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학문』의 등재지 승격이 교회에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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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임원들. 좌로부터 봉원영 재무이사, 최경천 현 부소장 겸 차기 소장, 김상래 현 소장 겸 편집장, 정성진 연구윤리 이사, 김봉근 총무이사 겸 차기 편집장.
이외 윤지연 대외협력 이사(삼육보건대), 이준원 해외협력 이사(미국), Koot van Wyck 해외협력 이사(기타 지역)가 있다.
CNN이 로마린다를 찾아간 이유
로마린다가 어떻게 세계 장수촌의 블루존으로 떠오르게 되었을까? 그것은 로마린다 대학교 연구진이 중심이 되어 로마린다에 사는 재림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가 발표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CNN 방송이 ‘장수(longevity)’라는 특집을 기획하고 그 단어를 미국 학술 빅 데이터에 입력하자 로마린다가 연관 검색어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연구 결과가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았다면 CNN이 로마린다를 찾아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삼육대학교 신학연구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신학과 학문』이 2022년 11월 한국연구재단에 의해 등재지가 되었다. 그런데 그 사실이 도대체 우리 공동체에 무슨 의미가 있고 교회
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여러 의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
미는 이제 우리도 바로 로마린다 연구진이 한 것과 같은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공인된 장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빅 데이터 시대
바야흐로 빅 데이터(Big data) 시대이다. 빅 데이터가 무엇인가? 이 시대 학술 정보 수집의 원천이다. 우리 학술지의 등재지 승격이 교회에 끼치는 의미를 깨달으려면 먼저 이 빅 데이터 시스템부터 이해해야 한다. 빅 데이터란 높은 다양성(variety)을 지닌 엄청난 규모(volume)의 정보를 상상하지 못할 빠른 속도(velocity)로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세 가지 특징을 모아 흔히 ‘3V’라고 표현한다. 등재지가 되었다는 것은 학술지에 실리는 모든 논문과 글이 등재지라는 표시와 함께 한국연구재단의 빅 데이터인 한국 학술지 인용 색인(KCI)에 탑재되어 전 세계 온라인 시스템에 공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오늘날 일반인들도 기본적인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만 해도 엄청난 정보를 취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보 중에는 참조하거나 인용하기는커녕 비판할 가치조차도 없는 소위 가짜 정보가 너무 많다. 그러나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가 되는 순간 그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적어도 학술적인 요건은 갖춘 것으로 공인된다. 물론 실제로 인용되어 영향력을 발휘하느냐 여부는 논문 자체의 내용과 질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그 논문이 실린 학술지가 공인받지 못하면 아예 학자들이 찾으려는 검색의 대상에 들지도 못하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들인가 특이한 사람들인가
우리의 신념은 고유하고, 우리의 생활 양식은 독특하다. 믿는 것, 먹는 것, 지키는 것 등이 일반인과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우리의 신념이 세상을 구원할 복음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빛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우리를 ‘특이한 사람들’로 바라본다. 그러므로 그런우리의 확신을 ‘세상이 인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특이한 사람들’로 보인다.
로마린다가 ‘특별한 사람들’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면 우리도 가능하다. 그러려면 빅 데이터에 우리의 연구물이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 우리가 발행하는 등재 학술지가 아니면 우리 공동체와 관련된 연구를 투고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제는 가능해졌다. 우리의 연구물이 쌓이면 학자들은 빅 데이터에서 관심 있는 주제를 검색하다가 우리를 보고, 알고, 찾아올 수 있다.
모든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기를
『신학과 학문』은 학문 분류상 ‘신학’ 학술지가 아니다. 이름에 나타난 대로 신학과 기타 여러 학문을 융합하는 ‘복합학’ 학술지이다. 그렇게한 것은 의도적이었다. 소극적인 의도는 우리에게 편견을 지닌 타 교단 출신 신학자들의 평가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적극적인의도는 우리 공동체에 속한 모든 학문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모든 재림교인 학자들이 재림 신앙의 가치와세계관을 자신의 전공 영역과 융합한 연구물을 이 학술지에 투고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건 개인의 연구 업적이 될 뿐 아니라 교회를 위한 봉사가될 것이다. 투고자의 소속이 한 대학에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는 평가 규정이 있기에 일반 대학이나 외부 연구소 소속 재림교인 학자의 투고는더환영받을 것이다.
엘렌 G. 화잇, 안식일, 심판, 뉴스타트 등의 용어를 사용한 논문 투고도 가능하다. 아니 그런 단어들이 키워드로 들어간 논문이 나와야 한다.다만 3명의 심사를 통과하도록 탄탄한 학문적 논리를 갖추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핵심 기별을 일반적인 학술적 용어로 새롭게 풀어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연구도 나와야 한다.
선교를 위한 긍정적 아우라
대부분의 종교재단은 복수의 등재지를 갖고 있다. 소위 통일교회도 그렇다. 그들이 설립한 선문대학교 소속 연구소가 발행하는 등재 학술지도 있지만, 재단에서 지원하는 별도의 독립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등재 학술지도 있다. 등재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단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학술지는 선교를 위한 일종의 긍정적 아우라(aura)를 형성한다. 로마린다가 빅 데이터로 인해 CNN에 소개되는 순간 종교에 기반한 재림 성도들의 독특한 생활양식은 과학적 근거를지닌 선진 문화로 인식되는 사회적 각인 효과를 얻었다.
인터넷에서 『신학과 학문』을 쳐 보시라. 발행기관명이 ‘삼육대학교 신학연구소’라고 나온다.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를 발행하는 기관명에 ‘삼육’이란 표현이 들어간 최초의 학술지이고 현재까지 유일한 학술지이다. 그냥 된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30년 세월을 신학연구소에 몸담았고, 신학과 학문』을 시작한 지난 6년은 고3 수험생처럼 이 일에 매진하였다. 임원들의 헌신은 절대적이었고, 대학 내외부에서 참여한 편집위원들의 전문성은 큰 힘이었다. 무엇보다 이 일은 “우리의 기별을 세상에 학문적으로 알려 주십시오.”라는 부탁과 함께 대학에 연구 기금을 기탁한 로마린다 교회 고(故) 홍명기 장로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그분에게 한 약속의 부담이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렇게 이룬 등재지이다. 이제 나는 2023년 1학기 말로 정년 퇴임한다. 후배들이 잘 감당해 나가도록 관심의 지원을 부탁한다. 이제 시작이다. 『신학과 학문』이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뒤를 든든하게 해 주는 그런 학술지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