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연수원 백준 원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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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지은 도쿄 임페리얼호텔. 일본 3대 호텔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빼어난 건축물이다. 하지만 이 호텔은 다른 의미에서 유명하다. 프랭크는 건축 기간 4년 중 기초 공사에만 무려 2년을 쏟아부었다. 그러다 보니 공사의 진척은 느려지고 막대한 비용이 추가됐다.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비난했다. 급기야 경영진의 압박으로 건물이 채 완공되기도 전에 그는 사임해야 했다.
한동안 이 호텔은 시간과 자금을 낭비한 대표적 건물로 손가락질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50여 년의 시간이 흐른 1923년 9월 1일, 관동 대지진이 일어났다.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고 10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임페리얼호텔은 끄떡없었다. 유리창이 몇 개 깨졌을 뿐 견고하게 서 있었다. 투숙객 역시 모두 안전했다. 사람들은 그제야 프랭크의 깊은 뜻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교육은 곧잘 건축에 비유된다. 기초가 튼튼해야 굳세고 야무진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속도만 생각하거나 겉만 번지르르한 건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는지 모른다. 여기 기초 공사를 다지듯 탄탄한 실력의 반석 위에 품성과 인성의 기둥을 함께 세우는 교육 기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역사와 전통의 SDA삼육어학원(사장 김현민)이 직영하는 필리핀연수원이다.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자리한 이곳은 올해로 개원 21주년을 맞았다. 100여 명이 동시에 숙식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24시간 외국인 교사와 함께 생활하는 종합 관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간 축적된 노하우로 양질의 외국어 학습 과정을 제공하고 있어 믿음이 간다. 원어민 일대일 수업 3시간, 그룹 수업 4시간, 하루 7시간의 정규 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풍부한 표현력을 배울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교사들이 24시간 밀착해 생활한다. 다양한 문화 연수 프로그램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리모델링으로 더욱 쾌적한 학습 환경을 갖췄다. 사설 경호원이 상주해 비상 상황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안전성도 장점이다. 현지 정부에 정식 교육 기관으로 등록돼 있다는 점도 신뢰감을 높인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에서 찾아오는 연수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비단 양질의 학습 프로그램이나 시설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연수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인성 교육이 있어서다. 그 중심에 백준 원장이 있다.
교육학 전공자이자 현직 목사인 그는 마치 친부모나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가르친다. ‘별 보고 출근해 달 보고 퇴근’하는 고된 일상이지만 아빠와 엄마의 마음으로, 원장이자 교사의 심정으로 원생들을 대한다. 그래서인지 연수를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마다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라며 새끼손가락을 내건다. 부모들도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실제로 한 달짜리 프로그램을 왔다가 두 달로 기간을 연장하거나 여름방학에 왔다가 겨울방학에 또 오거나 심지어 아예 장기 유학생으로 ‘눌러앉는’ 학생도 적잖다. 처음에는 엄마 품이 그리워 집에 가고 싶다며 울먹이다가 어느새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공부가 재밌다.”거나 “선생님들이 너무 좋다.”며 웃음꽃이 지지 않는다.
그 배경에는 백준 원장의 교육 철학이 숨어 있다. 그는 “교육학에서는 교육에 대해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자 수단’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
자녀들이 부모의 품을 떠나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내 보고, 낯선 환경과 인간관계에 섞여 살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터득하는 모든 과정이 진정한 교육이자 성장이라고 그는 믿는다. 때때로 싸우기도 하고 갈등도 일어나지만 그 안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배우고 공동체 의식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미래 세대 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다.
부모에게 무조건 맡기려 하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해결해 주던 삶에서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해결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그래서 SDA삼육어학원 필리핀연수원 직원들은 ‘영어만’ ‘지식만’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진심이 담긴 교육을 실천하려 애쓴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일깨워 주려 한다.
일의 옳고 그름을 가르치려 노력한다. 마치 나침반의 바늘이 틀림없이 남북을 가리키듯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양심과 용기를 지닌 사람이 되도록 지도한다. 시쳇말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지만 반드시 1등만이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성실과 정직한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 됨됨이가 우선임을 배우도록 한다.
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학습량이 적은 것도 아니다. △텅트위스터 △그룹 수업 △개인 맞춤형 맨투맨 수업 △자율 학습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케줄이 빡빡하다. 그래서인지 짧은 기간에도 영어 실력이 부쩍 늘어난 자녀들의 모습에 놀라움과 만족감을 표하는 부모가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해졌다는 칭찬이 많이 들려온다. 소소하게는 식습관도 바뀌었다며 고마워하는 이들도 있다. 교사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세심하게 지도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취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DA삼육어학원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한 편의 짧은 글이 올라왔다. 얼마 전 필리핀연수원을 다녀온 한 학생이 올린 후기였다. 기자의 백 마디 기사보다 이 한 편의 글이 이곳의 교육 효과를 훨씬 더 생생하게 말해 주고 있었다. 필리핀 선생님들을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어린 학생의 마음이다.
“안녕하세요? ○○○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두 달 동안 생활했습니다. 캠프에 다녀오고 나서 보니 단순히 영어만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생활에서 바뀐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정말 일상의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핸드폰 중독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이곳에 다녀오기 전에는 핸드폰이 항상 제 옆에 붙어 있었습니다. 공부할 때도 핸드폰 유혹에 넘어가 게임을 먼저 한 적도 있고, 주말에는 게임을 4시간 이상 한 적도 있습니다. 캠프 초반에는 핸드폰이 없어서 무척 심심했는데 나중에는 거의 잊어버렸습니다. 요즘은 아예 모바일 게임에 손도 대지 않습니다.
또한 잠을 일찍 자게 됩니다. 평소 자정을 넘어 잠자리에 드는 일이 많았는데 필리핀에서 일찍 취침하는 습관이 들면서 이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점입니다.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으니 자유 시간에는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합니다. 솔직히 저는 책 읽기를 싫어했지만 이제는 학원에서 정해 준 지정도서 외에도 다른 책을 사서 읽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신기한 변화입니다. 이것 말고도 친화력이 성장했다거나 정말 바뀐 점이 많습니다. 저 외에 다른 친구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SDA삼육어학원 필리핀연수원은 영어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 김범태 본지 객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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