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 라루의 정신으로 현해탄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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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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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수 목사의 재일교포 문서전도 개척기
한국연합회 출판전도부(부장 엄길수)와 전국 출판전도부 지도자 20여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교포들을 위한 문서전도사업을 개척했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민족성과 가치관이 다른 일본 땅에서 긴 역사의 질곡을 넘으며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에게 오직 말씀을 전하겠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복음서적을 가득 싣고 발을 내디뎠다. 이번 선교여행을 이끌었던 엄길수 목사의 목소리를 옮겨본다. -편집자 주-
책은 공항에 압류된 채 동경한인교회로 발길만...
‘복음의 비중만큼이나 무거운 서적의 무게 때문일까?’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부터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서적박스는 일본 나리타공항 마지막 출구에서 조차 다시 통관절차에서 차단되었다.
수십 상자에 가득 실린 책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공항 직원 10여명이 삽시간에 몰려와 일행의 주변을 둘러싸는 순간, 공항 출구는 어느새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도무지 통하지 않는 언어의 소통을 이어보려 손과 발로 설명을 했지만 공항 직원들은 막무가내였다.
순간 ‘오, 시작도 하기 전에 여기서 복음전도의 발이 묶여버린단 말인가!’ 라는 절망과 함께 20여명의 대원들은 ‘이러한 때에 당신의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소서!’ 라며 주님을 향해 애타는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기도의 응답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일단 입국장 로비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을 동경한인교회 성선제 목사를 찾았다. 이미 여러 시간 동안 일행을 마중 나와 기다린 성 목사는 전 북아태지회 출판전도부장 다다오미 신묘 목사와 함께 우리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은 구세주를 만난 듯 기뻐하며 통관 절차를 담당하는 공항직원들에게 이들을 안내하고 자세하게 설명하였으나, 도무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행은 실망과 함께 하는 수 없이 책은 공항에 압류된 채 동경한인교회로 몸을 옮겨야 했다.
일본 출판전도 동역자들과 복음을 전하다
놀라움과 설렘이 교차되는 가운데 일행을 맞이해준 성선제 목사와 신묘 목사의 따뜻한 영접은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었다. 따뜻한 진수성찬으로 우리를 맞이해 준 동경한인교회 성도들을 보는 순간 우리는 천국잔치에 참석한 기분이었다.
안식일 아침, 일본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충만히 받으며 한인성도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는 감격적이었다.
이튿날 일본연합회 출판전도부 지도자들과 동역자들이 함께 모여 상견례를 하고 ‘작전회의’에 돌입하였다. 이 시간, 우리 일행은 각자 지역을 나누고 조를 편성하며 다음날부터 있을 활동에 대비해 철저한 전략을 세웠다.
이 시간, 놀랍게도 일본공항에 압류되었던 서적들이 세금 한 푼 부과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우리 손에 전달되었다. 실로 하나님이 베푸신 기적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행은 새벽기도로 하루를 열며 이날부터 있을 문서전도 행진에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렸다.
이번 기간동안 매일 13-14개조로 2인1조가 되어 일본 동역자들과 함께 활동했다. 일본인 문서전도 동역자들이 길을 안내하고, 재일교포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어 동경에 살고 있는 한인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데 많은 힘이 되었다.
재일동포들에게 지속적 복음전파의 교두보 마련하다
일주일 동안 약 1,700만원어치의 서적과 시조, 가정과 건강지 등 우리의 복음이 실린 서적을 전하였다. 민단 본부와 한국 파견기업, 자영업자 등 오랜 기간동안 고국의 품을 떠나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을 만나 세천사의 기별을 설명했다.
동경에서 한국인을 찾아 문서전도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이요, 도전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만나는 사람은 5명 안팎이었지만, 한국에서의 활동보다 많은 시간과 정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빌딩숲을 헤치며, 복음을 전하는 기분은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벅찬 감동과 남모를 보람으로 가득했다.
동경한인교회의 성도들은 이 기간 동안 우리의 활동에 편리를 제공해 주었으며, 때로는 서적을 들고 함께 구도자들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일행을 향한 한인 교우들의 사랑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극진하였다.
특히, 성선제 목사 부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일정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참여함으로 우리들의 활동에 절대적인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격려와 도움으로 일본 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교포들에게 지속적인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구축되었다. 7월부터 하나님의 말씀이 현해탄을 건너 동경전역에 전파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신앙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한인교회에 연결하여 성경을 공부하도록 하였다.
공교롭게 때를 같이하여 동경한인교회는 놀라운 헌신으로 큰 건물을 구입하여 한층 더 높이 복음전파에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었고, 우리들의 작은 활동으로 신선한 촉매제가 되었다.
한국선교 100년 역사에 처음으로 이뤄진 재일동포 문서전도개척은 황무한 지역에 복음의 깃발을 꽂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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