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튀르키예] 아드라 김용인 국장의 현지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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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4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 2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재민과 피해주민들의 신음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지지부진한 복구에 날씨까지 더워지며 고통은 더욱 커졌다. 어느덧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도 초기에 비해 뚝 떨어졌다. 튀르키예에 파견돼 구호활동 중인 아드라코리아 김용인 국장이 현지 소식을 보내왔다. - 편집자 주 -
지난 2월 6일,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21세기 들어 6번째로 큰 인명피해를 불러온 자연재해였다. 피해 지역이 서부 아다나에서 동부 디야르바키르까지 직경 450km에 이를 만큼 위력이 강력했다.
인구 125만 명이 거주하던 튀르키예 최남단 하타이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도시의 절반 가까운 약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만큼 끔찍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와 구호단체가 마련한 임시보호소(쉘터)에서 살고 있다. 보호소라고는 하지만 말 그대로 텐트다.
하타이주에서도 피해가 제일 컸던 곳은 인구 20만 명의 안타키아이다. 우리에게는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곳이다. 현재 안타키아는 도심 중심 지역 30%의 건물이 완전 붕괴되거나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하고 있다. 또한 30%는 건물의 절반 이상이 무너져 내렸다. 나머지 건물은 곳곳에 금이 간 상태로 위태롭게 서 있다.
이런 이유로 도심에 거주하는 주민은 10%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건물을 철거하는 인력과 중장비 그리고 건물 잔해를 도시 외곽에 버리기 위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는 트럭이 이 도시의 상처를 고스란히 말해준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먼지는 안타키아와 이곳 주민들의 불확실한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더욱 암담하다.
튀르키예 위기관리청(AFAD)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도시 곳곳에 임시 거주촌을 마련해 지낼 곳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든 주민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다. 때문에 일부 시민은 임시 거주촌으로 옮기지 않고, 자신의 집 마당이나 마을 단위로 삼삼오오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임시 거주촌으로 옮기지 않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거주지(집)를 떠나 옮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에서다. 언제 복구되어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도 AFAD에서는 텐트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이외 기반 시설에 대한 지원이 없어 더욱 막막하다. 정부가 제공하는 임시 거주촌에 입소할 경우 화장실과 식수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지원되지만, 개별 임시보호소까지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후 지난 3월까지는 추운 겨울 날씨가 이어졌다. 혹한에 수많은 이재민이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히 어린아이와 노약자, 임산부 등의 고통이 컸다. Adventist Foundation과 아드라코리아의 구호팀이 도착한 3월 중순만 해도 초겨울 날씨가 느껴지는 정도였다. 그런데 불과 3~4주가 지난 지금, 이곳 안타키아의 한낮 기온은 섭씨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임시 거주촌의 텐트와 컨테이너 하우스는 그늘이 되어줄 나무 한 그루 없이 강렬한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숙소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다. 더운 날씨에 모기, 파리 등 벌레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족한 화장실과 식수 시설 등으로 인한 위생과 건강 문제가 불거지며 우려를 더한다. 학교는 대부분 휴교 상태이며, 향후 운영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드라인터네셔널은 지진이 발생하자 지난 2월 8일 별도의 비상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들은 도착과 동시에 한국인 목회자가 대회장으로 봉사하는 서아시아대회와 논의해 현지 NGO 단체로 등록된 Adventist Foundation과 협력 활동에 돌입했다. 튀르키예에는 아드라가 공식 조직되어 있지 않은 탓이다.
이들은 우선 아다나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피해조사 및 긴급구호 등을 추진했다. 지진 발생 초기부터 3월 초까지 한 달여 동안 아드라인터네셔널과 Adventist Foundation은 공동으로 식량과 생활용품을 패키지로 한 긴급구호물품을 하타이주 내에 있는 8000여 명에게 지원했다.
아드라인터네셔널이 철수한 3월 중순부터는 아드라코리아 및 한국과 미국 등에 거주하는 개인과 단체의 도움으로 Adventist Foundation이 계속해서 구호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3월 22일부터 4월 14일까지 3주 간 안타키아 지역 이재민에게 식량키트 408개, 생활용품 키트 407개, 식수 119개, 아침식사 키트 43개, 텐트 6동 등을 긴급 지원했다. 또한 성인용 기저귀, 학습교재 등 이재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Adventist Foundation의 지원 방향은 정부에서 지정한 대규모 임시 거주촌이 아닌, 마을단위로 분포한 사각지대의 이재민이다. 미처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을 찾아 나선다. 아울러 일괄적인 물품 전달이 아닌 장애인, 치매노인 등에 대한 성인용 기저귀 지원,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 대한 학습교재 지원 등 미흡하지만 개별화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화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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