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중에 핀 꽃’ 선교 70돌 맞은 성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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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1.12.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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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봉사로 미래 비전 세워가는 신앙공동체 자리매김
거친 파도를 헤쳐 달려온 배는 사흘 만인 1월 14일 밤 9시, 성산포항에 도착해 일행을 안전하게 내려놓았다.
며칠 뒤인 1월 20일 오전. 피난민들은 성산동국민학교 교실에 모였다. 제주에서의 첫 안식일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어려운 난국에도 복음전도의 의지를 꺾지 않고 성산포, 신양리, 오조리, 고성리에 정착해 진리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흐른 1월 26일, 성산서국민학교(현 동남초등학교)의 한 교실을 터 ‘위생병원’을 개원했다. 2월 10일에는 공식으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깃발을 꽂았다. 11일부터 3월 3일까지 약 3주 동안 성산포 통조림공장에서 수양회와 대전도회를 열었다. 역사상 제주 최초의 공중집회였다. 전국에 내린 비상계엄령과 뿌리 깊은 미신사상으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5~6명의 구도자를 얻었다.
이때부터 성도들은 교회건축의 뜻을 품었다. 이후 4월에는 고성리 2741-7번지(현재 동류암로 33번지)에 예배당 신축을 위한 기초공사를 시작했고, 5월에는 돌로 건물을 쌓았다. 드디어 그해 12월 9일, 42평의 돌로 쌓은 성전을 헌당하며 주께 드리는 감격적인 예배를 가졌다.
피난민들은 1952년 9월과 1953년 3월 사이에 모두 상경했고, 대여섯 명의 교인과 어린이 둘이 남아 교회를 지키게 됐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홍은선 씨가 1955년 8월 침례를 받고, 이금란 집사(2021년 6월 5일 작고)와 함께 교회를 돌봤다. 홍 씨는 1959년 3월부터 예배소장의 직무를 맡아 봉사했으며, 1964년 성산집회소가 교회로 승격되면서 초대 장로로 안수를 받았다.
이렇게 성산교회는 전란 중 피난 온 재림성도들의 헌신으로 세워진 복음의 등대다. 1956년 초대사역자 정창생 전도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마승룡 목사에 이르기까지 역대 23명의 목회자가 시무하며 성도들과 함께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
성산교회의 역사에서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한 봉사는 빼놓을 수 없는 사역이다. 안식일 오후 분교는 물론, 어린이성경학교, 지금의 삼육지역아동센터는 엄마의 품속처럼 따뜻한 돌봄을 제공했다.
2004년 12월 문을 연 삼육아동센터는 지금까지 16년 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의 방과후교육을 지원해왔다. 현재도 강혜경 센터장을 중심으로 34명의 초등학생과 중등생들을 돌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교회와 협력해 식당 리모델링, 운동장 울타리 놀이시설 등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애썼다.
2014년 5월에는 LA 해외선교단의 의료진(내과, 치과, 교정)을 초청해 성산읍 주민을 위한 무료진료 활동을 하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오조리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의 낡은 방충망을 교체하고, 칼갈이 봉사를 제공해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성산교회는 이제 새로운 선교비전을 그린다. 우선 초대 교회 정신을 이어받아 선교와 지역사회 봉사를 통해 주민의 필요를 채워주는 공동체가 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삼육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되려 한다.
또한 교사와 대원을 중심으로 패스파인더 사업을 활성화해 봉사는 물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경험하면서 복음사명을 다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부모세대를 대상으로 문화교실을 개설해 자녀교육세미나, 상담, 요리교실, 건강교실, 음악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승룡 담임목사는 “지난 7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생각해볼 때, 한마디로 참사랑의 신앙정신을 이어온 공동체였다”고 되짚고 “예수님 재림의 그날까지 열심히 복음을 전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로 날마다 거듭나겠다. 우리가 오직 주님께만 영광을 돌리며 부흥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성원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제주성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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