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가가야 하는 사회적 약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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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지난 5월 서울 평창동 대화의집에서 ‘청년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모임을 열었다. 양극화된 한국 개신교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오간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Q. 본인이 요즘 관심 있는 현안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활동은? 이를 단체/교계와 연결하고 확장시키기 위해 누구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영우(청년의뜰 간사): ‘지속가능한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에 관심이 있다. 결국 사람이고, 그 사람을 쓰는 것은 돈인 듯하다. 다시 말하면 자원이다. ‘기독교 활동가 영역에서 돈과 사람이 지속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암담하다. 과거에는 교회 내 여러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활동가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돈은 있지만,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람은 여전히 없고, 돈도 없는 상황이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수입으로 얼마나 더 활동이 가능할까’ ‘자본이 마련되지 않은, 일할 터전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와 가치만으로 얼마나 더 활동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동료들의 급여와 근무환경, 복리후생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할 바는 안 되겠지만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김자은(청소년성문화센터 실무자): 정부기관의 자금과 시스템으로 운영하다 보니, 어디까지 국가의 개입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나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들,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보다 정치적 이슈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를 보게 된다.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까’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다.
사회 구조적 문제나 인간 고통의 문제에 관심이 있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사람이 살고 결국 그 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소통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강세희(한백교회 전도사): 청년이면서 기독교 종사자, 목회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이 자리에 왔다. 얼마 전 5월 어린이 주일에 어린이예배를 함께 드렸는데 주제가 존중이었다. 아이는 어떻게 어른을 존중하고, 어른은 아이를 어떻게 존중할까 하는 것이다. 전도사로서 이 예배를 준비하면서 ‘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엿한 구성원으로 성장하지 못한 사람인데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안에서도 자본주의적 성장론이 만연하다. 충실하게 살았으나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거두지 않는 나의 삶이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남길 수 있을까.
김대현(청년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기후위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이다. 개인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양한 영역에서 기후정의가 실현됐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이며, 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김지애(고난함께 팀장): 사회적 참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2017년 발생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참사 대책위원회’ ‘10·29 이태원참사 상황실’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근래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 공동발의 기자회견을 했다. 요즘 가장 관심 있는 현안이다. 관련 활동을 하며 결국 운동은 모두 연결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다른 사안과 의제를 갖고 있는 많은 분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와 나, 너의 의제 나의 의제를 가리지 않고 가슴에 모두 품고 가야한다고 느꼈다.
김하나(향린교회 목사): 최근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에 관해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그로 인해 대구까지도 서울의 결정을 근거로 불허했다. 그리고 고발을 당했다. 고발 주체가 기독교라는 점이 안타깝다. 퀴어 축제 대신 선택된 행사가 ‘기독교 청소년·청년 찬양집회’다. 이것은 외부인이 볼 때 퀴어 진영과 기독교 진영이 갈라져 싸우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기독교는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이들과는 이런 방법까지 쓰는구나’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독교는 퀴어 문제라면 물불 안 가리고 싸운다고 보일 수 있다.
기독교는 사랑인데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 기독교가 모순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전히 전하는 목소리를 확장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문형욱(기후위기독인연대 공동대표): 자본주의와 탈성장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교회들을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회를 찾아가 특강을 하고, 꾸준히 소통한다. ‘탈성장 의제를 교회 안에서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까’ 모색한다. 탈성장 이슈를 어떻게 공공성 확장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하다. 이를 계속 구체화하고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서기정(시대전환 여성위원장): 지난해부터 외국인 관련 정책을 다루고 있다. 얼마 전, 다문화 사회에 대한 방향성을 토론하는 포럼을 했다. 외국인 정책을 이야기하며 가졌던 문제의식은 체류 외국인이 220만 명이나 되는데, 사회 분위기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었다. 그들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필요한 정책을 많이 발굴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외국인 관련 법제화는 2000년대에 머물러 있고, 각 부처도 분절돼 있어서 문제를 개선하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이 힘들어 보인다.
예수님이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한다. 당대의 약자들에게 먼저 다가가시고, 기득권에 대해 단호하게 말씀하고 비판하시는 모습 때문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 약자는 누구이고, 비판해야 하는 기득권은 누구인지 생각하게 된다. 예수님의 마음에 동화돼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윤진영(높은뜻광성교회 청년부 목사): 지난겨울 청년들과 함께 나가사키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사실 방문하는 현장 대부분이 가톨릭교회 성지다. 개신교 안에서는 다 같은 그리스도교이면서도 교단의 한계, 개 교회의 한계를 넘기 힘들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아무래도 우리가 그들(가톨릭)의 전통을 잘 모르다 보니, 직접 문의했다.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며 “찾아와 주고 물어봐 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요즘 들어 ‘어떻게 하면 교회가 자기완결성(自己完結性)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우리가 외부 사람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때 성지에서 대면했던 가톨릭교인들의 따뜻함이 고맙고 반가웠다.
이광호(KSCF 대학부 간사):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과 시스템 자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거짓에 저항하며 사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소비를 줄이며 살 수 있는 생태계를 꿈꾼다. 청년들이 그런 공부를 하면 좋겠다. 지출이 확 줄어드는 삶을 살면 돈에 대한 두려움, 내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지출이 적더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관계, 토대를 만드는 것이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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