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되는 성경 구절(70) 마태복음 24장 3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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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4장 34절은 우리를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성경 구절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본 구절을 그냥 읽으면 “이 세대”는 예수께서 살고 있던 때, “이 일”은 예수의 재림으로 마칠 세상의 종말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예수께서 자신의 세대에 다시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이해한다. 만약 본 구절이 이렇게 해석되면 예수의 예언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신약 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가르침과 자신이 메시아라는 주장 모두가 허물어진다.
본 구절이 가져다주는 곤혹스러움을 피해 가려는 노력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예수의 예언은 ‘실수’였다고 말하면서 곤혹스러움을 외면하려고 했다. 또 어떤 이들은 마태복음 24장의 말씀 대부분은 예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라 초기 교회가 그 당시의 상황에 맞춰 나중에 삽입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문제를 회피하려고도 하였다. 심지어 본 구절을 포함하여 마태복음 24장을 예언이 아닌 상징으로 해석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시도는 예수의 말씀의 진실성과 성경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더 심각한 당혹감과 더 불편한 곤혹스러움을 가져다줄 뿐이었다.
본 구절을 종말론적으로 해석하여 당혹감을 피해 가려는 노력 가운데 가장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은 “이 세대”가 예수님 당시의 세대가 아니라 ‘마지막 세대’ 혹은 ‘종말적 세대’를 가르친다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이 세대”, 즉 ‘마지막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일” 즉 모든 징조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세대”가 ‘마지막 세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사시던 당시의 세대를 가리킨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태복음의 다른 곳에 사용된 용례(11:26; 12:39, 41~42, 45; 16:4; 17:17; 23:36)들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예수님 당시의 세대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구절을 바르게 이해하는 열쇠는 마태복음 24장 전체의 르게 아는 것이다. 1절에서 제자들은 예수께 예루살렘 성전 건물들을 보이려고 하였다. 2절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예루살렘 성전 건물의 미래를 말씀하셨다.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분명한 것은 여기서 “이 모든 것”은 예루살렘 성전 건물을 가리킨다. 그런 다음 3절에서 예수께서 “감람산 위에 앉으셨을 때” 제자들이 조용히 물었다.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또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사오리까?” 제자들의 질문은 두 가지였다. (1) 언제 앞 절에 언급된 예루살렘 성전 건물들의 파괴가 있을 것인가? (2) 주의 임하심 즉 세상 끝을 알리는 징조는 무엇인가? 물론 제자들은 예수의 사명과 사역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사건을 구별하지 못했다. 반면 예수께서는 이후 계속되는 말씀 속에서 이 두 가지를 주의 깊게 구분하셨다. 즉 24장서 “이(런) 일”은 시종일관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과 관련되어 있고, “주의 임하심” 혹은 “세상 끝”은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된 사건을 가리킨다.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질문인 세상 끝을 알리는 징조에 대하여 먼저 대답하셨고(4~31절) 그러고 나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자들에게 주셨다(32~51절). 그렇다면 본 구절의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일이 다 이루리라”는 것은 예수님 당시의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있을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 서기 70년에 일어났던 예루살렘의 멸망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예수의 예언은 당시 사람들에게 문자적으로 분명히 성취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구절은 “이 세대” 곧 예수 당시의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일” 곧 서기 70년에 있었던 성전을 포함한 예루살렘의 멸망에 이르는 사건들에 관한 예언이다. 예수의 이 예언은 실수 없이, 역사적으로, 문자적으로 성취되었다.
- 지상훈 토론토 한인교회 담임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