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탈북노인에 온정의 손길 펼친 ‘발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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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손길에 굳었던 근육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굳은 마음도 풀어지는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묻는 말에 대꾸도 않던 어르신이 어느새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제 발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나요?”
“전혀 냄새 안 납니다. 그런데 종아리가 왜 이렇게 많이 뭉치셨어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 위한 경기서부하나센터(센터장 김성남). 서중합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 산하 좋은이웃봉사회 ‘발을 만지는 사람들’(회장 김만장, 이하 발만사)이 어버이날에도 홀로 지낼 북한이탈주민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었다. SDA노인복지협회(회장 정순기)도 후원으로 참여해 힘을 실었다.
발만사 회원 10여 명은 이날 하나센터를 찾은 약 30명의 발을 정성껏 마사지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 발을 꽁꽁 싸매고 보여주는 것조차 꺼리는 노인들도 봉사자들의 친절한 권유에 조심스레 발을 내어 맡겼다.
가장 훌륭한 전도는 입소문이었다. 먼저 발마사지를 받은 선발대가 “무척 시원하다” “종아리 부기가 빠졌다”며 소감을 이야기하자 너도나도 앞다퉈 줄을 섰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열심을 낸 봉사자들의 헌신이 이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찌뿌둥한 몸이 개운해지자 어르신들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강당에서 직석 노래자랑 한마당을 펼쳐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애창곡을 열창하고, 함께 손뼉을 치며 어깨춤을 추는 모습에선 더이상 서먹함이나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껏 흥을 발산하니 입맛도 좋았다. 점심으로 준비한 보양식을 나누며 봉사자와 어르신들은 어느새 좋은 이웃이 돼 있었다. 발만사와 SDA노인복지협회가 마련한 선물꾸러미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노인들의 발걸음은 유난히도 가벼웠다.
한편, 행사에 자리를 같이한 김성남 경기서부하나센터장은 환영사를 통해 “귀한 시간 내주시고, 먼 길을 와주셔서 감사하다. 저희가 자식들을 대신할 순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발마사지도 받고, 점심도 맛있게 드시고, 마음 편히 쉬시라”고 인사했다.
김만장 발만사 회장은 “인생을 살다 보면 피차간에 고독할 수 있다. 크게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 모시고 짧은 시간이나마 즐겁게 지내고 싶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봉사하겠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라”며 강조했다.
정순기 SDA노인복지협회장은 “어르신들에게 잠시라도 마음의 평안함을 드리고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따뜻한 정을 느끼는 시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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