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알곡같은 기별로 다가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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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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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호 편집국장 시조 1,000호 기념인터뷰에서
과월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검색 서비스, 전문화와 섹션화 강구 등 다양한 독자층의 욕구를 충족하고, ‘영원한 복음을 알린다’는 주된 목표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손윤호 시조사 편집국장을 만나 지령 1,000호 발간이 갖는 의의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시조 지령 1,000호가 갖는 의의는?
- 우선 한국 잡지 역사로 볼 때 월간지로서는 최장수 지령이라는 점을 짚어볼 수 있다. 산술적으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 물론 현재 1,600호에 이르고 있는 가톨릭의 ‘경향(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발간)’지가 우리보다 몇 년 앞서 출간했지만, 이는 중도에 주간지로 변환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순수 월간지로는 시조가 최장수다. 그런 면에서 한국 잡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잡지를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던진다.
한국 재림교회에 보내는 역사적 의의도 상당하다. 1910년 일제 압제 당시 시작해서 민족과 함께 수난과 박해의 역사를 걸어오면서도 재림교회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맥을 이어 온 점은 높이 평가될만하다. 물론 중간에 휴간도 되긴 했었지만, 다시 ‘부활’하는 끈질긴 신앙의 생명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시조가 앞으로 걸어갈 방향성은?
- 선교지로서의 위상정립이다. 재림교회에 여러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시조는 매달 10만명의 영혼과 직접 만나는 유일한 공식적 선교잡지이자, 오늘도 최전선에서 영혼들과 직접 살을 맞대는 최선봉에 서 있는 책이다. 현대진리의 기별을 담고, 전해서 온 세상을 환히 비추는 것이 우리 잡지가 나아갈 방향이자 비전이다.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조를 통해 전해지는 우리의 순수한 기별이 지금도 어딘가에 준비되어 있는 영혼들에게 전파되고, 그들이 늦은비 성령 때 돌아오게 하는 역할을 맡고 싶은 것이다. 잡지 하나만 전해줄지라도 세천사의 기별이 그들에게 용해되어 재림기별을 확신하게 하고, 일선교회 선교의 최첨단무기로 활용되어 마지막 ‘추수’하는 일에 일익을 담당하고픈 것이 모든 직원들의 소망이다.
제작진은 앞으로 교회가 시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구상하면서 편집의 큰 틀을 잡아갈 방향이다.
▲출판문화의 급속한 변화와 전자매체의 발전 등 사회변동에 따른 도전도 만만찮을텐데, 이에 따른 대응책은?
- 사실, 시조는 연세 드신 분들이 주독자층이다. 그런데 그 세대는 급격한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특히나 감각적이고 개성이 강한 젊은층의 취향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많다. 세대간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다.
이런 보수적 장년층을 주독자층으로 껴안으면서도, 적절한 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읽는 잡지와 보는 잡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현대감각의 디자인, 종이 질의 향상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된다.
역사 속에 사장되어 있는 지나간 잡지들을 유용한 선교자료화 시키고, 독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과월호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검색 서비스 등도 구상되고 있다. 매달 정성스럽게 만든 우리의 정보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선교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다변화 시대, 시조가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면?
- 시조는 일반 교양지이면서도, 세천사의 기별이라는 고유한 복음이 담긴 신앙지이다. 때문에 일반인 독자와 신앙인 사이에서 정보와 기별을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우리 기별이 많이 드러나길 원하는 교인층과 종교적 색채가 나타나면 거부하는 일반인들 사이의 요구를 절충하는 것이 편집진의 딜레마다. 그러나 ‘외투’는 바꿀 수 있지만 기별을 동포들에게 전하는 우리의 근본사명은 절대 변할 수 없다. ‘시대의 징조’와 ‘영원한 기별’을 알린다는 우리의 가장 주된 목표와 핵심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상업적, 물질적, 정치적 색채는 완전 배격하고 있다. 광고가 없는 잡지라는 점도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정제된 알곡과 같은 기별이 담긴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설 것이다.
디자인, 편집, 구성 등은 재림교회의 스타일과 현대감각에 맞게 조화를 이뤄 얼마든지 바꿔 나가겠지만, 기별을 전한다는 근본정신에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세대간 차이를 극복하고, 젊은 독자층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일텐데?
- 이 문제는 시조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전교회적 문제일 것이다. 현재의 시조는 아무래도 청소년을 둔 부모들이 보는 잡지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영상시대, 디지털 시대,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청소년들의 감각에 맞는 기사 발굴과 보다 세련된 편집 등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앞으로는 전문잡지가 선호되는 추세가 될 것으로 보아 ‘청소년을 위한 시조’나 ‘섹션화’ 등의 방안이 대안으로 강구될 수 있다. 물론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연구가치가 있다. 가정문제와 건강문제를 포함한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일정부분을 할애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편집진 보강 등 투자와 전문화도 시급하다. 미개척 분야지만 지령 1,000호 발간을 맞아 앞으로 청소년 분야 등 전문화, 섹션화 방안을 연구하겠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먼저 교회와 시조를 사랑하게 만들고, 그들이 시조를 가지고 나가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국의 10만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씀은?
- 지금까지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독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호응을 보내준 성도들의 도움과 독자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되었다. 시조가 역사와 전통 속에 우리 사회 대표적 양서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협력 덕분이다. 지령 1,000호 발간은 시조사만의 자랑이라기보다 전교인들의 합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발간 초기 어느 누구도 시조가 1,000호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재림의 준비를 가까이 하고, 우리 매체를 통해 복음을 더 널리 전파해야 할 것이라는 사명을 새롭게 다져본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아직도 승리에 배고프다”고 말했듯, 우리 역시 생명의 양식에 굶주린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고, 우리의 비전을 생각한다면 아직 ‘헝그리’다. 성도들의 마음속에 출판선교의 등불이 켜진다면 곧 한반도를 비치는 ‘수백만개’의 촛불이 켜질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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