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아의 안식처’ 부산 매실보육원 폐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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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3.03.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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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법 따라 20평 이상 강당 의무적으로 갖춰야
부산광역시 진구 당감동에 위치한 ‘매실보육원’(이사장 박진숙)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홀로 남은 아동들을 구하기 위해 설립한 아동보육 시설이다.
전란 중이던 1952년 5월 고 최매실 이사장이 자신의 사재를 들여 오갈 데 없는 125명의 전쟁고아를 껴안으면서 사회복지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70년간 3000여 명의 아동이 따뜻한 돌봄을 받으며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다. 여러 명의 목회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설립자 최매실 여사는 1900년 평남 용강에서 출생했다.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거리의 아이들’을 사랑과 헌신으로 거둔 인물이다. 특히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독립자금을 지원하고, 안중근 의사가 삼성학교에서 강연하다 체포되자 남편을 통해 풀어주도록 힘쓴 일도 있다. 일경의 포위망을 피해 자신의 집으로 피신한 안 의사를 보호해 주고, 노자를 챙겨 피신시킨 일화는 지금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15세에 하나님을 만나 신실한 크리스천이 된 그녀는 신사 참배를 거부하다 체포된 기독교인을 석방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이처럼 예수의 마음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살아가던 최 여사는 1952년 어느 날 교회를 다녀오던 길에 초량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결국 이들을 키울 결심을 했다.
수중의 돈으로 미군으로부터 군용천막 2개를 급히 구해 수정동 산꼭대기 빈터에 세웠는데, 그것이 지금의 ‘매실보육원’이 되었다. 현재는 딸 박진숙 이사장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미 깊은 시설이 올 7월이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보육원은 20평 이상의 자체 강당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한 신설 ‘아동복지법’ 때문이다.
법령의 기준에 의해 강당을 증축하고, 오는 6월까지 사용허가를 승인받지 못하면 시설 폐쇄에 대한 행정명령이 집행된다. 최악의 경우 폐원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강당을 짓기 위해서는 1억7000여만 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부산 동구 지역주민과 관계자들의 후원이 이어져 현재까지 1억2000여만 원이 모금됐다. 하지만 아직도 5000만 원이 부족하다.
만약 보육원이 문을 닫으면 현재 이곳에 살고 있는 8명의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 친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형제자매와 헤어져 낯설고 힘든 환경에 놓이고, 다시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혼란을 겪어야 한다. 원생들은 계속 ‘매실보육원’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보육원 역시 이를 걱정하면서 “지금도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인데 이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국내외에서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온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김익현)는 ‘매실보육원’ 지원을 위한 모금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드라 측은 “재림기별에 의해 설립하고 운영해 온 ‘매실보육원’의 아동들이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은 절실한 필요다. 아드라가 가진 가치를 통해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드라는 성금모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6월 이전에 건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원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아드라코리아 후원담당자(☎ 02-966-9550)나 영남지역본부(☎ 053-654-1764)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 매실보육원 강당 증축 후원 안내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602-043128 (사)아드라코리아
후원금 영수증을 원하실 경우 후원금 입금 후 아드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문의: 조홍준 재무 ☎ 02-329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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