이처럼 연약한 공동체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도와 귀감이 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이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그동안 점심식사를 주로 마을회관에서 해결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마을회관이 폐쇄됐다. 대부분 연로한 노인인데다 마땅한 교통편도 없어 시장이나 마트를 가는 게 꽤 큰일이 됐다. 동호리교회 성도들은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노인들을 위해 떡과 김, 과일, 두유 등을 넣은 ‘먹거리 패키지’를 준비했다.
이 교회에 출석하는 한국연합회 가정봉사부 안재순 부장은 “평소 같았으면 교회로 초청해 점심식사를 나눴겠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어 안식일 오후에 나눠줬다. 마음 같아선 반찬을 만들어 드리고 싶은데, 여력이 되지 않아 그렇게는 못했다. 그러나 미력이라도 도울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천안동부교회(담임목사 주성로)는 지난 23일 교회가 위치한 동남구 원성2동에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저소득 주민들에게 사용해 달라며 천연 손청결제 200개를 현물 기부했다. 이혜경 동장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보내주셔서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인접한 직산새하늘교회(담임목사 윤세수)도 샌드위치와 채식만두 등을 만들어 주변 구도자와 초신자, 독거노인 등에게 전했다. 교회는 이와 함께 ‘사랑의 마스크’를 손수 제작해 인근에 사는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아기두유지원 사업도 평소처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요즘 같은 위기의 때,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꼭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활동을 기획했다. 성도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예배로 대체되고, 소그룹도 자주 모이지 못해 아쉽지만 전화나 메신저로 꾸준히 구도자 관리를 하는 등 열심히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남양주시 청학교회(담임목사 허윤기)는 최근 500㎖ 사이즈의 천연 손청결제 300개를 만들어 주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비치했다. 이 교회는 아파트 단지에 둘러 싸여 있어 이러한 봉사가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큰 감화를 끼쳤다. 앞서 사랑의 헌혈 릴레이와 손청결제 1000개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던 터.
위에 소개한 이들 교회의 활동에는 한 가지 숨겨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지역 주민들과의 직접 대면은 가급적 삼가면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했다는 것이다.
춘양교회와 천안동부교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손청결제를 자신들이 직접 배부하지 않고, 관공서에 맡겨 지역민들에게 적절히 제공되도록 했다. 동호리교회는 마치 택배처럼 대상자가 집에 있는지 먼저 확인한 후, 문 앞에 선물을 두고 초인종을 누르거나 전화로 연락해 받도록 배달했다. 물론 전화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청학교회는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사전 주문을 신청 받아 희망하는 단지에 손청결제를 거치했다.
청학교회 허윤기 목사는 “최근 들어 천연 손청결제를 만들어 나누는 교회가 많다. 그런데, 아파트나 공용주택은 집집방문을 하며 직접 전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미리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필요한 곳을 조사했다”고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대면 전달방식은 순수한 선행의 의도와는 달리, 자칫 감염에 노출되거나 전파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같은 간접 노출방식은 최대한 접촉을 줄이면서도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기치 않은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신앙생활이 위축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심리적 무력감이 커지지만, 이렇듯 생각과 방법을 찾으니 선교 현장에 새로운 활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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