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포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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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상태와 상관없이 사회는 이미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었다. 성도들의 준비를 기다려주지 않고, 세상은 이미 급변하고 있다. 일부 특정 공간을 제외한 공공장소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마치 코로나19 공포가 없었던 것처럼 생활하는 이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한국 교회는 어떠한 선교적 방향성을 지향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적 자세와 태도는 무엇일까. <재림신문>이 전국 5개 합회 선교부장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동중한합회 유창종 목사
- 코로나19 사태의 상황에서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가 쓴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책이 마음을 위로해 줬다. 로마시대 165년경 1차 역병이 일어나 15년 동안 로마제국 인구의 최소 4분의1, 최대 3분의1이 사망하는 엄청난 재앙이 있었다. 그때부터 100년 정도 지나 2차 역병으로 로마시 한 곳에서만 하루 5000명씩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교회 공동체 대응이 놀라웠다. 이교도들은 아픈 자를 내쫓았고 죽지도 않은 사람을 매장했지만, 초기 기독교인은 부활 신앙으로 아픈 자를 안심시키고 위협을 무릅쓰며 모든 필요를 공급하고 섬겼다. 병이 옮아도 아픔을 기꺼이 기쁨과 평안으로 감내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한 시대, 한 사회가 어려움에 빠져 절망할 때 시대를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는 방식은 세상과 달라야 한다. 교회는 공적 책임을 갖고 신뢰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웃을 도와야 한다. 교회 스스로 공동체일 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공동체화함으로써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신랑의 오심을 기다리는 자들은 백성들에게 ‘너희 하나님을 보라’고 외쳐야 한다. 세상에 비칠 마지막 자비의 빛 곧 세상에 전파되어야 할 마지막 긍휼의 기별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 그들은 저희의 생애와 품성을 통하여 저희를 위하여 행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타내야 한다” 실물교훈, 416
■ 서중한합회 정영규 목사
- 이런 상황일수록 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은 공동체성과 공공성, 공교회성에 있다. 물론 ‘얼마나 많은 수의 침례자를 내었느냐’ ‘얼마나 많은 교인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느냐?’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교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지 못한 교회는 팬데믹 기간 동안 매우 무력했다. 교회와 연락을 끊게 되는 교인들도 다수였다. 전도는 고사하고 공예배를 회복하는 것도 매우 버거웠다.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제자훈련과 소그룹 사역 등 교인 각자가 서로에게 책임감을 갖게 하는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
공공성의 회복도 중요하다. 팬데믹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10%이상 증가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서중한합회는 지난해 여름 75개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교회 인근에 사는 구도자의 수는 평균 8.2명이고 비율적으로는 41.9%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지역교회가 지역사회와 교류가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확대해 주민들에게 돕는 자로 서야 한다. 그래야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를 따라오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오직 그리스도의 방법을 사용함으로써만 사람들을 접촉할 때 참 성공을 거둘 것이다. 구주께서는 사람들의 유익을 소원하는 분으로서 그들과 섞이셨다. 그분께서는 그들에 대한 당신의 동정심을 보여 주시고, 그들의 필요를 따라 봉사하시고, 그들의 신임을 얻으셨다. 그후에 그분께서는 “나를 따라오라”고 그들에게 명령하셨다”(치료, 143)
이 말씀을 꼭 기억해야 한다. 늦은비를 받아야 우리의 사명을 마칠 수 있다면, 그때가 멀지 않은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분명 우리 교회는 서로 협력하는 교회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영남합회 김동섭 목사
-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되돌아보면 위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의 실상을 보여 주는 거울이요, 돋보기였다.
이제 그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쌓은 담장을 넘어 소외된 이웃과 소통하는 새로운 교회로의 변화를 꾀하는 선교적 지향점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그 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성령 충만’과 그 결과인 ‘하나됨’을 우리 공동체가 갈망하길 바란다. 그런 신앙적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 충청합회 김요섭 목사
- <2023 한국 교회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한국 교회의 목회 키워드는 ‘소그룹’과 ‘감화력 사업’이라고 한다. 세상은 이미 변했다. 사회와 인간관계도 변했다. 이제 그에 맞는 소그룹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진정한 만남과 교제가 있는 공동체여야 한다. 이 안에서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소그룹이 있다면 기존 성도들에게는 영적 성장과 은사 계발에 도움이 되고, 구도자에게는 복음과 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할 것이다.
마을 목회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미 우리에게는 ‘TMI’와 ‘감화력 사업’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일을 통해 사랑받고 칭찬받는 교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재림교회와 성도들이 전하는 기별에 대해 주목할 것이다. 이웃에게 사랑받는 교회가 되고, 그들이 스스로 찾아가고 싶은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복음전파의 기회는 더욱 확장할 것이다.
■ 호남합회 김재신 목사
- 일차적 방향성은 안식일학교 활성화다. 전통적 방법뿐 아니라 4차 산업을 통해 나타나는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안식일학교의 4대 목적에 맞춘 선교적 연합이 필요하다.
한국 재림교회는 말씀연구를 통해 엔데믹 시대를 위한 선교신학을 확실히 형성해야 한다. 초기 재림교회가 ‘닫힌 문’의 사고를 극복하고 세상을 향한 열린 선교적 사명을 갖게 된 것은 말씀연구를 통해서였다. 실망해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그리스도를 만난 것도 말씀을 통해서였다. 엔데믹 시대도 마찬가지다. 우선 성경과 대쟁투 총서를 완독하고, 새로운 제자들을 훈련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안식일학교는 영혼의 목장이요, 하늘가는 문으로서 재림교회 선교의 중심축으로 거듭나야 한다.
교과반은 성도들이 영적·육적으로 교제하는 하늘가정이어야 한다. 성도들은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사람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마24:45) 주는 자들이 돼야 한다. 안식일 뿐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안교반을 하나님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양식을 나눠야 한다. 그러면 주인이 기뻐하며 그 소유를 전부 맡기실 것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선교와 봉사활동을 실천해야 한다. TMI, 명품인생학교 소그룹 전도회, 각 사람의 은사에 따른 봉사활동을 교과반이나 소그룹에서 자발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세계선교 강화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선교는 직접적인 기도와 후원, 선교사 파송 외에도 우리 곁에 있는 다문화 가족, 탈북인을 향한 사랑의 실천, ‘이음 프로젝트’ 같은 미래세대 양육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요즘 10여 명의 사람이 팀을 이뤄 10/40지역에 해외선교 봉사를 나가는 사례가 많아졌다.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참여하는 시도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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