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어게인] 거제하늘빛교회의 ‘다음 세대’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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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학교를 시작하자 아이들은 반별로 흩어졌다. 적게는 대여섯 명부터 많게는 열 명 남짓까지 연령대로 나뉘어 교과책을 폈다. 그런데, 여느 교회에 비해 지도교사의 나이가 어리다(?). 올해부터 어린이반에서 봉사하는 이 교회 출신 청소년과 청년들이다. 아이들도 익숙한 듯 “우리 선생님”이라며 스스럼없이 품에 안긴다.
영남합회 거제하늘빛교회(담임목사 조현제)에서 만난 모습은 신선했다. 이 교회는 ‘달란트시장을 통한 친구 초청’ ‘영적습관 만들기 노트 작성’ 등 특화된 어린이 사업을 통해 다음 세대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년 교사들과 함께 청소년과 청년들이 어린이반을 맡아 지도한다. 지난해까지 봉사했던 부모들이 이제는 한 발짝 물러나 이들을 보조하고 섬기는 역할을 한다. 아직 경험은 부족해도, 그만큼 활력이 넘친다.
거제하늘빛교회가 다음 세대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게 된 것은 2021년 합회의 어린이사역 모델교회에 선정되면서부터. 여름과 겨울성경학교 외에도 연말이면 ‘어린이의 밤’이라는 특별순서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달란트를 활용해 찬양과 연주 등 다양한 순서를 꾸몄다. 그날만큼은 어린이가 교회의 주인공이었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아낌없이 격려했다.
혼자 교회에 다니던 아이의 부모님이 이 행사를 계기로 신앙을 결심하는 등 직접적인 영혼의 열매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다음 세대 사역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모든 성도가 어린이를 섬기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물론이다. 교사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고, 팔을 걷어 사역에 동참했다. 재정적으로나 인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이반 교사들과 친교 시간을 가지며,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자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선교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어린이부의 활발한 활동은 다른 부서에도 긍정적 자극으로 되돌아갔다.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각자의 사업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교회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어린이 교과 지도를 맡긴 이유가 있다. 어리고 젊을 때부터 책임을 맡아 봉사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면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금의 소년반 어린이들이 학생반으로의 자연스러운 연결은 물론 교사로써의 준비를 다짐하는 것은 덤이다. 물론, 서툴고 시행착오도 겪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 자체로 이들 세대의 영적 성숙이다.
일찍이 섬김의 사역에 동참하며 얻는 신앙적 유익도 크다. 참된 봉사의 가치를 배울 수 있어 뜻깊다. 김영현 청년(유치반 교사)은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나에게 비춰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긍정했다. 김주헌 청년(유년반 교사)은 “어려서 배웠던 말씀을 다시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내 신앙도 자라는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강유미 청년(유년반 교사)은 “아이들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눈높이’ 성경교육이 가능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주말에 다른 교회에 가거나 약속을 잡지 않고, 우리 교회에 출석한다.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자료도 찾아보고, 준비를 많이 한다. 말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교회의 일원으로서 이전보다 훨씬 책임감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곁에서 전체적인 어린이 사업의 방향 인도와 청소년, 청년 교사들을 섬기는 장년 교사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 따르는 것 같다. 실수하더라도 개입하기보다 필요할 때 도우려 한다. 우리에게 이런 청소년, 청년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하고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기회로 전환한 위기관리 능력도 눈길을 끈다. 어느 교회나 마찬가지겠지만, 이 교회 역시 다음 세대 사업이 중요했다. 특히 거제시는 23만 인구 중 4050세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만큼,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한다. 그만큼 어린이도 많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모임이 끊기면서 관련 사역은 큰 타격을 입었다. 어른들은 혼란 속에도 자신의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부모가 지도해 주지 않으면 신앙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정부 정책 변화에 예의주시했다. 가능한 방역정책을 지키면서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아니, 오히려 다른 사업보다 어린이 사역에 더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단 없는 미래세대 선교사업은 이런 인식에서 가능했다. 합회 어린이부가 선정한 어린이사역 모델교회 제안은 이런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동력이 됐다.
이처럼 거제하늘빛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에 열리고 깨어있는 공동체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그간에는 기성세대의 사업에 우선순위가 조금 밀려나 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다음 세대 사역을 준비했을까. 이들에게는 어떤 노력이 숨어 있을까.
■ <재림신문>과 <교회지남>은 교회 탐방 시리즈를 공동 연재합니다. <재림신문>은 선교가 실제 이뤄지는 현장을 생생한 스케치 기사로 전달하고, <교회지남>은 이러한 사례를 다른 교회에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다음 세대 선교사역을 활발하게 펼치는 영남합회 거제하늘빛교회의 이야기는 <교회지남> 7월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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