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이재민 돕기에 팔 걷은 최영진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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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2.04.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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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품 ‘춘천 감자빵’ 1억6000만원 상당 무상지원
최 장로는 아들 부부와 함께 양구읍 하리농공단지에서 씨앤엘영농조합을 운영한다. 이곳에서 만든 감자빵은 춘천의 카페(감자밭)에서 판매하는데 벌써 지역의 명물이 됐을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생김새가 영락없이 밭에서 금방 캐온 포슬포슬 감자 모양인 이 빵은 쫀득한 특유의 식감과 고소하고 진한 맛으로 평일에도 줄을 서서 사야 할 정도로 인기다.
감자를 통째로 으깨 넣어 담백하고 은은한 달콤함이 일품이다.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로 빚어내 그야말로 ‘겉쫀속촉’이다. 게다가 순 우리 농산물로 만든 건강식품이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서 유사 제품이 등장했지만, 감히 원조의 맛을 따라올 수 없다. 원재료부터가 다르다.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깊이가 있다.
전상철 목사는 통화를 끝낸 즉시 동해, 삼척, 울진 등 피해지역의 동료 목회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날 저녁, 양구까지 달려온 해당 지역 목회자들의 차량에는 ‘춘천 감자빵’이 한가득 실렸다. 그리고 이튿날 각 지방자체단체와 피해주민 지원단체에는 이들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봉사회 이름으로 기증됐다.
최영진 장로는 산불이 커지자 양구군에 이미 1000상자(시가 3300만원 상당)를 기부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교회를 통해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한다면 실의에 빠진 이재민은 물론, 관계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에게도 힘이 되리란 생각에 선뜻 결정했다. 지역사회에 재림교회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직간접적으로 선교효과가 생긴다면 더 바랄 나위 없었다. 그렇게 전체 900상자(시가 2900만원 상당)의 ‘춘천 감자빵’이 각 지역교회의 이름을 달고 후원됐다.
안 그래도 매년 크고작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 왔던 그다. 코로나가 정점을 향해 치달을 때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고투하고 있는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팔을 걷기도 했다. 이번에도 언론이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그 양이 훨씬 많다. 시가로만 약 1억60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최 장로는 ‘어떻게 이런 선행을 결심하게 됐는지’ 묻자 “처음에 산불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척 안타깝고 무거웠다. 그래서 회사 차원의 기부를 생각했고, 기왕 하는 김에 재림교회의 이름으로 지원하면 지역사회에 그리스도인의 따뜻한 손길이 우리 교회와 성도들을 통해 전달될 수 있을 거 같아 그렇게 했다”며 동기를 전했다.
그는 “업무차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이다. 요즘도 산불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를 지날 때마다 가슴 한쪽이 아리고 안쓰럽다. 동해안은 대부분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인간의 한순간 부주의와 실수로 수백 년 가꿔온 자연환경이 하루아침에 파괴된다는 게 무척 안타까웠다. 그런데, 내가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이거 밖에 더 있나”라고 기부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을 대신해 밤낮없이 진화에 매달려 고생하는 소방관과 공무원 등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줄 수 있다면 흔쾌히 그렇게 하리라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밀려드는 주문과 생산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직접 차를 몰고 산불진화 현장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작은 빵 한 조각이지만, 수고하시는 분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소방대원들이 ‘이 유명한 빵을 여기서 먹을 줄 누가 알았겠냐’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까 그 자체로 몇십 배 값어치의 보상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무척 좋아하셔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뿌듯하고, 감사했죠”
최 장로와 씨앤엘영농조합은 평소에도 양구교회와 함께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성도들이 일손을 보태 빵을 굽고, 정성스레 포장해 시장상인들에게 나눠주는 감화력사업을 펼친다. 끼니도 거른 채 장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아침식사 대용으로 제공한다. 이전에는 3년 정도 반찬봉사를 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중단되면서 아쉬웠던 터다.
그는 “성도들이 단합해 하나의 일을 추진하니,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어떤 힘이 느껴진다. 그런 활동이 없을 때는 교회에 나와도 뭔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작은 사역이라도 일을 자꾸 만들자고 했다. ‘감자빵 나눔’ 활동은 당분한 지속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최 장로는 회사경영도 마찬가지로 본다. 그는 “복음사업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의미 없다”고 단언하면서 “요즘 ‘지속가능한 경영’이 업계의 화두인데, 결국 정답은 하나님 사업에 동참하면서 이뤄가는 기업인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다. 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돈을 ‘쓸모’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불은 이제 다 진화됐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재민에게로 향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말씀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낙담 되더라도 인생이 여기서 끝난 건 아니니 절망 중에도 하늘을 바라보길 권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춘 조언이다. 그 역시 IMF 당시 처참하게 실패했었다. 그러다 친환경유기농재배에 눈을 떠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때는 재림농민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으로 봉사하며 화학비료와 농약 없는 자연적 영농법으로 재림농가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시쳇말로 농사의 ‘농’자도 모른 상태에서 고향을 떠나 이곳까지 흘러왔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최악의 상황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뜻밖의 계기가 될 때도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심기일전하길 간절히 응원합니다. 새로운 계획이 또 다른 삶의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한번 열심히 살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재민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물론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만, 재림성도들은 재난이나 어려움이 닥치면 이웃의 고통을 나누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룩한 사명을 지닌 백성 아닌가”라면서 재림교인의 사회적 기여와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그러면서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작은 일부터 실천하길 바란다. ARS 전화 한 통이라도 참여하다 보면 보람을 느낄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선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과 용기가 될 수 있다. 재림교인이 가진 선(善)의 영향력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장로는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더 힘쓸 계획이다. 아직 창립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어서 여력이 크지 않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를 향해 나눔의 손을 내밀려 한다. 자리가 잡히면 자체 선교회도 꾸려볼 마음이다.
한편, 씨앤엘영농조합은 농촌기업에서 꿈과 미래를 펼쳐갈 사원을 모집한다. 귀농이나 귀촌 인구도 환영한다. 무엇보다 재림청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사세가 확장하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직 외에도 인사.총무 파트 등 사무직 직원도 필요하다. 좀 더 자세한 사항은 ☎ 070-4224-7839번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춘천감자빵 #씨앤엘영농조합 #최영진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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