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通)하는 관계 통(痛)하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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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은 모두 알 것이다. 이 속담처럼 언어는 늘 순환된다. 그것이 악순환이냐? 선순환이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좋은 말을 하면 본인에게도 좋은 말이 되돌아오는 것이 보편적인 사실이다.
요즘 아픈 사람이 많아졌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병원을 찾는 일이 흔치 않았기에 작은 상처나 질병은 스스로 치료하고 이겨 냈다. 하지만 요즘은 작은 상처나 질병에도 쉽게 아파하고 병원을 찾는다. 몸의 아픔뿐 아니라 마음의 아픔도 많아진 시대가 되었다. 쉽게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상처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때론 상처가 두려워서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나 홀로 살아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소통해야 아픈 관계가 아닌 잘 통하는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상처, 인간의 시작과 끝
인간은 누구나 상처로 시작해서 상처로 끝난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해서 새 생명이 만들어진다. 새 생명이 잉태되는 과정은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만나 수정체를 이루어야 가능한데 그렇게 만나는 과정이 상처이다. 필연적으로 정자가 난자에 상처를 입혀야 생명이 잉태된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은 상처로 시작된다. 이렇게 수정체가 되면 끊임없는 세포 분열 즉 갈라짐의 상처를 통해 태아가 완성된다. 태아가 엄마의 자궁에서 완전한 생명체가 되어서 세상으로 나오는 과정도 상처이다. 흔히 태아가 엄마의 배 속에서 나오는 고통은 엄마가 느끼는 산고의 10배의 고통이라고 묘사한다. 그렇게 나온 세상에서도 끊임없는 상처 속에서 살아가며 결국은 죽음이라는 상처로 삶을 마친다. 인생은 상처로 시작해서 상처로 마쳐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처는 인간의 삶에 필연이다. 그러니 상처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려 하지 말고 잘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상처를 허락하는 삶
인간관계는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이다. 상처를 허락하지 않으면 결코 함께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함부로 상처를 주라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살아가기에 어쩔 수 없이 주고받는 자잘한 상처는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 종종 쓰이는 문구가 있다. ‘생활 흠집 있습니다.’라는 문구이다. 생활 흠집이란 자잘한 흠집은 있으나 그 제품을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흠집을 말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본질을 훼손하는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절대 금물이지만 함께 살아가기에 작은 상처들은 허락할 수 있어야 한다.
상처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받는다. 그러나 상처를 대하는 자세는 다르다. 뛰어가다가 넘어져서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아이들은 바로 울지만 어른들은 아파도 울지 않는다. 어른이기 때문이다. 상처는 누구나 받지만 그 상처의 반응에 따라서 어른과 아이로 구분되는 것이다
통(通)하는 관계, 통(痛) 하는 관계
한의학 서적 『동의보감』에는 병의 원인을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이 잘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기와 혈이 막혀서 잘 통하지 못하면 병이 온다고 말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잘 소통되면 아프지 않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픈 관계가 된다.
소통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성경에는 최고의 소통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약 1:19).
가장 먼저 들어야 한다. 문제를 읽고 풀어야지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고 답을 정하면 오답일 확률이 높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도 잘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말은 그 이후에 하며 화내는 것은 되도록 지양하라는 교훈이다.
특별히 서로 상처주는 소통과 치유의 소통을 잘 익혀서 치유의 소통을 하도록 노력하자.
상처주는 소통은 비난, 무시, 경멸, 비웃음, 고집 등이다. 이런 것들은 서로를 더 아프게 한다. 반면 치유의 소통은 칭찬, 인정, 지지, 격려, 감사 등이다. 이것을 흔히 마법의 언어라고 부른다. 사람을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의 순환 법칙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은 모두 알 것이다. 이 속담처럼 언어는 늘 순환된다. 그것이 악순환이냐? 선순환이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좋은 말을 하면 본인에게도 좋은 말이 되돌아오는 것이 보편적인 사실이다.
“만일 우리가 미소를 보낸다면 그 미소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며 만일 우리가 유쾌하고 즐거운 말로 이야기한다면 그런 말들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것이다”(그늘 없는 가정).
서로 통(通)하는 말을 주고받으며 통(痛) 하는 말은 삼가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따듯한 당신의 한마디가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것이다.
- 장사열 서울시 노원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