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독 해소할 전문 프로그램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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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숙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3.03.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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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역이 사회에 의미 있는 공헌으로 이어지도록”
최근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고독사 등 개인의 고립 및 관계 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생애 주기와 삶의 양상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와 사회적 고립의 강도는 각각 다릅니다. 청년층은 취업상태와 연관되어 있으며 노년층은 낮은 수입, 소득의 불안정성, 건강문제와 관련 있습니다.
여기에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고, 고용률의 감소와 실업자 증가로 이어져 가정경제에 타격을 입은 가정들은 심한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중년 남성은 고독사 위험도가 제일 높은 계층으로 분류됩니다. 이혼, 기러기 생활 등 가족해체로 1인 가구가 된 이들은 사회적 고립에 가장 취약한 그룹으로 꼽힙니다. 이제 외로움과 고립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 국가가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공동체의 문제라는 것이 세계적 인식입니다.
2018년 영국은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해 고독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일본도 2021년 고독대책 담당 장관을 임명해 고립되어 있거나 단절될 위험이 있는 사람, 코로나19 유행으로 소득이 감소한 계층,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과 미혼모, 40~50대 남성, 히키코모리를 주요 정책대상자로 설정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정책 대상을 주로 독거노인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제 다양한 유형에 따른 차별적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정책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교회 안팎으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겪는 대상을 발굴해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사역입니다.
서중한합회는 얼마 전 코로나19 사태 관련 목회자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팬데민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영적으로 타격을 입은 가정이 파악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이 중 ‘파악을 완료했다’고 답한 교회는 39%, ‘진행 중’이라고 답한 교회는 55%,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교회는 6% 였습니다. 파악했다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영적 돌봄 메뉴얼을 제공해야 합니다.
영적 돌봄은 △성경 말씀 나누기 △피돌봄자와 예배드리기 △함께 기도하기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확신시키기(요한1서 1:9) △피돌봄자에게 세족예식, 성찬식 베풀기(장기 환자, 거동이 불편한 자, 임종을 앞둔 자 등 포함) △비록 돌봄자라 하더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도록 연계하기 △문자메시지, 기도문 공유, 말씀암송 등 영적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활동 전개 및 참여하기 △성경과 예언의 신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 △돌봄자가 경험한 하나님 사랑 나누기 △가능한 많이 축복하기 △찬미가나 복음성가를 부르거나 듣도록 권장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렵거나 거창한 사역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1인 가구 정책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의 사회적 정신적 건강문제’를 4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첫 번째는 외로움군(45%)입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관계망에 적극적 수요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함께하길 원하지만 맺을 기회가 없는 유형입니다. 교회 문화프로그램이나 소그룹에 초청하고, 일자리가 있다면 연계해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음료나 빵 등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유휴공간이 있다면 이들이 편하게 와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진로나 취업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1인가구정책사업 및 1인가구지원센터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한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고립군(10%)입니다. 블루칼라가 대부분이고 소득수준이 낮습니다. 이들은 관계망에는 소극적 수요를 보이나 건강관리 욕구가 높습니다. 중장년 비율이 높고 스스로 관리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건강한 노후 준비와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는 프로그램, 건강세미나 등에 초청하거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외로움 우울군(5%)입니다. 관리전문직, 실업자가 많았으며 경제적으로나 정신건강에도 취약했습니다. 공유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는 그룹입니다. 이들을 위해서는 마을 밥상(동네의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대접), 생일상 챙겨드리기, 식생활 지원 생필품 전달 및 주기적인 안부전화, 말벗, 교회 학생.청년반과 연계한 자서전 대필 프로그램, 웰다잉 프로그램 교육, 치매예방교육 등 실버사역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고립우울군(3%)입니다. 관리전문직이며 화이트칼라가 대부분입니다. 소득수준이 높으며 적극적 여가생활을 즐기고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고 마음건강, 멘탈관리가 필요합니다. 고립 고독 방지에 대한 수요가 있고 생활 안전에 대한 욕구가 높습니다. 특히 여행, 캠핑 등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가 큽니다. 취미 동아리, 여행모임, 성경연구모임에 초청해 그리스도인의 교제를 맛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역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들이 외로움을 이기려고 대처하는 방법은 주로 혼술, 혼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들을 위해 천연계 캠핑을 조직하고 교회 내의 안전한 캠핑장을 안내해주고 함께 친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또 이 그룹이 식생활 안정성이 가장 낮고 혼자 있을 때 결식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삼육두유 등 건강음료와 먹거리를 전달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회 내 쿠킹클래스를 열어 혼자서도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공유 키친’을 열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 패키지 레시피 등을 제공함으로서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전략을 배우는 스트레스 관리 집단상담에 초청할 수 있습니다. 우울감으로 인한 삶의 무망감이나 단절감은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 삶의 의미를 진작시킬 수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재능을 지역주민과 소외된 계층에게 나눌 수 있도록 연계하는 역할도 교회가 할 수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일요공부방, 멘티-멘토 연결프로그램, 악기교실 운영을 통한 지역주민 초청음악회, 영어회화 동아리 등 방법은 다양합니다. 현재 서중한합회에서는 9개 교회가 이러한 싱글들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바마와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의무총감(U.S. Surgeon General)을 지낸 비벡 머티 박사는 코로나19 초기 미국이 외로움의 전염병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저서 <투게더>에서 고립과 외로움으로 인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조직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증가시키고, 심혈관 질환 사망의 위험을 높이며, 면역체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고혈압,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파트너 또는 배우자, 친구, 사회적 공동체와의 연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사역자로서 재림교회는 우리 사회와 가정을 더욱 튼튼하게 관리하기 위한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단순히 문제없는 생활에 머무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즐기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얻은 활력이 사회에 의미 있는 공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때입니다.
“그대들의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그물의 망사 ― 성경 말씀의 응용 ― 의 구멍이 좁아야 하며 그 뜻을 쉽사리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복음전도> 175페이지.
아무리 인간의 지식이 위대하다 할지라도 그의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는 이상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고립과 외로움, 우울에 빠진 사람들에게 연민(憐憫)의 정이 담긴 음성과 깊은 사랑으로 진리를 감명시키는 것은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고립사회 #단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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