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많지만, 기회는 없는 세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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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지난 5월 서울 평창동 대화의집에서 ‘청년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모임을 열었다. 양극화된 한국 개신교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오간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Q. 이념과 신앙의 차이를 넘어, 청년들이 연대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일까?
이영우(청년의뜰 간사):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청년들이 월 20만 원씩 5개월 동안 저축해 100만 원을 모으면, 우리 단체가 200만 원을 지원해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한 번은 교회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하는 단체에 봉사활동을 갔다. 자립준비청년들, 학교밖청소년들을 만났는데 사람을 많이 어려워하더라. 말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비영리법인의 활동가로서 갖는 고민을 우리네 교회가 얼마나 하고 있을까. 일반 사회영역에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덜하고 있는 듯하다. 기업도 ESG의 일환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좋은 사업을 많이 한다. 교회는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개 교회나 개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손 내미는 활동이 우리를 하나로 엮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임지희(기독교환경운동연대 간사): 한국 교회가 어떻게 하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감리교단 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리교단은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조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회와 지방회마다 환경위원회를 조직하고, 교단 차원에서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연대는 결국 하나의 목표를 가질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철순(기독청년아카데미 사무국장): 지난 3월 29일 숭실대에서는 ‘KSCF대학’이라는 이름의 특강이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할 때쯤 활동을 시작했기에 대학을 찾아가거나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없었다. 그사이 캠퍼스에서는 기독교청년활동이 둔화하고, 심지어 없어지기까지 했다. 유관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만든 것이 ‘KSCF대학’이었다.
기독교청년활동을 하던 청년 70여 명이 모였다. 대학생은 물론, 3040세대가 서로 생각하고 고백하는 하나님 나라의 삶을 나눴다. 그러한 대화가 우리를 뜨겁게 하고 하나로 모으는 것을 느꼈다. 우리의 이 활동은 청년의 때, 잠깐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러한 가치를 이어나가는 것이 목표다.
졸업한 청년들이 사회로 진출하며 무력감을 극복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얼마나 힘이 됐는지 모른다. 그날 모임에는 한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거나, 아예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도 있었다. 진솔한 대화의 자리가 가진 힘이다.
하성웅(EYCK 총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있다. 기독교청년단체 중 통일을 주제로 활동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되길 기원하는 일이기에 ‘연대’라는 키워드와 통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얼마 전 오키나와 평화기행을 다녀왔다. 오키나와의 여러 문제가 한반도 평화와 연관돼 있어서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통일이라고 하면 이젠 청년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이슈가 됐다. 어디 가서 말을 꺼내기도 힘들 정도다. 청년들의 생각을 전환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통일과 평화라는 문제가 얼마나 우리 삶에 치명적일 수 있는지 알려야 한다.
문형욱(기후위기독인연대 공동대표): 돌봄을 고민하고 있다. 돌봄의 영역을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것. 비단 나와 가족, 가까운 지인만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적인 면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돌봄 감수성’이라는 차원에서 연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태적 접근이 될 수도 있고, 어떻게 하면 존재를 착취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접근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성평등이라든지, 다른 젠더에 대한 평등이라든지, 이러한 이슈들이 돌봄이란 이슈 안에서 하나로 묶여지지 않을까.
김하나(향린교회 목사): 청년들과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다. 안전한 공간이란 핫플레이스 같은 단어지 않나. 그만큼 중요한 단어로 떠올랐는데, 개인의 내밀한 공간을 의미하는 것도 맞지만, 이것을 국가적인 단위로 확장해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안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으면 한다.
윤진영(높은뜻광성교회 청년부 목사): 일반 기성 교회는 그래도 아직은 자원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미 현장을 누비는 활동가들을 교회가 지원하고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동체 차원에서든 개인 차원에서든 그렇게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자은(청소년성문화센터 실무자): 누군가는 우리가 나눴던 이슈 중 어느 작은 부분을 삶의 문제로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청년들과)좀 더 동화됐으면 한다. 이런 자리에서 발언할 때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이 그들을 타자화해서 발언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으로 조언하는 형태가 된다. 그런 삶보다는 당사자로서 그들의 삶 안에서 살고 싶다.
김대현(청년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청년에게 기대는 많이 하는데, 그만큼의 기회는 없는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회의적이지만, 우리가 다정함을 잃지 않고 서로를 대하며 동시에 좀 느긋한 마음을 갖는다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한다. 당장 오늘은 아니어도 내일 혹은 내년, 10년 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며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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