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김치 나누기’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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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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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등 불우이웃들에 情 듬뿍 담긴 김장 전해
안개마저 채 가시지 않아 더욱 쌀쌀하게 느껴지는 초겨울 아침, 20여명의 주부들이 모여 앞치마를 질끈 동여맨다.
이들은 삼육재활센터교회(담임목사 공성남)가 독거노인과 지체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 주변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김치를 담아주기 위해 마련한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휴일도 아랑곳 않고 먼 길을 달려온 이들은 동중한 아드라 회원을 비롯해 인근 곤지암교회 지역사회봉사회, 재활센터교회 관계자 등이다. 서울삼육고등학교와 이천 다산고등학교 학생도 눈에 띈다.
이날 준비된 배추의 양은 2.5톤 트럭 한 대분. 모두 700포기 분량이다. 작년에 포기당 500원꼴이었던 배추가 올해는 김치파동을 겪으며 가격이 폭등, 산지에서도 포기당 2,000원에 거래됐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앞서 올해 4인 기준 세대당 김장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불우이웃들에게 전해질 김장이기에 더욱 훈훈한 정이 깃든다.
당초 충북 괴산의 배추밭에서 김장을 담으려던 계획이었지만 거리나 시간, 인원 등 제반문제들 때문에 교회에서 직접 담기로 했다. 이처럼 교회에서 대규모 김장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감이 정해지자 무 채썰기와 양념 만들기 등 배추 속을 준비하기 위한 봉사대원들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인근 식당에서 빌려온 채 써는 기계가 있어 큰 도움이 됐다. 기계는 양파나 마늘을 빻는 데도 제격이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절임작업까지 마쳐진 배추가 트럭에 실려 도착했다. 활기차게 일손을 옮기는 봉사자들의 부산스런 움직임과 정겨운 웃음소리에 어느새 교회는 잔칫집 분위기가 되었다.
재활센터교회는 고추와 마늘 등 양념거리도 직접 재배한 유기농채소로 준비했다. 이렇게 마련한 김장김치는 20Kg들이 상자에 담겨져 광주와 서울지역에 사는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될 것이었다.
이 정도의 김치를 일반 시중에서 구입하려면 적어도 6만원은 주어야 한다니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김장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양념거리를 포함해 약 150만원이 들었다. 공성남 목사는 “이처럼 정성껏 준비하기까지 예산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도움을 나누려는 이웃들이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아주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성남 목사는 전임 사역지였던 충북 제천에서도 김장봉사는 물론 빵공장과 반찬 나누기 등의 활동으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인의 따뜻한 손길을 전한 바 있다. 동중한 아드라 회원들도 당시 두 번 이나 일손을 보탠 인연이 있다.
여전히 찬바람이 볼 끝을 스치지만 봉사대원들의 이마와 콧등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대원들은 시간이 지나며 허리도 아파오고 피곤도 밀려오지만 미소를 한껏 머금은 표정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환했다.
이들의 부지런한 봉사에 어느새 복도에는 김치가 담긴 상자가 하나둘씩 쌓여갔다. 그만큼 이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봉사자들의 마음에도 보람이 꽃처럼 피어났다.
공성남 목사를 비롯한 삼육재활센터교회 가족들은 앞으로도 매년 이같은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계속 이어갈 마음이다. 또 연탄은행과 빵공장 등의 관련 사업을 통해 이곳이 영생의 복음을 찾고 건강을 회복하는 주의 집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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