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위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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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 목사님, 대회 사무실로 돌아오셔서 다른 지역 청년 행사로 갈 모든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접시, 냄비와 마이크, 방수포와 다른 물건들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 주셔야겠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실은 보트가 내일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합니다.”
대회장에게 온 소식은 오후 늦게야 타나 목사님에게 전달됐고, 타나 목사는 솔로몬섬의 석호 옆 작은 마을에 사는 재림교회 일곱 가정과 막 성경 공부를 하려던 중이었다. 솔로몬 제도에 있는 교회를 돌보는 청년 지도자인 목사님은 필요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고, 보트가 떠나기 전에 모든 것을 선별할 적임자였다.
다른 길을 선택하다
“서둘러 가야 할 상황이었어요.” 타나 목사가 말했다. “저는 어부 중 한 분에게 배로 4시간 거리의 대회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보트를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성경 공부를 끝내면 빌려주겠다는 거예요.”
타나 목사는 성경 공부를 이끌었고 모임이 끝나자 장로들과 석호로 내려갔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타나 목사가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급한 마음에 2.5미터 길이의 보트에 뛰어올라 25마력의 선외기 엔진에 시동을 걸고 부리나케 부두를 떠났습니다.”
부두를 빠져나가기 바로 전, 장로님 한 분이 최근 폭풍우로 물길이 바뀌었으니 전에 다니던 암초를 통과하여 가는 지름길 대신 더 긴 바닷길로 가라고 경고해 주었다.
“알겠습니다.” 타나 목사가 엔진 소리 너머로 소리쳤다. 작별의 손을 흔든 후 목사는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뱃머리를 부두 입구로 돌렸다.
부두 입구에 이르자 목사는 암초를 통과하는 지름길로 갈지 장로님의 경고에 따라 더 안전한 바닷길로 갈지 결정해야 했다.
“저는 가지 말라고 경고한 길을 선택하고 말았어요.” 타나 목사가 말했다. “그 길로 가면 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으니까요. 얼른 모든 장비를 살펴봐야 새벽 출발 전에 떠나는 보트에 짐을 실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제가 서두르면 본부에 있는 다른 분들이 더 수월해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좀 더 주의했어야 했지요.”
바닷길로 돌아가는 대신에 타나 목사는 가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던 그 숨겨진 산호초 사이를 누비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멈춰 버리다
“긴 암초가 두 개의 작은 섬을 연결하는 지점에 이를 때까지는 아무 문제없이 잘 가고 있었습니다. 위험한 장소라는 것을 감지하고 엔진을 늦추고 암초를 통과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보트를 저었습니다. 배가 지나가기 안전한 깊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번 노를 물속에 넣어 보았지요.”
잘 빠져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목사가 노를 물속에 넣었을 때 노가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생각보다 훨씬 얕고 위험한 곳이었다. 목사는 재빨리 엔진을 멈춘 뒤 물 위로 엔진을 꺾어 올리고 나서 노를 천천히 젓기 시작했다. 15분 후에 다시 확인해 보았다. 물은 여전히 너무 얕았다. 게다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간 것 같지 않았다.
“처음에는 배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 채 계속 노를 저었어요. 노를 저을수록 힘만 더 들었죠. 그러다 보트가 여전히 제자리인 것을 알고 나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제가 가려는 목적지 쪽으로 해류가 움직이고 있는데도 보트는 제자리였어요. 바위 위를 따라 노를 사용해 배를 밀어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바위 위에 걸려 있나 싶어 보트를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 옆면으로 뛰어 들어가 보았다.
“보트는 물 위에 떠 있었고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았어요. 배 주변은 모두 맑은 물이었어요. 그런데도 배가 움직이지 않았지요. 정지한 상태로요. 꼼짝하지도 않았어요. 완전히 멈춰 버린 거예요.”
타나 목사는 다시 배로 돌아왔다. 추위에 덜덜 떨며 있는 힘껏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것을 깨달으며 노 젓기를 멈추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늘 높은 곳에 계신 크신 하나님!” 목사님은 기도하기 시작했다. “저에게 지금 일어나는 상황을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니다. 하지만 주님은 아시지요? 주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시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러다 배의 앞쪽을 봤는데 목사가 노를 저을 때마다 뱃머리에 있는 누군가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가 노를 더 열심히 저으면 뱃머리에 있는 사람도 노를 더 열심히 젓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를 잡을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죠. 얼른 뱃머리로 달려가 세게 노를 젓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소용없었다. 타나 목사가 아무리 힘껏 노를 저어도 그 보이지 않는 사람은 정확히 완전 반대 방향으로 똑같이 노를 저었다. 보트는 전혀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도와 믿음
그 순간 타나 목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바꿀 방법을 깨달았다. 목사는 보트에 엎드려 큰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크신 하나님!” 목사는 부르짖었다. “저는 지금 제 사업이 아니고 주님의 사업을 하는 중입니다.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저와 싸우고 있는 이가 누구이든지 물리쳐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리고 우뚝 서서 보트의 뒤로 과감하게 걸어가 바깥쪽 프로펠러를 물속으로 기울이고 시동 코드를 당겼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살아나자 엔진을 세게 당겼다. 그런 다음 암초가 얼마나 얕을지 걱정하지 않고 배를 대회 본부 쪽으로 향했다.
“제가 그렇게 하는 순간이었어요.” 타나 목사는 어두운 솔로몬섬의 밤을 기억하며 조용히 말을 이어 갔다. “밝은 빛이 보트 아래에서 비쳤고 저는 주변의 위험한 바위들을 확실히 분간할 수 있었어요.”
보트가 대회 본부에 이를 때까지 그 밝은 빛은 3시간 동안 주위를 환히 밝혀 주었다.
“그 밝은 빛이 나타나 적을 당장 물리쳐 주었죠. 그제야 저는 보트에 주님께서 타고 계신 것을 알았어요. 저는 바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며 노래하며 대회 본부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와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솔로몬 제도의 로렌스 타나보스 목사가 들려주었다. 타나 목사는 수년간 청소년 사역과 교회 지도자로 봉사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남태평양지회의 총무로 사역한 뒤 2013년에 은퇴했다.