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재림교회 첫 대체복무 허용 결정
현역 정주마, 예비역 박성훈 씨 ... 교정시설서 대체복무
한국 재림교회 처음으로 군 대체복무 수용 사례가 나왔다. 지난 14일 대전 병무청에서 열린 대체복무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현역 대체복무 신청자인 정주마 씨(삼육대 신학과 3)와 예비군 대체복무 신청자 박성훈 씨의 대체역 편입을 최종 의결했다.이로써 현역 대상자인 정주마 씨는 대체복무로 36개월을 교정기관에서 근무하게 된다. 일반적 군 복무의 두 배의 기간이다. 예비군 대상자인 박성훈 씨 역시, 통상 1박2일로 끝나는 예비군 훈련을 3박4일간 교정시설 봉사로 대체한다, 최종 심사를 위해 20명이 넘는 심사위원과 조사관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심사에는 대체복무 신청 당사자인 정주마, 박성훈 씨가 출석했다. 그들의 변론을 돕기 위해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장 최윤호 목사와 신명철 변호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심사관들의 질의 내용에 따라 대체복무 신청자들이 대답하기도 하고, 최윤호 목사와 신명철 변호사가 대답하기도 하는 등 특정한 순서 없이 진행됐다. 앞서 두 차례 심사가 있었기 때문에 최종 심사에는 앞선 심사 자료만 가지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재림교회의 대체복무 신청 사례가 처음이라 심사위원회는 교단에 여러 자료를 요청했고 신명철 변호사의 도움으로 대부분 자료가 준비됐다. 그리고 이날은 당사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추가 질의가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여호와의 증인’이나 다른 종교에 비해 대체복무를 결심하고 준비한 기간이 짧은 것을 지적하며 진실성을 검증하려 했다. 질문은 주로 현역 입대 예정자인 정주마 씨에게 집중됐다. 이에 정주마, 박성훈 씨는 개인의 신앙관과 군 복무관에 대해 당당하고 분명하게 소신을 밝혔다. 최윤호 목사와 신명철 변호사는 재림교회는 교단 설립 초기부터 비무장 비폭력을 강조하는 신념을 가져왔음을 설명했다. 한 시간가량의 심사가 끝나고 심사위원들만의 최종 논의를 거친 후 두 시간쯤 지나 당사자들에게 대체복무가 허용됐다는 사실이 문자메시지로 통보됐다. 이로써 6월 26일 사실조사와 7월 23일 사전심사에 이어, 최종 심사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된 심사가 약 두 달 만에 완료됐다. 대체역 편입 인용이 결정된 후, 정주마 씨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상 무기를 소지하는 것이 옳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대체복무의 길이 충분히 열려 있으니 한 번쯤은 고려해보기를 바란다”라고 후배들에게 권했다. 박성훈 씨 역시 “살인과 폭력을 준비하는 훈련이라면 그것은 하나님께 속한 훈련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성령님께 기도하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두 사람의 변론을 도운 신명철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그간 많은 재림청년이 집총이나 안식일 문제 등으로 고초를 겪어왔으나, 이제는 제도적으로 구제와 보호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소중한 사례”라고 인용 결정의 의미를 짚었다.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변론에 참여한 최윤호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와 재림청년들을 위해 특별한 은혜를 베푸셔서 재림청년의 대체복무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길이 열리게 됐다”라고 환영하고 “앞으로 우리의 생명 존중과 비무장 군 복무관이 잘 전달되고 소개돼 더 많은 재림청년이 평화주의, 생명 존중의 신념을 갖고 당당히 대체복무를 신청함으로써 신앙양심에 따라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체복무 규정이 신설된 이후 ‘여호와의 증인’의 대체역 편입 인용결정 비율은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