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경영인] ‘광진포장’ 최병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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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걸어온 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내가 자랑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최병생 장로(충청합회 광혜원교회).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일’의 일환으로 박스 제조업을 시작했다는 그를 <재림신문>이 만났다.
▲ 대표님과 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 저는 안면도에서 태어났고 중3 때 재림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서울삼육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당시 교회에 다니지 않던 부모님이 반대하셨죠. 공부도 꽤 잘해서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명목으로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시조사에 잠시 몸담은 적도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안식일을 해결할 수 있는 직장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식일 준수가 쉬웠던 기관에 근무하는 것이 매우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사업을 시작할 때 교인들이 저처럼 안식일에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직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처음엔 콩나물 공장을 운영했고, 그만둔 후에는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2001년,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작은 박스 제조 공장을 인수해 일을 시작해 한 차례 확장 이전한 후 현재 18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겠죠?
- 처음에는 한 업체를 인수해 시작했습니다. 12년 정도 운영하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 2012년 현재 위치로 이사해 ‘광진포장’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2년쯤 지난 후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3호동 하나만 남고 전부 타 버렸습니다. 거래처에서 요청하는 박스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그에 필요한 상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거래처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죠. 자연스레 우리 회사도 망할 위기였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거래처가 ‘재기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 그만큼 ‘광진포장’이라는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는 방증이겠죠?
- 회사 사정을 말하자 “그동안 다른 공장에서 쓸 테니 복구가 되면 다시 거래하자”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희 직원들이 부도 위기에 처한 주변의 다른 공장에 출근해 그곳에서 일을 하며 물량을 맞췄습니다.
부도 위기에 처한 공장도, 우리 공장도 상생하는 계기가 된 것이죠. 더 감사한 것은 원래 운영했던 공장이 2년 동안 팔리지 않은 상태였는데, 회사가 복구될 때까지 6~7개월간 그 공장에 가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오히려 회사가 팔리지 않았던 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이죠. 하나님의 방법은 역시 인간의 생각을 초월한다는 생각뿐입니다.
▲ 박스 공장이 정말 많다고 들었는데, 동종업계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 진입하기 쉬운 만큼 유지, 성장하기는 힘듭니다. 박스 제작에는 몇 가지 공정이 있는데 제지 생산, 판지, 지함 업무가 각각 다른 곳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운송비만 해도 꽤 큰 비용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대기업에서 모든 공정이 가능하도록 자체 운영하다 보니 작은 공장들은 경쟁력을 잃고 폐업 위기까지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량 상품, 대신 모양이 특이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제값을 받으며 작업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죠. 거래처에서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납기를 맞추며 신뢰를 쌓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 회사 경영 시 어떤 철학을 갖고 임하십니까?
- 간혹 안식일에 일을 해서 납품해 달라는 요청이 있긴 하지만, 평일에 일을 더 해서라도 납기일을 맞춰 줍니다. 이제는 우리 업체를 믿고 기다려 주는 관계가 됐습니다. 여러 사람이 안식일을 잘 구분하고 일할 수 있게 하려고 세운 회사이니 무엇이 중요한지 잊지 않으려 합니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구분하지 않고 매사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신뢰를 쌓으며 일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신앙과 기업경영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계신가요?
- 직원들이 ‘재림교인 장로가 운영하는 회사는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성실히 일하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직원이 18명인데 전부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입니다. 직원을 힘들게 하는 사장은 아닌 것 같다는 위안이 됩니다.
외국인 노동자도 처음에는 3년 동안만 일할 수가 있는데 2년씩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5년간 일하면 성실 근로자로 인정받게 되는데, 3개월 동안 고향에 가 있다가, 우리가 다시 일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다시 와서 3년 일하고 2년 연장하는 식으로 근무합니다. 일하던 분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아 우리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6명 있고, 15년 이상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가 12명입니다.
▲ 크리스천 경영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 제조업은 여러 가지 제약도 많고, 규제가 점점 심해집니다. 이렇게 골치 아픈 것 생각하지 않고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내가 조금 힘들어도 내 사업장에서 더 많은 사람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복입니다. 젊은 청년들에게도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업을 해 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고령화 시대, 교회도 점점 노령화되니 교회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하는데, 제조업 쪽에 종사하면 사회가 정해 놓은 정년과 상관없이 일할 수 있으니 십일금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고 얼마나 좋습니까.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힘이 돼 주실 거라 믿고 ‘함께 멀리 가는 기업’이 더 많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이후 개인이나 업체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 솔직히 큰 비전은 없습니다. 나중에 아들이 회사를 맡을 때 자기 역량을 발휘해 회사를 잘 운영하고 성장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고요. 주위에 빛이 되는 회사이길 바랍니다. 나이 많은 분들이 취업이 힘들다 보니 청주에서도 다니는 분이 계십니다. 신앙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비신자에게도 이 회사를 통해 감화를 끼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재림성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에베소서 1장 20절에 ‘하늘에서 오른편에 앉히시겠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열심히 살다 보면 하늘의 복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도우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정말 감사합니다. 하늘에서 누릴 복까지 생각하면 가슴이 벅찹니다. 주실 복에 감사하며 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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