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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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트렌드로 보는 재림교회(2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크리스천’이란 말이 생겨났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신앙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처럼 근래 미디어 환경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미디어가 대중을 만나는 방법이 점점 ‘개인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기독교 OTT 플랫폼으로는 영어권을 중심으로 9개 언어로 서비스하는 ‘라잇나우미디어’(rightnow MEDEA)가 있다. 국내 기독교 OTT로는 ‘퐁당’(fondant)이 있다. 이들 OTT 플랫폼은 설교, 간증, 찬양, 기독 영화, 성경공부, 선교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만 놓고 본다면 재림교회 공식 사이트인 <재림마을>에도 대동소이한 영상 콘텐츠가 있다. 그러나 이들 OTT 플랫폼이 일반 사이트와 다른 점은 사용자 개인의 행동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해 그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런 차이점으로 인해 <재림마을> 사이트를 ‘OTT 플랫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개인의 선호도에 맞는 콘텐츠를 분석해 제공하려면 AI(인공지능) 기술은 필수다.
챗GPT 등장 이후, 종교계에도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앱들이 생겨났다.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앱인 ‘prega.org’에 접속하면 이탈리아 성인 ‘비오 신부’ 챗봇과 대화하고 기도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 성경을 기반으로 기독교적 답변을 해주는 ‘주님AI(현 초원)’가 나오자, 이에 질세라 불교에서는 대장경을 토대로 대답하는 ‘스님AI’가 등장했고, 유교의 ‘논어AI’도 있다.
이와 같은 AI 종교 앱의 장점은 개인이 던지는 비정형화된 질문에 해당 종교의 입장을 학습한 AI 앱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대답해 준다는 것이다.
기자는 기독교 앱인 ‘초원’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선 “아침형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였다. 5초도 되기 전에 대답이 올라왔다. 화면의 제일 위에는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누워 있겠느냐’로 시작하는 성경절이 있고, 밑에는 적절한 권면이 첨부됐다. 마지막에는 기도문으로 마친다.
이어 영어로 “How can I be a better person?”(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했다. 즉시 적절한 대답이 돌아왔다. 모든 대답은 ‘성경절 - 관련 조언 – 기도문’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
교리적으로 민감한 질문도 던졌다. “재림교회는 이단인가요?”라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후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것처럼 일주일에 하루를 따로 정하여 하나님을 공경하고 예배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
“제칠일 안식일”이 아니라 “일주일 중 하루를 따로 정하”면 된다는 대답은 그동안 개신교회에서 해왔던 주장을 해당 앱에 그대로 학습시켰기 때문이다. 본지가 진행한 설문에서 ‘AI 기반 앱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무엇입니까’란 질문에 응답자의 70%가 ‘진실과 오류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실제 테스트해본 결과,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안식일교회는 이단인가요?”라는 질문을 재림교회가 개발한 ‘재림교회 GPT’에 물으면 ‘초원’ 앱이 대답한 것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해준다. 이처럼 AI 종교 앱은 그 앱을 개발한 주체에 따라 특화된 내용을 학습해 정보를 내놓는다. 대문에 다른 교단 앱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AI 종교 앱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그 편의성 때문이다. 민감한 질문도 피하지 않고, 시간과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고난과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설교를 준비하려고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한 사람을 3명 찾아줘”라고 질문하면 몇 초 안에 해당 성경 인물들을 소개해 준다. 그중에는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사례도 있을 수 있다. 이런 편의성 때문에 평소 특정 앱이 제공하는 대답과 정보에서 도움을 얻었던 사람은 그 앱의 다른 대답도 신뢰하게 된다.
AI가 종교단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2019년 2월 23일, 일본 교토의 한 사찰에서 로봇 관음상인 ‘마인더’의 첫 법요가 있었다. 20여 분 진행된 법요에서 마인더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승려들에게 설법했다. 승려들은 로봇 관음상 앞에 엎으려 절을 하며 예를 갖췄다.
AI 기술을 이용해 가상의 성직자를 만들고 실제 사람과 같은 느낌의 음성을 갖게 하고 적절한 조언을 하게 하는 것이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종교적 상황에 대한 바른 판단과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본지 설문조사에서 ‘인공지능이 종교단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이 56%였고, ‘인공지능이 성직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70%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AI 기술을 도입하는 분야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본지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교회 안에서 챗GPT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극 활용될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교회 행정 전산화’ ‘회계 및 예산관리’ ‘신앙훈련 및 교회교육’을 1-2-3순위로 꼽았다. 같은 맥락의 질문으로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에서도 ‘교회 행정 전산화’ ‘회계 및 예산관리’ ‘교회생활안내’가 우선순위에 꼽혀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도들은 AI가 실제적인 성직자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외 분야에서는 AI 기술 활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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