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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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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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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로 가득한 인생은 자신의 삶에 없는 것을 자꾸 더하려 하고, 보태려고 하다 보니 

매일이 불안하고 피곤한 삶이다. 반면에 이 할머니의 삶처럼 <담백한 인생>은 

자신의 삶을 인위적으로 치장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둘 삶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빼내다 보니, 

그녀의 삶이 더 아름답고 빛나 보였다.



허세의 유혹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이솝은 기원전 6세기에 살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짧은 내용의 각종 우화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운 교훈과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이솝 우화』에서 다루는 다양한 삶의 주제들은 사실 오늘날 우리가 고민하고 있거나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허세’라는 주제만 해도 그렇다. 한번은 여우 무리가 물을 마시기 위해 강둑에 모였다. 그러나 물살이 워낙 빠르고 물이 깊어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누구 하나 쉽사리 나서지 못한 채 강가에 서 있기만 했다. 바로 그때 한 여우가 다른 여우를 꾸짖으면서 나섰다. 그러고는 자신이 얼마나 용감한지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전혀 무섭지 않아! 내가 강물에 뛰어드는 걸 잘 보라고!”라 말한 후 곧장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거센 강물은 이내 그를 휩쓸어 가 버렸다. 그가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다른 여우들이 외쳤다. “우리를 두고 가지 마! 돌아와서 우리가 안전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을 알려줘!” 그러자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면서도 여우는 괜찮은 척 말했다. “지금은 안 되겠어. 나는 넓은 바다에 가고 싶고, 이 거센 강물이 나를 멋진 바다로 데려다줄 거야. 나중에 돌아와서 기꺼이 알려 줄게. 안녕!” 하고 물살에 밀려 멀리 떠내려갔다. 물에 빠진 여우는 강둑의 여우들에게 “살려 줘!” 하고 소리쳐야 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끝까지 허세를 부렸다. 결국 이 여우는 자신의 용기를 뽐내기 위해서 무작정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생명을 잃을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 우화는 허세, 허영심 때문에 섣불리 나섰다가 곤경에 처한 예증을 보여 준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600년 전에도 이처럼 허세에 관한 주제가 다뤄진 걸 보면 인간 허세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은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허세의 욕구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센 척하고, 상대보다 강한 존재로 보이고 싶어 하는 건 거의 본능에 가깝다. 



허세는 피곤해!

허세는 실력이나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뭔가 있거나 멋있어 보이려는 척, 강한 척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 사람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알게 모르게 허세를 부리곤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허세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 허세를 부리는 부분에 대한 트라우마나 약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가령 돈 문제가 있는 사람은 돈으로, 가족 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가족에 대해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허세를 부리는 사람은 성격적으로 자존심은 강한데 자기 자신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또한 자기 확신이 낮아서 자신의 약한 모습을 숨기려는 일종의 방어 기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허세를 부리는 사람은 입만 열었다 하면 자기 자랑, 허영, 허풍, 허세를 부리느라 늘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진짜 자신의 삶은 그렇지 않은데 자신을 과시하거나 포장하여 가짜 인생을 살아가느라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허비하기 때문이다. 허세를 부리지 않고 실속 있게 내실을 기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로운 삶을 영위한다. 하지만 허세로 가득한 사람은 자신의 삶을 포장하고, 치장하느라 자신이 가지지않은 것을 가진 것처럼 덧붙이려고 애를 쓰니 사는 게 피곤하다. 게다가 자신이 포장한 것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니 항상 긴장 속에서 살며 불안한 마음을 쉽사리 떨치지 못한다. 사회학 용어 가운데 ‘스노비즘(Snobbism)’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대상의 알맹이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남에게 과시하거나 돋보이게 하기 위해 껍데기만 빌려 오는 성향 또는 허영을 나타낸다. 



허세는 이제 그만 내려놓죠 !

최근 서점에 들렀다가 89세 된 일본인 할머니의 자전적 수필을 사 읽었다. 이 할머니는 결혼하고 오래지 않아 딸 하나를 낳고 그만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딸과 단둘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다 했다. 그러다 딸이 시집을 가서 영국 런던에 살게 되었다. 할머니에게 유일한 혈육인 딸이 머나먼 타국에 가서 살기 때문에 이 할머니는 한동안 외로움을 감당할 수 없었다. 딸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도 국제 전화 요금이 비싸서 어쩌다 한 번씩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해도 장시간 통화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트위터>를 배우면 인터넷으로 딸과 무제한전화 통화할 수 있다는 말에 78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맥> 컴퓨터를 구입하면 1년 동안 컴퓨터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컴퓨터를 구입했다. 그후로 할머니는 컴퓨터를 통해 딸과의 통화는 물론이고, 매일 자신의 잔잔한 일상을 한두 줄씩 <트위터>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꾸밈없는 할머니의 일상에전 세계 수많은 네티즌들이 열광했고, 조회 수가 급증했다. 어느덧 할머니는 유명세를 타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큰 인기를 얻었다. 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할머니의 소소하지만 단순한 일상에 나 역시 크게 공감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장하려 한 흔적을 볼 수 없었고, 할머니의 글에서 ‘허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작은 일에 감사하는 삶이 몹시 부러웠다. 외로운 마음 대신 마음에 평화가 가득한 할머니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단순한 삶,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는 삶, 할머니 자신이 주도하는 실속 있는 삶이 아름답게 보였다. 허세로 가득한 인생은 자신의 삶에 없는 것을 자꾸 더하려 하고, 보태려고 하다 보니 매일이 불안하고 피곤한 삶이다. 반면에 이 할머니의 삶처럼 <담백한 인생>은 자신의 삶을 인위적으로 치장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둘 삶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빼내다 보니, 그녀의 삶이 더 아름답고 빛나 보였다. 최근 한 대학 캠퍼스에 들렀다가 출처를 알 수 없는 다음의 글귀를 보고는 마음에 들어 얼른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 허세를 부립니다.” 남에게 과시하려는 자랑을 그치고 그저 욕심 없이 내 삶을 알차게 꾸며 나가면 좋겠다. 성경에 사도 야고보도 우리에게 “허탄한 자랑을 하지 말 것”을 교훈한 바 있다. 그래야 우리 마음에 진정한 평화가 가득해질 테니까.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야고보서 4장 16절) 


​박재만 ​시조사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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