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온 편지①] PCM 연합 한국어캠프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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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8.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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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 대만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역”
2300만 인구가 사는 대만. 강력한 민간신앙으로 북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선교가 어려운 곳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교회 역시 사회문제가 겹치며 노령화와 저출산 현상이 심각합니다.
대만은 역사적으로 산족인, 원주민이 먼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72년의 짧지 않은 선교역사를 갖고 있는 대만 재림교회 또한 대부분의 교회가 산상에 분포돼 있습니다. 전체 인구 중 3%에 불과한 원주민이 재림교회 구성비의 70%를 차지합니다.
워낙 민간신앙의 영향이 강한 상황에서 재림기별 또한 대부분 원주민 전도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림교인 6000명 중 원주민이 4000명이나 되는 반면, 인구의 97%를 차지하는 한족은 2000명에 불과합니다. 80명의 목회자 가운데 한족은 10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원주민과 한족의 불균형이 교인 비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사회의 주도적 인구가 교회에서는 소수에 불과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껏 한족 선교가 그만큼 등한시되어 온 탓이기도 하지만, 원주민은 원주민에게만 전도하는 이유가 주된 요인입니다. 16개 토착 부족으로 이뤄진 원주민은 주로 부족 간 선교에 치중하고, 부모가 자녀에게 전하는 신앙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PMM(Pioneer Mission Movement Missionaries) 개척선교운동과 PCM(Public Campus Ministries Missionaries) 캠퍼스선교운동은 대만선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들은 비교적 대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선교에 힘씁니다. 대만 재림교회의 어려운 해결과제인 도시선교의 최일선에서 복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만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정작 전도에서는 소외됐던 한족과의 접촉점이 늘어나고, 복음을 전하는 경우도 증가하게 됩니다. 바울처럼 대도시를 향한 선교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복음전도에 임하는 선교사가 바로 이들입니다.
PCM은 비삼육 대학교 재학생을 위한 캠퍼스선교사운동입니다. 2014년 대총회 대학선교부가 ‘예수를 따라, 그분의 사명을 가슴에 품고,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표어로 내걸고 시작했습니다. 2019년 처음 파송된 PCM 선교사들은 대만 재림교회의 고령화와 도시선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생선교라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파견됐습니다.
PMM과 PCM은 한류문화를 이용한 창의적인 전도로 대만선교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무료 한글교실이나 한국요리학교는 지역사회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인근 대학가를 찾아 한국어 동아리와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며 이웃에게 친근한 호감을 사고 있습니다. 이처럼 선교 대상자의 관심을 채우는 감화력사업으로 많은 구도자들이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대만도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교회 역시 새로운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한국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대만 정부는 한국 여행을 금지했습니다. 급기야 한국인들의 대만 입국도 강력하게 통제했습니다. 이 때문에 선교사들이 가는 길마다 이전에 없던 경계심이 드러났습니다. 그러한 선입견 속에 한국어교실 학생수도 반 토막 났습니다.
그동안 PMM 교회는 매년 여름방학이면 비교적 많은 활동을 해 왔습니다. 평소 만나는 한글반 청년들과 대학생을 초청해 하나님의 말씀도 전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캠프’가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올해로 벌써 3회째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계획했던 한국의 봉사팀이 코로나19로 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돌출했습니다. 올해는 캠프를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백준 목사(신주금성교회 담임 / PMM 16기)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인적자원을 활용해 최선을 다해 진행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대학생 선교를 함께하는 중부의 베이툰교회(담임목사 권순범 / PMM 14기)에 전화를 하고, 이들 교회에서 캠퍼스 사역을 통해 만나는 두 대학의 학생들을 먼저 초청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이어 대학생 선교를 하는 교회를 찾던 중 타이동교회(담임목사 김병섭 / PMM 17기)와 따리교회(담임목사 양희원 / PMM 17기) 그리고 핑동교회가 합류하며 5개 교회가 함께 캠프를 준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캠프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고, 준비하려면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소모적 활동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화잇 선지자의 권면에 주목했습니다.
‘아무 예배당에도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 모든 도시에 많이 있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장막 집회에 이끌린다. ... 많은 이들이 죄를 깨닫고 회심을 경험하였다. 그들이 자신의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으로 붙잡을 때, 습관의 굴레는 깨어진다. 죄에 사로잡힌 방종을 버림으로 그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유인이 되며, 하나님의 자녀된 자유 안에서 기뻐하게 된다. 이것이 모든 장막 집회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이 방법을 통하여 수천 명이 그리스도께로 나아오게 될 것이다’ <교회증언> 6권 71페이지.
말씀에 의지해 의기투합한 5개 교회는 함께 기도하고 머리를 맞대 회의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우선 자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다행히 북아태지회 PCM부(부장 김낙형)에서 필요 경비의 1/3을 지원했습니다. 타이베이 브랜치오피스 스티븐 우 목사는 자국 청년들을 키우는 이 가치 있는 캠프를 돕겠다며 팔을 걷었습니다. 부족한 자금을 각 지역교회가 헌신하여 캠프가 가능하도록 힘을 실었습니다. 곳곳에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동한 보이지 않는 이들의 헌신과 순종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프로그램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적자원 마련은 더욱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번에는 신주금성교회, 베이툰교회, 핑동교회에서 사역하는 6명의 PCM선교사들이 나섰습니다. 각 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선교사들의 추천으로 20여명의 소그룹 조장을 선발하고, 서로 기도하고 의논하며 치밀하게 하나하나 준비했습니다.
캠프를 앞두고는 각 지역 대학생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형 집회의 개최가 어렵고, 대학교회에 들어가는 게 조금 까다로운 상황이었지만, 선교사들은 4주간 소그룹 캠퍼스전도회를 진행했습니다.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고, 찬양하며 가까워진 대학생들을 캠프로 초청했습니다. 한국어에 관심 있는 학생도 불러 모았습니다. 그 중에는 목회자와 성경공부를 하며 침례를 결심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난달 12일부터 15일까지 난토우현 위츠향에 위치한 대만 삼육건강센터에서 제3회 한국어 캠프가 열렸습니다. 모두 75명이 참석했는데, 그 중 절반이 넘는 40여명이 구도자였습니다. 집회를 마치며 4명이 침례를 결심했고, 많은 청년이 예수님을 더욱 알기 원한다며 각 교회의 성경공부에 참여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캠퍼스선교를 통해 만난 학생이었습니다. 국립 칭화대학교(신주금성교회), 국립 타이중과학기술대(베이툰교회), 국립 핑동대학교(핑동교회), 국립 타이동대학교(타이동교회), 아주대학교(따리교회) 등 이곳에서는 꽤 우수한 학교의 학생들입니다.
강사로 수고한 양희원 목사는 ‘행복 메시지’라는 주제로 전한 강의에서 우리의 시작점인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과 창조, 인간을 향한 그분의 사랑과 구원의 계획 그리고 유일한 길 되시는 하나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기적 등 실제적이고 감성적인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증언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높은 집중력으로 말씀을 경청하며, 저마다의 존재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많은 청년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반응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소그룹도 의미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소망 없이 살아가던 젊은이들이 예수님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하며 가치관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각 소그룹의 조장으로 봉사한 청년들은 앞으로 자신의 교회와 캠퍼스에서 영적 리더로 성장할 훈련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캠프의 마지막 날 수영장에서 진행한 침례식은 거듭남을 입는 본인뿐 아니라, 현장에 자리를 같이한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미 침례를 받은 청년들이 자신의 친구를 인도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참가자도 모두 나와 이들의 새로남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을 더욱 알기 원한다고 고백하며 나아오는 청년들을 바라보며 살아 있는 말씀의 권능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 우리 인생의 방향과 목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선교사가 이들을 만나기 위해 보냄을 입었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PCM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조력이 캠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흥미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한국어 수업을 준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석자들을 도왔습니다. 몸이 불편한 참가자의 휠체어를 밀며, 성실하게 봉사하는 모습은 절로 고마운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이들에게 대만의 대학생들은 단순한 참가자가 아닌, 구원받아야 할 선교 대상이었습니다. 그만큼 진심을 다해 주어진 임무와 역할에 임했습니다.
자신이 캠퍼스에서 만나고 복음을 전하며 직접 인도한 친구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받아들이고 거듭나는 모습을 보며 이들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캠프의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곳곳에서 아낌없이 봉사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이처럼 이번 한국어 캠프의 모든 과정에는 하나님의 인도와 돌봄이 있었습니다. 최적의 날씨를 준비해주셨고, 아름다운 장소와 넉넉한 재정도 보내주셨습니다. 그동안 자생력이 약했던 대만 청년들이 소중한 배움과 성장의 경험을 쌓은 점은 큰 소득입니다. 등록부터 소그룹 리더, 찬양 팀까지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봉사를 주도하며 진한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대만의 재림교회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임을 생각하면 더욱 가치있습니다.
이제 대만은 방학에 들어갑니다. 어쩌면 이들에게 더 많은 유혹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제는 방학 기간 중 이들이 신앙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사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만 PMM 선교사와 PCM 선교사들은 이 사업이 현지 재림교회의 미래를 살리고,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역사와 방법을 통해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캠프 뿐 아니라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수고하는 모든 선교사와 가족들에게도 고맙습니다. 대만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마음을 모아주시는 고국의 성도들에게도 고개 숙여 인사를 전합니다. 끝으로 이 귀한 사역을 후원해주신 북아태지회 PCM부에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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