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농민] ‘망고보다 맛있는 망고포도’ 조규용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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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10.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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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농법으로 재배한 샤인머스켓 ...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향
그사이 등교 수업이 재개되고, 농가를 돕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농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재림농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재림마을 뉴스센터>는 재림성도가 재배하는 농산물을 소개하고, 독자들과 직거래 할 수 있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
‘달다!’ ‘맛있다!!’
이 말 밖에 달리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 포도송이가 입으로 들어갈 때마다 절로 눈이 동그래졌다. ‘글로 이 맛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주인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혼자서 슬금슬금 주섬주섬 눈치 없이 앉은 자리에서 한 송이를 순식간에 죄다 먹고 말았다.
기자가 ‘시골집농원’(구 하늘빛농원)을 찾았던 날, 조규용 장로(함창교회)와 권태희 집사 부부는 비닐하우스에서 샤인머스켓 수확에 한창이었다. 청포도의 일종인 샤인머스켓은 씹을수록 망고 향이 난다해서 ‘망고 포도’로도 불린다. 포도 특유의 산도가 낮고, 즙이 많은데다 껍질 채 먹을 수 있어 인기다.
여기에 비타민C, 비타민K, 비타민B6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면역력 개선이나 감기 예방, 피부 미용, 혈액 응고,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 특히 철분과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 빈혈 개선, 심장 및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그 밖에 마그네슘, 철분, 칼륨 등의 영양분도 많다.
농장이 위치한 경북 상주시 함창읍은 ‘농업의 도시’로 불린다. 조 장로 부부는 이곳에서 터를 일구고 살아온 ‘평생 농군’이자 ‘천상 농군’이다. 특히 20년 전부터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워왔다. 일손이 많이 가고, 실패 확률이 높아도 그에 푹 빠져 오랫동안 친환경농업을 고집했다. 최근에는 발효한 호밀을 퇴비로 삼는 미생물 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토양에는 미생물이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유기농과 미생물을 결합한 농법으로 재배한다. 작물에 미생물만 풍부하게 제공해도 병해충의 절반은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언젠가부터 농사는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래서일까. ‘시골집농원’의 샤인머스켓은 맛있다. 단순히 맛있는 게 아니라, 품질이 월등하다. 측정기로 당도를 재보니 20brix 가깝다. 일반 캠벨 품종이 대개 14~16brix인 것에 비하면 얼마나 진하고 뛰어난지 가늠할 수 있다. 알도 굵고 탱글탱글하다. 식감은 아삭하고 과육은 단단하다. 신맛이 없어 자꾸 손이 간다. 입 안 가득 달콤하고 향긋한 포도내음이 퍼진다.
왜 사람들이 줄서서 주문하고, 고정 단골이 많은지 알겠다. 입소문이 나면서 택배물량과 거래처가 계속 늘고 있다. “한 번 맛 본 사람은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집에서만 배달해 먹는다” “이렇게 맛있는 과일은 태어나 처음이다”라는 댓글이 결코 과장이나 허언이 아니다. 이렇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으면서 5-6년 전부터는 공판장에 내지 않고, 아예 직거래만 한다. 맛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에서다.
농가를 찾으면 ‘가족들이 먹을 거라 생각하고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런데, ‘시골집농원’은 실제로 그렇다. 온 가족이 오며가며 하루에도 두세 송이씩은 꼭 먹으니, 아마 파는 것보다 식구들 먹는 양이 더 많을 거란다. 그러니 안전한 재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껍질까지 먹는 과일이어서 더 그렇다. 그게 이 농원의 장점이기도 하다.
조 장로 부부는 자신들이 생산한 먹거리가 누군가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하는 일이라 믿는다. 그것이 재림농민으로서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래서 배송을 할 때마다 상자를 앞에 놓고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런데, 이들 부부가 정말 행복해 보였다. 표정이 무척 밝다. 마치 생산자의 ‘행복 바이러스’가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 같았다.
“포도가 익어가는 모습을 볼 때나, 수확할 때마다 하나님께 정말 감사하죠. 그리고 물건을 받은 분들이 너무 좋고, 맛있다며 고맙다고 할 때마다 농민으로서 보람을 느껴요. 소비자의 인정을 받는 생산자라는 자부심도 들고요. 다음에도 최선을 다해 더 맛있게 지어보자는 각오도 생깁니다”
실제로 소비자 중에는 고맙다며 직접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이가 많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면서도 상주 지역에 폭우가 내리거나 궂은 일이 있으면 안부를 묻는 이들도 심심찮다. 심지어 “이렇게 맛있는 과일을 보내주셨으니 가만있을 수 없다”면서 지갑벨트 세트나 믹서기 등 ‘포도값보다 더 비싼’ 선물을 보낸 사람도 있다. 그만큼 서로에게 신뢰가 쌓였다.
사실 농사가 고되고 힘들어 그만 둘까 생각하다가도, ‘시골집농원’ 과일 아니면 못 먹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올해도 맛있는 포도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쉽게 그만두지 못할 거 같다. 소비자들과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한 가족이 된 듯하다.
포도를 재배하다보면 신앙적으로 배우는 점도 많다. 아내 권태희 집사의 말이다.
“예수님을 참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라고 하잖아요? 포도를 수확하다보면 같은 나무에도 좋은 송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녀석들이 있거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안에서 잘 익은 포도송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과연 나의 삶과 신앙의 열매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맛일까’ 생각하죠. 해를 더할수록 더욱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거 같아요”
부부는 이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신앙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특히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재림청년들의 안정적 정착을 돕고 싶다. 다음 세대가 신앙 안에서 함께 생활하며, 같은 목표를 이뤄가길 바란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재림농민 공동체를 꿈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면서 시골생활을 고민하는 재림성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농사를 마냥 목가적이거나 낭만적인 것으로 여기고 무작정 도전하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적어도 1~2년은 현장에서 배우면서 고생할 각오를 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포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술을 가르쳐줄 수 있으니까 혹시 귀농에 관심 있는 재림청년이 있다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돕고 싶어요”
‘시골집농원’의 샤인머스켓은 요즘 출하가 한창이다. 내한성이 강하고 저장성이 좋아 저온에서는 최대 3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겨우내 주문 가능하다. 조기 출하가 아닌, 완전히 익은 포도만 수확해 배송한다. 꼼꼼하게 아이스박스에 포장하는 정성도 믿음직스럽다. <네이버>에서 ‘시골집농원’을 검색하면 된다. ‘상주 특산품’ 감과 포슬포슬한 유기농 감자 등 다른 작물도 구입할 수 있다.
■사업자 정보
상호명: 상주 시골집농원(구 하늘빛농원)
소재지: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구향7길 29 (우: 37110)
주문 및 문의: ☎ 010–9209-4415
이메일: gmlxornj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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