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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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에는 눈에 보이는 성장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도 활발해집니다. 이전까지 유순했던 아이도 충동적이고 공격적 성향을 나타내기 일쑤입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달라진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온다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이 시기 아이에게서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 까닭은 뇌 발달과 연관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면 자녀와의 관계를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할 겁니다.
사춘기의 뇌는 감정 기복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한층 예민해집니다. ‘감정조절제’라 불리는 신경안정제인 세로토닌이 성인이나 아동기 때보다 40% 적게 생성됩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입니다.
안 그래도 감정이 홍수 상태라 힘든데, 세로토닌까지 덜 분비되니 견디기 힘듭니다. 감정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줄 환경이 스스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민하고 까칠하고 까다롭습니다. 이런 자녀를 키우는 것은 누구라도 어렵습니다.
사춘기의 뇌는 두뇌 각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회로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소통 과정에서 정보의 손실이나 왜곡도 쉽게 발생합니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잦은 갈등을 빚는 이유도 이 때문이지요.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아이 감정에 마냥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문제행동과 태도를 뜯어고치려고 훈계만 한다면 사춘기의 뇌는 위협을 느끼고 변연계가 과잉 활성화되면서 감정적으로 더욱 격렬하게 흥분하고 맞대응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하기 힘들어지고, 감정적 충돌이 자주 발생합니다. 결국, 서로 감정이 상해 마음이 불편해지고 같이 있으면 불안해집니다. 아니 같이 있어서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이 다소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상적인 뇌 발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여겨야 합니다.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행동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감정은 혼날 일이 아니지만,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은 반드시 훈계로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는 괜히 화가 나서 부모와 관계가 멀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의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평소 기분 나쁜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부모의 말그릇’을 점검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짜증 내고,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이유는 부모가 싫어서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듣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너는 존재만으로도 참 소중한 사람이야” 그리고 “너를 믿는다. 사랑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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