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럽연합 온라인교회의 ‘ZOOM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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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6.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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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베를린 등 15개 도시에서 60여명 동시접속
노트북 스피커를 타고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찬미 반주가 흘러나왔다. 곧 함민호 목사가 영상을 통해 예배에 함께한 모든 성도를 반갑게 환영했다. 이날 ‘유럽연합 온라인교회’의 안식일 예배는 그렇게 문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유럽 각국에서는 국경을 폐쇄하고, 도시 간 이동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3월 이후 지금까지 확진환자만 약 20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18만2000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많은 교회가 집회를 중단했고, 성도들도 현장 예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유학생 등 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시작한 온라인교회가 현지 성도들의 신앙적 구심점이 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모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하나님의 약속과 치유 그리고 회복을 바라보며 말씀 안에서 서로 의지와 용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보편화된 비대면, 비접촉 사회에서 새로운 전도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예배의 첫 기도에서 안동형 집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지만, 이 기간이 단순히 생활에 부담이거나 고난으로 작용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한 순종과 소망의 기회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각 가정에서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성도들의 모습이 모니터 위에 비쳤다.
어린이설교는 영국 쉐필드대학에서 유학 중인 문호준 집사가 맡았다. “어린이들은 앞으로 오세요”라는 인사가 마치 지역교회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그는 하늘 새 예루살렘 도성의 상상화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시선을 붙잡았다. 사진이 바뀔 때마다 아이들은 화면 앞으로 한 발짝 더 바짝 다가섰다. 문 집사는 “이 열두 진주문을 지나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과 어린이들이 보여준 연합찬양은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 여러 악기의 아름다운 합주에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각자 있는 곳에서 화음을 맞췄다. ‘바라보라. 하나님 보여주신 그 능력’이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저마다 있는 곳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였다. 국경과 공간, 세대를 넘어선 찬양의 멜로디가 사이버 공간을 은혜로 물들였다.
설교는 권정행 목사(북아태지회 청지기부장)가 맡았다. 그는 출애굽기 15장26절 말씀을 인용한 말씀에서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재림의 징조는 국지적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예수님의 오시는 발자국 소리를 듣는 듯하다. 그러나 앞으로 더 커다란 환란이 닥쳐올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오! 주여 오시옵소서’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어 “마지막 때, 짐승의 표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과 명령에 순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분의 계명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말씀에 따라 실천해야 한다. 주님의 뜻대로 살기로 결심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 그러면 그분께서 우리를 영원한 하늘나라로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시 뒤, ‘행복한 안식일 되세요’라는 자막이 떴다. 박지언 집사(오스트리아 한인교회)의 사회로 안식일학교가 시작됐다. 그 사이 시간은 약 1시간20분이 흘렀고, 동시접속자는 유럽 전역 15개 도시에서 60여명으로 늘었다. 게 중에는 이젠 손님이라고 소개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쩍 가까워진 사람도 있고, 타 교파의 권사도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참여한 새 신자도 보였다.
한때 피해가 극심했던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살고 있는 이대범 집사는 이 시간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홀로 외롭게 지내다 이렇게 만날 때면 마치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난 듯 살갑다. 지난 일주일 사이,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돕고 인도하셨는지 간증을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유익하다. 성도들은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인사했다. ‘환영’이라고 쓴 손팻말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이 예배를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는지 정성이 가늠됐다.
박지언 집사는 “특창을 들으면서 눈물이 났다. 우리가 비록 지금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시대에도 우리가 특별하고 알맞은 방법으로 경배할 수 있도록 친히 움직이고 계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도 실시간으로 예배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말씀과 교제 속에서 마음이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안식일학교는 ‘삼행시’를 지어 은혜를 나누는 순서로 꾸몄다. “오늘 참 좋은날입니다. 이 안식일에 유럽 온라인교회를 찾아주신 이태리, 잉글랜, 비엔나, 져머니, 헝가리, 코리아 가족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코로나로 모두 힘든 시기였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늘 감사한 하루하루 같습니다. 오늘은 삼행시로 그 축복을 나누어 보아요!”라는 문장에서 제시어에 따라 각자 짧은 시를 지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 나의 사명이며 / 님과 함께 이루고 싶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지만 / 태초에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 우리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모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헝가리로 왔습니다 / 가라해서 왔는데 / 리턴하고 싶습니다. 비엔나로, 하늘나라로’
여기저기서 재치 넘치는, 그러면서도 진심이 담긴 ‘작품’이 소개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적극 참여했다. 아이들도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했다. 서로 잘했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박수와 웃음소리가 함께 터져 나왔다. 거리는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모두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듯했다. 온라인이어도 순서를 진행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약 3시간여 동안 진행한 이날의 온라인예배는 “사랑합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라는 인사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길이 없으면 만든다’는 말이 떠올랐다. 김광일 집사(오스트리아 한인교회)는 “각국 정부의 강력한 행정조치로 거의 모든 공중 집회가 취소됐다. 그런 가운데 각지에 흩어진 한인 성도들이 한데 모여 진리 안에서 서로의 믿음을 지키고, 신앙을 성장시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위기 가운데 기회를 찾고 있다. 성령께서 길을 보이시고,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순종하며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온라인교회는 이번 주 안식일에도 모일 것이다. 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교과공부를 시작한다.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집회 소식을 알지 못한 채 혼자 외롭게 예배를 드리는 유학생이나 유럽 거주 한인 성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 오스트리아 한인교회 함민호 목사 연락처
이메일: simplicity78@hanmail.net
전화: (+43)676 8332 2260(현지)
휴대폰: 010-9286-5055(카카오톡 연결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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