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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림 성도들에게 필리핀 1000명선교사훈련원은 어떤 면에서 하나의 성지 같은 곳이 되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SDA삼육외국어학원(사장 이형진)의 필리핀연수원은 아직도 생소한 재림교인이 많다. 필리핀연수원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이했다. 2001년 주정근 목사를 1대 원장으로 현재 9대 백준 목사가 원장으로 사역 중이다. 

1000명선교사훈련원과 한 울타리에서, 

100명 동시 수용

처음에는 남아태지회 건물을 임대해서 시작했으나 2002년 1000명선교사 캠퍼스 내 주니어관 건축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1000명선교사 캠퍼스 옆의 넓은 부지를 매입해 본관 건물을 건축하고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주니어관과 본관으로 구성됐고 주니어관에 4인 1실 규모의 방이 12개, 본관에는 2인 1실 규모의 방이 30개로 동시 수용 가능 인원이 100명이 넘을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이곳을 거쳐 간 학생만도 수천 명에 달한다. 2023년 5월 현재 성인 164차 연수를 진행 중이며 여름 방학 대학생 및 초·중·고 학생 연수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팬데믹을 기회 삼아 화상 영어로 지경 넓혀

연수원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과 2020년 2월 탈(따알) 화산 분출로 지난 2년 동안 개점 휴업 상태로 지내야 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연수원의 노력으로 SDA삼육외국어학원의 온라인 화상 영어를 시작했다. 2023년 5월 현재 화상 영어에 300여 학생이 등록해 영어를 배우고 있다. 그중 40여 명은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과 대만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지경을 넓혀 가는 중이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연수원에 허락하셨다. 2022년 3월에 연수원장으로 부임한 백준 목사는 지난 2년 동안 멈춰 버린 시계를 되돌리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부임 이후 한국연합회와 SDA교육의 도움을 받아 화산재로 파손된 연수원 건물 지붕 및 곳곳을 리모델링했다. 올해는 노후된 주니어관의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여름부터는 학생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초등학생부터 은퇴 부부까지, 장기 학생도 등록

필리핀연수원은 방학 영어 캠프만 진행하는 곳이 아니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인 필리핀 재림교회 국제대학원(AIIAS) 내의 국제학교(초·충·고)에 다니는 장기 학생들도 있고 해외 체류 중인 선교사 자녀를 위해 온라인 교과 과정도 진행한다. 선교사 자녀뿐 아니라 중국 학생 중에도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들이 필리핀연수원을 통해 미국 교과 과정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다 초중고 혹은 대학생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60세가 넘어 은퇴 후 이곳에 와서 6개월이 넘도록 영어를 배우는 학생도 있다. 50대 중년 여성은 다니던 직장에 한 달 휴가를 내고 여기 와서 영어를 배우기도 한다. 부부가 은퇴 후 찾아와 1년 동안 지내다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삼시 세끼 식사를 다 제공하고 방 청소까지 다 해 주니 한국보다 더 편하게 노후를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 사는 게 이런 거구나!’

이곳에서 영어만 배우고 간다면 오산이다. 교사 30여 명이 영어를 통해서 헌신적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교 기관이다. 무엇이 가장 보람 있느냐는 질문에 백준 목사는 이렇게 답했다. “코로나 이후 작년 여름 2년 만에 캠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캠프에 참석했던 고등학생이 있었는데 캠프를 마치고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필리핀 캠프에 참석하면서 사람 사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고 말했다네요. 한 달 뒤 그 학생은 이곳으로 옮겨와서 현재 아이아스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매주 안식일에 교회도 열심히 출석 중이고요.” 그뿐이 아니다. “작년 여름 캠프에 초등학생 인솔 교사로 왔던 친구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캠프 인솔 교사로 이곳에 왔어요. 영어를 거의 한마디도 못 하던 친구인데 여기서 한 달 동안 지내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한국에 돌아간 뒤 한 달 만에 다시 왔답니다. 여기서 6개월간 공부하고 지금은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갔어요. 여기 있을 때 저와 성경 공부도 3개월 넘게 했고 지금은 호주 한인 교회에 열심히 출석 중입니다.”

학부모 만족도 95% 이상, 지역 교회도 활용 가능

원장을 비롯해 교직원 모두 학생들을 사랑으로 보살핀 결과 여름·겨울 캠프 참석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95%를 넘었다. 작년 여름 캠프부터 올여름 캠프까지 3회 연속 캠프에 참석하는 학생도 십여 명이나 된다. 여름에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이 화상 영어에 등록해 영어를 공부하고 다시 캠프에 참여하는 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필리핀연수원은 그 지경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올가을부터는 호주 너처(Nuture) 그룹이 운영하는 대학에 입학할 학생들의 영어 교육을 위탁받아 학생들을 호주로 보내는 MOU도 성사됐다. 여름 캠프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오는 학생 50여 명도 참석한다. 이래저래 하나님께서 이곳에 많은 복을 주고 계신다. 

백준 목사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 재림 교우들에게 부탁의 말을 전했다. “지역 교회 선교를 위해서 필리핀에 관광을 오신다면 저희 연수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름 7~8월과 겨울 1~2월을 제외하고는 얼마든지 많은 분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구도자를 위한 단기 영어 연수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하니 연수원을 편하게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저희 연수원을 위해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SDA삼육외국어학원 필리핀연수원이 한국 재림 교우들의 영어 향상뿐 아니라 1000명선교사훈련원과 더불어 국내외 선교에 크게 이바지할 새로운 교두보 될 성싶다(홈페이지 www.sdau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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