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사회 기부전도사’ 홍명기 장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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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1.08.2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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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의 사회적 책임 다한 한인사회 리더” 추모 이어져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4일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제막 20주년 기념행사를 주관하고, 총영사관저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한 후 귀가했으나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져 이날 밤 로마린다대학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결국 입원 나흘 만에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54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정착해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대표적 한상. UCLA 화학과를 졸업하고 유명 기업에 취업했으나,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음을 실감하고 51세의 늦은 나이에 산화방지도료 제조사인 듀라코트를 설립했다. 이후 30년 만에 산업건축용 특수페인트 부문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에 오르는 성공 신화를 이룩했다.
듀라코트는 창업 10여년 만에 연간 2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건축용 철근에 내구성을 높여주는 특수코팅재 ‘세라나멜’ 등을 생산하며 미국시장 점유율 1위, 세계 ‘빅5’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9년 매각한 듀라코트는 올 1월 완전 인수인계를 완료했다.
사업가로 입지를 굳힌 고인은 “기부문화야말로 선진국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한인사회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데 앞장섰다. 2001년 사재 1000만 달러를 털어 ‘밝은미래재단’(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M&L 홍 재단’의 전신)을 세웠다. 이를 통해 차세대 지도자 육성, 젊은 기업가 지원, 장학 및 사회복지사업 등 교육과 장학사업을 펼쳤다.
또 미주 흥사단 사업을 후원해 LA에 도산로 거리 지정과 도산 안창호 동상 건립을 주도하는 등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을 전면에서 도왔다. 폐교 위기에 처한 남가주한국학원의 회생과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해 힘을 실었고, LA 대한인국민회관 복원, ‘전쟁영웅’으로 불리는 김영옥 대령 현양 사업 등 재미동포사회 숙원 사업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재외동포 경제인들의 축제인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국내 청년들을 위한 장학사업과 해외취업 지원 등에도 앞장섰다. 최근에는 사회공헌재단 ‘글로벌한상드림’을 설립해 초대 이사장을 맡았고, 세계한상대회 리딩 CEO 포럼의 명예 공동의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 밖에 모교인 UCLA대학과 라시에라대학,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 등에 거액을 쾌척했다. 그가 한인사회와 교육기관, 봉사단체에 기부한 액수만 무려 2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1년 한국 정부로부터 민간인 최고훈장인 대한민국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아내(고 서영옥 여사 / 2020년 8월 별세 / 삼육보건대 9회 동문)를 통해 재림기별을 받아들인 그는 생전 “나도 이제 삼육가족이자 동문”이라며 삼육대와 삼육보건대에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을 희사했다. 삼육대는 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후학양성에 헌신한 그에게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요한관 대강당을 ‘홍명기 기념홀’로 명명한 바 있다. 또한 로마린다교회의 수석장로로 봉사하며 성전건축 등 믿음과 헌신의 모본을 보였다.
한편, 홍명기 이사장의 부음이 알려진 미주 한인사회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갑작스런 비보를 접한 한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인은 한인들의 정체성 교육, 차세대 인재 양성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한인사회 여러 방면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가 해외 한인사회에 기여한 업적은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높다”고 애도했다.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도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한인 커뮤니티의 큰 어르신이자 존경받는 지도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고 추모했다.
#홍명기장로 #M&L홍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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